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라임사태' 금융위 압수수색..전 靑 행정관 관련 자료 확보

1조 6천억 원가량 피해가 추정되는 '라임자산운용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금융위원회를 압수수색했습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오늘(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서류와 컴퓨터 파일 등을 확보했습니다.

검찰은 구체적인 압수수색 목적을 밝히지 않았으나 금융위가 금융 감독 업무를 총괄하는 정부 부처라는 점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운용·판매에 대한 관리감독 관련 자료를 가져간 것으로 분석됩니다.

검찰이 확보한 자료 중에는 이번 사태에 연루된 김 모 전 청와대 행정관과 관련한 자료도 포함된 걸로 전해졌습니다.

김 전 행정관은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당국의 검사 정보를 빼내 친구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전달하고, 그 대가로 수천만 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최근 구속됐습니다.

검찰은 김 전 행정관의 혐의를 입증하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앞서 2차례에 걸쳐 금융감독원을 압수수색한 바 있습니다.

검찰은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보안 사항이나 개인정보 관련 자료들이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돼 있어 부득이하게 영장을 근거로 자료를 확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지난 2월 19일 라임자산운용 본사와 신한금융투자 본사 등을 처음 압수수색하면서 대대적으로 강제 수사에 돌입했습니다.

이어 같은 달 27일에는 라임 펀드 판매사인 대신증권, KB증권, 우리은행 등도 압수수색해 펀드 판매와 관련한 증거 수집에도 나섰습니다.

또한 라임 펀드 자금이 투입된 스타모빌리티, 디에이테크놀로지, 에스모, 메트로폴리탄 등도 최근까지 압수수색하면서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한 '기업사냥'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해왔습니다.

검찰은 라임 펀드 운용을 총괄한 이종필 전 부사장, '라임의 뒷배'로 지목되는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 등이 라임 자금을 활용해 상장사의 경영권을 탈취한 뒤 회삿돈을 횡령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민경호 기자ho@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