검은 연기에 급히 대피했지만..생사 엇갈린 형제
<앵커>
이번 화재로 숨진 38명은 외국인 근로자 3명을 포함해 대부분 일용직 근로자들이었습니다. 한 30대 남성은 출근 첫날 변을 당했고, 또 현장에서 함께 일하던 동생을 잃은 형도 있었습니다.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들, 김상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불이 난 건물 2층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A 씨는 사고 당일이 첫 출근 날이었습니다.
[사고 희생자 유가족 : (일한 지) 며칠이라도 됐으면 출구라도 알고 사람이 그쪽 통로로라도 빠져나오잖아요.]
고층에서 작업하거나 사다리를 타는 일이 아니어서 크게 위험하지는 않을 걸로 생각한 가족은 첫 출근 때 불조심하라는 말을 해주지 못한 것이 한으로 남습니다.
[사고 희생자 유가족 : 가스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무섭다고 제가 그런 교육도 받았고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해줬으면….]
순식간에 퍼진 화재로 가족과 또 지인을 떠나보낸 사람들은 여전히 이곳 사고 현장 주변에서 발을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
59살 B 씨는 사고 당일, 지하 2층에서 4살 어린 친동생 등 6명과 마감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검은 연기가 몰려오는 것을 보고 급히 대피했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동생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고 희생자 유가족 : 다 따라 나온 줄 알았어요, 나는. ○○이는? 그러니까, 못 나왔다고 그러는 거야.]
몇 년 전 사업에 실패한 동생에게 일을 소개해준 뒤로 두 사람은 쭉 함께 일을 해왔습니다.
같은 숙소에서 매일같이 얼굴을 보고 지낸 동생을 황망하게 떠나보낸 B 씨는 동생을 잃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사고 희생자 유가족 : 동생은 애들도 어리고, 나야 뭐 살 만큼 다 살았고. 애들도 다 컸고. 그런 생각, 별의별 생각이 다 스쳐 지나가죠.]
B 씨의 동생은 아직 신원조차 파악이 안 돼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상민 기자ms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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