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누른 '좋아요 68개'로 당신의 모든걸 알고있다

곽아람 기자 입력 2020. 4. 22. 20:02 수정 2020. 4. 22. 21:4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타겟티드' 저자 브리태니 카이저 인터뷰
2016 美 대선 때 트럼프 당선에 도움 준
페북과 데이터기업 '검은 거래' 폭로 주역
/한빛비즈 페이스북 정보 유출 사건의 내막을 다룬 '타겟티드' 저자 브리태니 카이저.

“선거에서 한 후보가 이기는 이유를 들여다보면 결코 한 가지 답만 있는 건 아니다. 왜냐하면 캠페인이란 복잡한 퍼즐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퍼즐 중 한 조각을 제거하면, 그림 전체가 바뀐다. 특히 미국 대선 같은 박빙의 선거에서는 모든 표가 유의미하다. 데이터 과학과 타깃(target)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특정 유권자 지역의 몇몇 표를 완전히 바꿔놓아 전체 결과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건 이 때문이다. 그리고 만일 유권자들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있으면 아무도 모르게 나라 전역을 흔들어 근소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2018년 3월 19일 뉴욕 증시에서 페이스북 주가는 6.8% 폭락, 하루만에 시가총액 364억 달러(약 39조원)가 날아갔다. 2016년 미국 대선 때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그간 누른 ‘좋아요’ 등을 통해 파악된 개인 성향 정보가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도운 영국 데이터 분석 기업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에 유출돼 ‘정치 심리전’ 자료로 활용된 사실이 폭로됐기 때문이다. 한 심리통계 연구자는 “개인이 페이스북에서 누른 ‘좋아요’ 68개만 있어도 피부색, 성적 취향, 정치 성향, 마약과 술, 이혼한 가정 출신인지 등 구체적인 정보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자는 “70개의 ‘좋아요’는 친구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아내기에 충분하고 300개의 ‘좋아요’는 배우자보다 더 많은 것을 파악할 수 있으며, 300개 이상의 ‘좋아요’는 자기가 스스로에 대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최근 국내 출간된 ‘타겟티드(Targeted)’(한빛비즈)는 CA 핵심 내부고발자인 브리태니 카이저(32)의 2019년 회고록이다.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운데)가 2018년 4월 9일(현지 시각) 경비 인력들에 둘러싸여 미 워싱턴DC 의사당 내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실로 향하고 있다. 의회 청문회 사전 협의를 위해서다. 10일과 11일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여명의 개인 정보 유출 스캔들과 관련, 창업 후 처음으로 미 연방의회 청문회에 출석한다. 미국 언론들은 평소 공식 석상에서도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을 고집하던 저커버그가 진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넥타이 정장 차림으로 청문회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커버그는 미리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페이스북이 나쁜 용도로 이용되지 못하도록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며‘이는 내 책임’이라고 밝혔다./EPA 연합뉴스
/한빛비즈 '타겟티드' 한글판 표지.

미국 출신 카이저는 2015년 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CA의 사업개발 이사로 일했다.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CA 데이터 사업의 내막을 폭로했다. 페이스북과 CA의 어두운 데이터 거래를 추적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거대한 해킹’(2019)에도 출연했다. 현재는 ‘당신의 데이터를 소유하라 #OwnYourData’ 운동을 주도하며 데이터 권리 지킴이로 활동 중이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거대한 해킹'포스터.

조선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카이저는 “전세계가 ‘디지털 문해력’을 더 갖출 수 있도록 사람들을 교육시키고, 이에 대한 관심을 일깨우기 위해 책을 썼다”고 했다. “내부고발자가 된 이후 내겐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디바이스와 플랫폼에 의해 남에게 이용당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이용당해왔는지를 세상에 설명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디지털 라이프에서의 선택이 물리적 세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차근차근 설명하고 싶었다.”

도널드 트럼프가 2016년 6월 18일(현지 시각) 네바다주(州) 라스베이거스 트레저 아일랜드호텔 앤드 카지노에서 유세 도중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당선에 소셜미디어에서 유출된 데이터를 이용한 ‘심리공작’이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2016년 미국 대선 기간에 CA는 ‘커뮤니케이션 전쟁’, ‘심리 작전’, ‘심리 공작’으로 간주되는 군(軍)급 전략들을 사용했다. 선거를 좌지우지하기 위해 특정 대상을 타깃으로 하는 맞춤형 캠페인을 효율적으로 사용한 것이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을 조종해 아예 투표하지 않도록 ‘투표자 억압(voter suppression)’ 전략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내가 유권자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건 이것이다! 이 투표자 억압 정책을 위해 그들은 유권자들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은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에 따라 그룹으로 묶어 범주화하기 위해서다. 한 예로, CA의 데이터 과학자들은 힐러리 클린턴에게는 투표할 것 같지만 절대 트럼프에게는 투표하지 않을 것 같은 유권자 그룹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 유권자들은 절대 트럼프에게 투표하라고 설득당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들은 ‘제지(deterrence)’라는 그룹으로 분류됐고, 이들을 아예 투표하지 못하도록 납득시키는 전략이 만들어졌다. 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클린턴에게 투표하는 데 관심을 보이는 것을 그만두게 하는 네거티브 광고, 캠페인이나 가짜 뉴스, 거짓 정보 등에 노출됐다. 그리하여 트럼프가 선거에서 승리하도록 도울 수 있었다. 이처럼 ‘눈에 띄지 않는(unseen)’ 전략이 보이지 않기(invisible) 때문에 가장 위험했다.”

