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폭락 지속..WTI 6월물 43% 급락

송경재 입력 2020. 4. 2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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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국제유가 추이(배럴당 달러) 위에서부터 브렌트유, WTI 6월 인도분, WTI 5월인도분 /사진=팩트세트, WSJ

국제유가 폭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 인도분은 43% 폭락했고,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도 24% 급락했다. 장중 사상최저치를 찍기도 했다.

공급 감소 속도의 최대 3배에 이르는 가파른 수요 감소세가 주된 배경으로 과감한 추가 감산이 없으면 유가 급락세를 진정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감산이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석유저장시설 포화에 따른 유가 폭락 흐름을 막을 방법이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유증이 생각보다 심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21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WTI 6월 인도분은 전일비 43% 폭락한 배럴당 11.57달러로 마감했다. 장중 6.50달러까지 추락했지만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FT는 이날 유가 폭락은 전일 5월물 가격이 마이너스(-)37달러를 기록한 것이 그저 단순한 선물만기일이 겹친데 따른 기술적 요인이 아니라 미국의 석유저장시설 한계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반영된데 따른 것임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브렌트유도 이날 하락세를 이어가 6월 인도분이 장중 사상최저치인 배럴당 17.51달러까지 추락하는 약세를 보인 끝에 장 후반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전일비 24% 급락한 19.33달러로 마감했다.

RBC 캐피털 마켓츠의 상품전략가 마이클 트란은 "(유가 하락이라는) 자동차가 속도를 내고 있고 시장 역학은 유가가 확실한 바닥을 찍거나 아니면 아니면 코로나19 위기가 해소되거나" 양자택일의 갈림길에 섰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전세계 석유수요가 최대 30%, 하루 3000만배럴 줄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지난 1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을 아우르는 OPEC+는 5월1일부터 하루 850만배럴 감산을 합의하는데 그쳤다.

사상최대 규모의 감산합의에도 불구하고 '석유저장시설 포화'라는 물리적 한계가 심리적인 안정 요인을 압도하며 시장을 나락으로 몰고 있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루이스 딕슨은 "(5월물 WTI 마이너스 유가가) 6월 인도분 WTI로 전염되고 있다"면서 "선물 인도일이 가까워지면 6월물 역시 마이너스로 추락하게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유가 폭락 속에 국제에너지기구(IEA) 파티 비롤 사무총장이 이날 산유국들에 감산을 하루빨리 실행하고, 추가 감산도 검토할 것을 촉구했고,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추가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사우디와 함께 OPEC+ 주축인 러시아는 대통령 대변인 드리크리 페스코르를 통해 유가 붕괴가 '종말적인' 사건은 아니며 "이같은 혼란이 온전히 투기세력에 의한 것으로 시장 거래 문제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날 러시아 유가 기준물인 우랄블렌드 유가 역시 2002년 이후 18년만에 최저치로 추락했지만 러시아는 지금 당장 추가 대응은 불필요하다고 못박았다.

산유국들이 감산을 앞당긴다 해도 실제로는 감산효과가 6월에나 나타날 것이란 예상도 있다.

BNP파리바의 상품리서치 책임자 해리 칠린구리안은 "OPEC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5월 선적분 상당규모는 이미 계약이 완료된 상태라는 현실을 피할 수 없다"면서 이때문에 사실상 "6월이 돼야 감산이 시작될 것"이라고 비관했다.

글로벌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상품 트레이더 에드워드 마셜은 석유업체들이 더 과감한 자본지출 감축, 감원에 나서야 하고 OPEC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과감한 감산을 결정해양 시장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 에너지 보좌관을 지낸 컨설팅업체 래피디언 에너지의 보브 맥널리 사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 등 수입 석유에 관세를 물릴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수주일 안에 전세계 석유 저장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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