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생존자 "용접 불꽃, 순식간에 번져..대피할 길 없었다"
[앵커]
경기도 이천의 물류창고 화재 참사로 모두 3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대부분 하루에 10만 원 남짓을 받는 일용직 노동자들이었습니다. 20대의 사회 초년생부터, 중년의 가장도 화마에 희생됐습니다. 불이 시작된 걸로 추정되는 지하 2층에서 탈출한 노동자는 저희 취재진에게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습니다.
먼저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불이 처음 시작된 걸로 추정되는 지하 2층.
그곳에서 작업 중이다 극적으로 생존한 A씨는 용접과 우레탄을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당시 건물 안 곳곳에서 용접 작업 중이었고, 불꽃이 튀면서 우레탄에 번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습니다.
[A씨/생존자 : 용접이 발화를 시켰으니까 우레탄에 붙어서 불이 커진 거지. 한 번에 다 불이 붙었어요.]
불꽃은 순식간에 큰 불길로 번졌습니다.
[A씨/생존자 : 지하 2층에서 불이 붙었으면 한 군데 났을 거 아닙니까. 그런데 사방이 한 번에… 도망갈 길이 없는 거예요, 나갈 길이. 2~3분 사이에 100m 불길이…]
지하 2층엔 A씨와 동료 6명, 모두 7명이 있었습니다.
빠져나오려 했지만 입구는 이미 불길로 막혔습니다.
[A씨/생존자 : 지하 2층에 입구가 세 곳인데, 나가려고 했더니 다 불이 붙어서 못 나가고. 그냥 안에서 죽는구나…]
A씨와 동료들은 불길이 약해진 순간을 포착했습니다.
[A씨/생존자 : 작은방 옆에 엘리베이터실이 있어요. 거기서 열기를 빼간 것 같아요. 조금 열기가 식은 것 같아서 '나가. 나가. 다 나가' 내가 밀치고 했는데…]
바닥을 기어 필사적으로 탈출했지만, 7명 중 3명은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A씨/생존자 : 휴대전화기 조명 비춰서 나가다가…시야가 20㎝도 안 돼요. (연기) 마시고 죽은 거예요. (입구) 쫓아가다가…]
당시 건물 안엔 인화성 유증기가 퍼져있던 걸로 보입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A씨 증언 등을 토대로 용접 불꽃이 우레탄에 붙어 번진 뒤 유증기를 만나 순식간에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조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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