-처음엔 당신도 트럼프가 당선되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당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 유권자 10명 가운데 7명이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예를 들어, 힐러리가 바람핀 남편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후보가 아니라고 여성들을 납득시킬 수 있다. 소수자들에겐 힐러리가 그들을 위한 최선의 이익을 진정으로 대변하지 않는다고 납득시킬 수 있다. 분노한 총기 소지자들을 찾아 힐러리가 그들의 권리를 박탈할 거라고 납득시킬 수 있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의 디지털 미디어 디렉터였던 브래드 파스케일이 이끄는 CA의 트럼프 팀은 아무도 그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는 와중에 성차별주의, 인종주의,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한 투표자 억압을 이용해 미국 선거의 진실성을 약화시켰다. 디지털 플랫폼을 규제하지 않아 이런 일들이 일어나도록 허용할 때 가장 무서운 것이다.”

2016년 11월 8일 (현지시각) 뉴욕 힐튼 미드타운 호텔에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빨간 넥타이)가 부통령 후보 마이크 펜스(가운데 파란 넥타이), 장녀 이방카(트럼프와 펜스 사이), 차녀 티파니(왼쪽에서 둘째 하늘색 원피스) 등과 함께 초조한 표정으 로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이방카 트럼프 인스타그램

-힐러리 캠프는 여론 조작에서 깨끗했다고 말할 수 있나?

“대부분의 정치 캠페인은 네거티브 광고를 사용하고 여론에 영향을 준다. 힐러리 팀의 전략이 이런 전형에서 벗어났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트럼프 캠페인 전략의 차이점은 그들이 우리가 유지하기로 합의한 법과 사회적 계약을 망가뜨리는 도구(tool)를 썼다는 것이다. 그들은 현재 힐러리의 신뢰성과 품위를 손상시킨다고 간주되는 모략과 명예훼손을 이용했다. 그들은 인종주의와 성차별주의를 유권자들의 신뢰를 약화시키기 위해 이용했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불법인) 투표자 억압을 유권자들을 집에 붙잡아 두기 위해 이용했다. 내가 아는 한, 대부분의 정치가들과 정당은 이러한 전략들을 ‘전혀’ 쓰지 않는다. 우리 사회는 미래의 조작적이고 불법적인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행위를 추적하고 벌할 수 있는 법적 보호 장치를 갖춰야 한다.”

-한국에서도 선거 때마다 댓글 조작 등 여론 조작에 대한 논란들이 있다. ‘댓글 부대’라는 말도 있다.

“CA보다 더 정교한 기술을 사용해 ‘선동 서비스’를 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댓글 조작을 통한 여론조작은 더 각광받고 있다. 옥스포드대가 발간한 최근 보고서는 이러한 기업들의 성장과 그들의 ‘낚시글’, 댓글 자동생성기, 어떤 제품·아이디어·선거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거대한 대중이 실재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전략에 대해 설명한다. 이를 저지하는 것은 플랫폼 정책과 입법과 규제의 문제이다. 만일 페이스북이나 구글이 계정을 만들거나 댓글을 달 때 디지털 실명제를 요구해 한 번에 진짜 ‘사람’이나 ‘개인’만이 댓글을 달 수 있게 한다면 유료 인플루언스 마케팅의 대부분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다.”

-가짜뉴스가 여론을 조작하고 그 핵심에 소셜미디어가 있다.

“CA의 데이터 과학자들은 모든 사람에 대해 ‘설득할 수 있음(persuadability)’ 수치를 측정했다. 한 인간이 어떤 주제에 대해 얼마나 영향 받을수 있는지에 대한 것인데, 이는 이슈가 무엇인지에 따라 바뀐다. 예를 들어 나는 다른 브랜드 치약을 사는 것에 대해서는 설득당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지 정당이나 표심을 바꾸는데는 결코 설득당하지 않을 것이다. CA연구의 핵심 파트는 어떤 주제와 환경에서 사람들 마음이 바뀔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에 따라 굉장히 영향력이 크고 성공적인 전략이 만들어진다. 내 책 ‘타겟티드’는 리버럴한 인권운동가인 나조차도 내가 가능하리라 결코 생각해본 적 없는 반대파를 위해 일하도록 설득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올해 미국 대선 결과를 어떻게 예측하나.

