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끝낸 '맨해튼 프로젝트'.. 코로나 끝내려 78년만에 부활

이옥진 기자 2020. 4. 29.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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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원자폭탄 개발해 전쟁 종식, 이번엔 '코로나 해법' 찾아내려
노벨상 수상자·억만장자 등 참여.. 최근 만든 보고서, 펜스에게 전달

1942년 미국 뉴멕시코주의 작은 마을 로스앨러모스에 서구의 과학자와 기술자 수백 명이 모여들었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인류 최초의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진행한 비밀 연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암호명은 '맨해튼 프로젝트'. 이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특수 임무를 띤 군사기구가 프로젝트 초기 뉴욕 맨해튼에 설치돼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 프로젝트에는 연구 책임자인 로버트 오펜하이머를 비롯해 리처드 파인먼, 엔리코 페르미, 존 폰 노이만 등 당대 최고의 과학자가 참여했다. 맨해튼 프로젝트가 만들어낸 원자폭탄 '리틀보이'와 '팻맨'은 1945년 8월 6일과 9일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각각 투하됐고, 엿새 뒤 일본이 항복을 선언하면서 2차 세계대전은 끝이 났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인류 최초의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진행한 비밀 연구 ‘맨해튼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2년 전인 1940년 미국 UC버클리에서 어니스트 로런스(왼쪽부터), 아서 콤프턴, 버니바 부시, 제임스 코넌트, 칼 콤프턴, 앨프리드 루미스 등 과학자들이 한데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들은 1942~1946년 과학자와 기술자 수백 명이 참여해 진행된 맨해튼 프로젝트에 동참해 원자폭탄 개발에 성공했다. /로런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27일(현지 시각) 전 세계에서 코로나에 감염된 환자가 3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스스로를 '코로나를 멈추게 하려는 과학자들'이라고 칭하는 비밀 그룹이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과학자 12명과 억만장자 등으로 구성된 이 그룹은 자신들이 하는 일을 '봉쇄 시대 맨해튼 프로젝트'라고 명명했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78년 만에 '제2의 맨해튼 프로젝트'를 꾸렸다는 것이다.

이 그룹에는 2017년 노벨상 수상자인 생물학자 마이클 로스배시, 하버드대 생물학 교수 데이비드 리우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결제서비스업체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틸, 월가의 큰손 투자자 마이클 밀컨 등 억만장자들도 참여한다. WSJ는 "그룹 주도자인 33세 의사 출신 벤처캐피털리스트 톰 케이힐은 코로나 사태에서 정부 결정에 영향을 미칠 만큼의 충분한 인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코로나 관련 연구를 검토해 유망한 아이디어를 추리고, 화상회의를 통해 토론을 해왔다. 최근 코로나에 대응하는 방법들이 담긴 17쪽짜리 보고서를 작성해 백악관 코로나 태스크포스 책임자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전달했다. 여기에는 에볼라바이러스 유행 때 사용했던 약으로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자는 아이디어, 식품의약국의 신약 심사 기간을 현행 9~12개월에서 1주일로 대폭 줄여야 한다는 의견 등이 담겼다. WSJ는 프랜시스 콜린스 미 국립보건원장이 이 보고서에 대부분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 그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극찬한 말라리아 치료제 히드록시클로로퀸은 코로나 치료제로서 가치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이 그룹에 참여하는 스튜어트 슈라이버 하버드대 화학 교수는 "우리는 실패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공한다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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