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투기 810여대.. 실전 가능 기종은 10%뿐 [박수찬의 軍]
지난 12일 북한 매체가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항공군 추격습격기연대 시찰 사진에서 특이한 문구가 적힌 전투기 한 대에 관심이 집중됐다.
옆면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주체77(1988)년 8월 17일,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주체 77(1988)년 8월 17일 주체97(2008)년 12월 27일 보아주신 비행기’라고 쓰여있다. 그 옆에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서 보아주신 비행기 주체97(2008)년 12월 27일 주체101(2012)년 1월 30일’이라는 문구도 있었다.

공중전은 적기를 먼저 감지해 먼 거리에서 격추하는 것이 핵심이다. 뛰어난 성능의 레이더와 사거리가 긴 공대공 미사일이 필수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북한 공군력은 외화내빈(外華內貧, 겉은 화려하나 속은 가난하다)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열악하다.
‘2018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 공군은 전투기 810여 대를 보유하고 있다. 410여대를 운용하는 한국 공군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 지난 14일 강원 원산 일대에서 전투기 지상공격 훈련을 실시했던 북한은 최근 중국과 인접한 서해 상공에서 영공 방어를 위한 비행을 늘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보유한 수호이-25, 미그-19·21·23·29 전투기 중에서 미그-29를 제외한 나머지 기종은 구소련 시대의 낡은 항공기들이다.

김 위원장의 북한 공군 시찰에서 자주 등장하는 기종으로, 냉전 종식 이후 성능개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실전에서 한국 공군을 압도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북한은 한국 공군 F-4 전투기와 성능이 유사한 미그-23 50여 대를 운용하고 있다. 미그-21 150여 대, 미그-19·17 200여 대가 있으나 노후화가 심해 현대적인 공중전에는 부적합하다. 전투기 810여대 중 실전투입이 가능한 것은 미그-29와 수호이-25 등을 합쳐 10% 정도에 불과한 셈이다. 한국 공군과의 공중전이 쉽지 않은 대목이다.
◆미사일 경쟁으로 번지는 ‘하늘의 대결’
북한도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전투기 도입을 수차례 시도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카자흐스탄에서 중고 미그-21 40대를 들여온 것 외에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러시아에서 수호이-35를, 중국에서 J-10을 도입하려고 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레이더를 비롯한 첨단 기술 유출을 꺼린 것도 있지만, 미국과의 관계를 의식한 중국과 러시아가 판매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북한은 미사일을 내세워 억제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누적된 경제난으로 재래식 전력 확충이 어려워지자 군사력 강화 방향을 핵과 미사일 등 비대칭 무기 개발로 선회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대구경 방사포는 휴전선 이남을 공습하기 어려운 북한 공군 전투기를 대신하는 무기다. 북한이 지난해부터 동해 상으로 쏘아 올리고 있는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 신형 전술 탄도미사일은 한미 연합군의 방공망을 돌파하기 힘든 북한 공군을 대신해 남한 내 주요 군사 목표물을 타격할 태세를 갖췄다. 특히 KN-23은 발사체가 하강 단계에서 자유 낙하한 뒤 다시 상승하는 풀업(pull-up) 기동을 통해 한미 연합군의 요격 시도를 회피할 수 있다. 단시간 내 연속발사가 가능해 파괴력을 높이기도 했다.

1950년 6.25 전쟁 발발 이후 한반도의 제공권을 둘러싼 남북의 경쟁 구도는 70년이 흐른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9.19 남북 군사합의로 휴전선에서의 갈등과 충돌은 사라졌지만, 북한은 비용 대비 효과가 뛰어난 미사일 전력을 증강하면서 일부 전투기를 활용, 억제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한국은 공군력에서 북한보다 우위에 있지만, 북한의 비대칭 전력은 남북 공군력 격차를 메우는 요소라는 점에서 위협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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