“고려해야 할 쟁점들이 많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잘못된 것이었고 트럼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지율이 실제로 떨어졌다), 트럼프는 여전히 이 재난에 대한 일간 브리핑을 통해 공짜로 미디어에 도배된다. 이 위기가 시작된 이래 조 바이든이 뉴스에 뭐 하나라도 나오려고 분투하는 것과 상반된다. 결국은 가장 준비된 후보자조차도, 도널드 트럼프의 100%에 가까운 인지도와 그의 자축(自祝)을 담은 전파가 매일 쏟아지는 것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트럼프와 대비되게 코로나 19 와 관련해 철저히 ‘팩트’만으로 브리핑하는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의 활동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나는 언제나 희망을 가진다. 영원한 낙관주의자다. 가짜 뉴스가 역병일지라도, 우리는 진짜 뉴스를 입증하기 위한 해결책과 미디어 문해력을 갖추기 위한 교육 소비자들을 키워나가고 있다.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플랫폼이 마련되고, 입법자들이 거짓 정보에서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새 법을 통과시키는 것을 기다리는 것 외에, 학교와 전문적 훈련을 통해 데이터 권리에 대한 우리의 취약성을 강화시키는 교육을 한다. 가짜 뉴스, 거짓 정보와 해킹 시도를 간파해내는 것이 이 교육에 포함된다. 우리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전략을 바꾸고, 우리 아이들을 조종당하지 않기 위한 지식으로 무장시키는 것을 시작할 때, 가짜 뉴스의 효율성은 줄어들 것이다. 디지털 지능 지수, 즉 ‘DQ’라 불리는 이 새로운 교육 컨셉트가 새 법 및 플랫폼 개선안과 함께, 팩트와 진정한 저널리즘이 다시 번성하게 할 것이다.”

-책에 ‘데이터 권리가 기본 인권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고 썼다.

“사생활(privacy)은 우리에게 이미 ‘보장된’ 인권이므로 사유재산이란 뜻이다. 내 제안은 만일 우리가 데이터 권리를 정말로 갖고 싶다면, 우리의 재산인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방식으로 집과 같은 다른 자산처럼, 우리는 그를 이용하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을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고, 그들에게 허가를 하거나 하지 않거나, 그를 사용하는데 화폐 가치를 매길 수 있다. 나는 미래의 데이터 소유권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하는 걸 좋아하는데, 아마도 ‘에어비앤비’ 같을 거라 생각한다. 만일 내 데이터가 내 집과 같고, 누군가 그에 접근하고 싶어한다면, 그들은 내게 자신이 누군지, 무엇 때문에 사용하고 싶은지, 얼마나 사용하고 싶은지 말해야만 한다. 그리고 가격을 합의한 후 열쇠를 넘겨 주기 전에 돈을 받는 것이다. 그리고 만일 그들이 내 데이터를 조금이라도 훼손한다면 배상을 받는 것이다.”

/넷플릭스 페이스북 정보 유출사건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거대한 해킹'에 출연한 브리태니 카이저.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의 타격으로 가난에 허덕이는 미국의 부모님을 보다 못해 CA에서 일하게 됐다. 그리고 내부고발자가 됐다.

“내부고발자가 되는 것은 내가 내린 결정 중 가장 무서운 것이었다. 낙하산이 작동하는지도 모른 채 혹은 낙하산이 전혀 없는 채 절벽에서 뛰어내리기로 결정한 것과 같다. 그렇지만 ‘양심의 위기’를 경험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더 이상 당신 자신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빅 데이터 산업이 얼마나 부패했는지, 불투명한데다 마치 수탈을 일삼는 정치인 같은 데이터 거래의 세계가 당신을 조종하기 위해 당신의 개인 정보를 훔치도록 어떻게 설계됐는지 온 세상에 설명하고 싶었다. 나는 당신의 신상명세가 안전하지 않다고, 주의를 기울이고 투표해야 할 시기에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하는 자에게 팔린다는 걸 세상에 말할 필요가 있었다. 게다가 오늘날 우리에겐 책임 있는 가해자들을 붙잡을 방법이 없다.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다시 보고 싶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해 더 투명한 미래를 구축하도록 일할 필요가 있다.”

-여론조작과 가짜뉴스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궁극적으로 어떻게 행동하기를 바라는가.

“선거 기간동안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 자신에게 후보자들의 관점과 정책을 각 캠프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직접 주지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신뢰가 입증되고 철저한 팩트 체크 기능 같은 엄격한 기준을 가진 뉴스 배출구(outlet)를 통해 그들의 과거 업적과 성과에 대한 분석을 읽는 것이다. 소셜 미디어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여라. 그리고 출처의 진위와 팩트에 대한 확신 없이는 기사를 공유하지 마라. 무엇보다도 투표장에 나타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부재자 투표라도 해야 한다.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게 하고 당신의 민주적 권리가 시민의 의무이자 특권이 되도록 연습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적극성과 참여를 먹고 자란다! 당신의 한 표는 언제나 중요하고 의미 있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