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불바다..시커먼 연기 몰려와" 탈출자 증언

정준호 기자 2020. 4. 3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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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뛰어다니다 탈출"

<앵커>

어제(29일) 화재 현장에서 겨우 빠져나온 사람들은 불길과 시커먼 연기가 순식간에 건물을 집어삼키면서 대낮인데도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정준호 기자가 당시 상황을 들어봤습니다.

<기자>

불이 난 오후 1시 32분쯤 발화가 시작된 지하 2층에서 냉동실 마감 작업을 하던 A 씨는 '퍽' 소리와 함께 문 주변에서 불꽃을 목격했습니다.

10여 초나 지났을까.


[A 씨/생존자 : 완전히 불바다예요. 빨간 불이… 도저히 나갈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러는 순간 다시 돌아오는데, 이미 시커먼 연기가 먹구름처럼 몰려오면서 앞이 아무것도 안 보이는 거예요.]

순식간에 암흑과 열기로 가득 찬 공간에서 의지할 것은 감각과 기억뿐이었습니다.

[A 씨/생존자 : 작업하던 공간이니까 어디에 문이 있고, 어디에 도크가 있는지 다 안다는 말이에요. 아무것도 안 보이는 상태에서 거기서 튀어나온 거예요.]

주변을 챙기기도 벅찬 상황에서 무작정 뛰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생존자들은 말합니다.

[하청업체 관계자 : 탈출하신 분은 타일 하시던 분이시고요, 앞이 안 보여서 그냥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뛰어다니다가 탈출했다고 들었어요. 불났구나 싶어서 내려왔는데 1층에는 이미 불 번져 있었다고….]

[이용재/경민대학교 소방안전관리과 교수 : 계단으로 나와야 하는데, 거기가 화재가 제일 세요. 안에 있던 분들이 피난할 수가 없었고, 그러다 보니까 결국 사망자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거예요.]

대낮에 불이 났지만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온 시커먼 유독가스로 한 치 앞을 분간하기조차 어려웠던 상황, A 씨는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생존자 가운데 10명은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동률,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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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호 기자junho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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