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로 굶어죽겠다" 곳곳 시위·분신..'코로나 민중봉기' 우려

하채림 2020. 4. 20. 10: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에 따른 경제활동 중단으로 각지에서 분신과 시위가 속출, 사회불안과 소요 사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미국동부 현지시간) 진단했다.

최근 인도, 레바논, 이라크에서는 이동·영업 제한과 집회 금지명령 등 당국의 강력한 방역 조처에도 크고 작은 시위가 벌어졌다.

이라크 남동부 나시리야와 바그다드 인근 사드르에서도 당국의 집회 금지명령을 깨고 소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도·레바논·이라크 등서 집회금지명령 어기고 항의시위
중국도 재유행 때 소요 가능성.."미국 대응성과가 중국에 변수"
14일 인도 뭄바이에서 이동제한령 연장에 항의하는 이주 노동자들과 집회 해산을 시도하는 현지 경찰.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에 따른 경제활동 중단으로 각지에서 분신과 시위가 속출, 사회불안과 소요 사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미국동부 현지시간) 진단했다.

최근 인도, 레바논, 이라크에서는 이동·영업 제한과 집회 금지명령 등 당국의 강력한 방역 조처에도 크고 작은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주 뭄바이에서는 일감을 잃은 채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이주 노동자 수만명이 사회적 거리두기 명령을 어기고 모여 당국에 항의했다.

외출금지령이 내려진 레바논에서도 베이루트와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민생고에 분노한 주민 시위가 세건 이상 벌어졌다.

이라크 남동부 나시리야와 바그다드 인근 사드르에서도 당국의 집회 금지명령을 깨고 소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감염병 확산 우려 탓에 지난해와 같은 조직적인 대규모 시위는 거의 없지만 길어지는 '코로나 봉쇄'에 따른 생활고에 좌절한 주민의 분노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양상이다.

17일 레바논 북부 트리폴리에서 정부의 집회금지명령을 어기고 모여든 시위대 [AFP=연합뉴스]

레바논에서 한 택시기사가 영업제한 위반으로 단속된 후 분노로 택시에 불을 놓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확산했으며, 시리아 난민 가장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지 못한 데 절망해 분신한 채 내달리는 모습도 인터넷에 퍼져나갔다.

튀니지에서도 한 남성이 분신 사망한 사건이 보고됐다.

튀니지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의 진원지로, 당시 단속을 당한 과일 노점상의 분신이 아랍권 도미노 혁명의 방아쇠를 당겼다.

세계노동기구(ILO)에 따르면 날품팔이로 연명하는 노동자가 전 세계적으로 20억명이 넘는다. 이들에게 일을 중단하는 것은 굶주림으로 직결된다.

WP는 바그다드의 시장에서 툭툭(택시와 유사한 개조 차량)을 모는 20세 청년 후세인 파케르가 일을 나갔다가 '코로나 통행금지' 위반으로 벌금을 물리려는 경찰과 싸움까지 가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파케르는 "굶어 죽거나 가족이 굶주리는 걸 보느니 바이러스로 죽는 게 낫다"고 토로했다.

상파울루 '코로나19 거리두기' 반대 차량 시위 (상파울루 EPA=연합뉴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19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격리 조처에 반대하며 군부 개입을 주장하는 시민들이 차량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사회적 거리 두기' 권고를 무시하고 브라질리아 육군본부 앞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 참석해 연설했다. ucham1789@yna.co.kr

이러한 분노와 절망이 폭발한다면 아랍의 봄 봉기보다 훨씬 험하고 폭력적인 소요가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런던정경대(LSE)의 파와즈 게르게스 교수(국제관계학)는 "이것은 민주주의와 상관없는, 극도로 절망적인 빈곤으로 인한, 아사로 인한 것이 될 것"이라며, "그러한 사회적 분출이 동시다발로 일어날까 두렵다"고 말했다.

정치·사회적 배경에 차이가 있지만 미국과 브라질에서도 '봉쇄 조처'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전문가들은 주민을 강력하게 통제하는 중국에서도 '발원지' 우한의 봉쇄가 해제된 후 주민들이 임대료 면제를 요구하는 시위가 있었던 점을 거론하며, 중국에서 2차, 3차 유행과 그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발생한다면 소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매사추세츠공대 슬로언경영대학원의 야성 황(黃亞生) 교수는 재유행이 일어날 경우 중국 주민의 반응은 당국에 대한 신뢰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실패'는 중국 지도부를 도와주는 형국이라고 황 교수는 분석했다.

황 교수는 "참사 수준의 미국 대응으로 '이러한 사태를 다루는 데 중국 체제가 최고'라는 중국 당국의 논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tree@yna.co.kr

☞ 아파트 13층서 딸 방 창틀 청소하던 50대 어머니 추락사
☞ 화마 속 10여명 구한 불법체류자…출국 앞둔 딱한 사연
☞ 김종인 "나 갖고 이래라 저래라 말라…그 당에 관심 없다"
☞ 조국 모친 "학교 때문에 집안 망했는데 둘째 탓하니 천불난다"
☞ '171표 차 당선' 윤상현 선거구 재검표 추진…향후 절차는
☞ 골프장으로 이사 간 고니들…한진 "우리 소유니 돌려달라"
☞ "봉쇄로 굶어죽겠다" 곳곳 시위·분신…'코로나 민중봉기' 우려
☞ 술 취해 벤틀리 마구 걷어찬 대학생 입건…"기억 안 나"
☞ 치매 할머니가 빨간색 차 손잡이에 용돈 끼워둔 사연
☞ "왜 싸움에 끼어들어"…친구 일행 살해한 20대 체포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