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야구장은 왜 다 다르게 생겼을까 [주말기획]

국제경기 농구 코트 규격은 가로 28m, 세로 15m로 정해져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규정한 축구장 규격은 가로 100~110m, 세로 64~73m다. 둘 모두 모양은 직사각형이다. 야구장은 조금 다르다. 메이저리그 규칙에 따르면 1958년 이후 만들어지는 야구장은 홈플레이트에서 좌우펜스까지의 거리 325피트(약 99m) 이상, 가운데펜스까지의 거리는 400피트(약 122m) 이상이 돼야 한다. 물론 이전에 만들어진 구장은 예외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래된 펜웨이파크의 왼쪽 담장까지의 거리는 310피트(약 94m)다. 야구장 모양은 왜 다 다를까.
코로나19로 야구가 멈춘 지금, 메이저리그는 야구의 빈 자리를 채우려 노력 중이다. MLB.com은 최근 ‘왜 야구장 모양은 다 다를까’라는 특집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야구장 모양이 다른 것은 야구의 역사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초창기 야구는 빈 들판에서 이뤄졌다. 베이스만 놓고 경기를 치렀다. 타구가 외야수 사이를 빠져나가면 홈런이던 시절이다. 야구장에 담장이 생긴 것은 야구 인기 상승 때문이었다. 인기가 올라가면서 입장료가 생겼고, 입장료를 받으려니 ‘구분’이 필요했다. 내야부터 외야까지 담장이 필요했다. 이제 담장을 넘어가면 홈런이라는 규칙이 생겼다. 미국 동부를 중심으로 야구장이 속속 들어섰다. 초기 야구장은 외야 담장까지의 거리가 180피트(약 55m)밖에 안되는 곳도 있었다. 홈런이 너무 많이 나오자, 리그가 규정을 만들었다. 초기 규정은 최소 250피트(약 76m)였다.

현대식 야구장의 탄생은 역설적으로 재난 때문이었다. 야구 인기가 많았던 시절, 보스턴의 야구장 ‘사우스 그라운드’가 화재로 전소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보스턴 구단은 새 구장이 필요했다. 팬들이 접근성이 좋은 시내에 야구장을 짓는게 수익에 도움이 됐다. 적당한 곳을 찾았지만 길 사이에 낀 땅 모양이 비뚤었다. 야구장을 비틀어진 네모 안에 욱여넣은 결과 보스턴 팬들의 자랑거리인 펜웨이 파크가 만들어졌다. 왼쪽 담장거리 310피트, 오른쪽 담장거리 380피트(약 116m)의 비대칭 구장이 완성됐다. 왼쪽 담장 너머에 유료 주차장을 만들었는데, 홈런 타구가 차를 망가뜨릴 위험이 생겼다. 담장 너머 건물에서 야구를 공짜로 볼 수 있다는 사실도 구단 입장에서는 거슬렸다. 그래서 담장을 높였다. 유명한 ‘그린 몬스터’의 시작이었다.
뉴욕 자이언츠의 홈구장 폴로 그라운드는 세로로 길쭉해 가운데 담장까지의 거리가 무려 475피트(약 145m)였다. 야구 역사상 가장 유명한 외야 뜬공은 1954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나온 자이언츠 중견수 윌리 메이스가 잡아냈다. ‘더 캐치’라 불리는 이 뜬공은 타구 거리가 약 460피트(약 140m)로 계산됐다. 이상한 구장 덕분에 나온 명수비였다. 1940년대 클리블랜드 구단주 빌 비크는 이같은 야구장 규정의 헛점을 이용했다. 상대 타격이 강한 팀이면 외야 담장을 뒤로 밀고, 약한 팀이면 당기는 꼼수를 썼다.

1950년대, 미국 경제 발전과 함께 ‘돔구장’이 유행했다. 건설비 때문에 미식축구(NFL)팀과 함께 쓰다 보니 야구장들의 모양이 비슷해졌다. 당시 경기장을 두고 ‘콘크리트 도넛’이라 불렀다. 야구장이 다시 바뀐 것은 1992년 볼티모어의 홈구장 캠든 야드 오리올 파크가 도화선이 됐다. 오리올 파크 건축을 담당한 자넷 메리 스미스(현 LA 다저스 부사장)는 다큐멘터리 인터뷰에서 “야구장에 할머니와 함께 왔을 때 얘깃거리를 줄 수 있는 야구장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옛 창고 건물을 야구장 한쪽 벽으로 삼았고, 옛 모양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이 나도록 재구성했다. 이른바 ‘레트로 야구장’의 귀환이었다. 효율 보다는 개성을 강조했고, 이는 곧 미국 내 모든 메이저리그 구장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이후 만들어진 야구장 중 똑같은 모양은 한 곳도 없다. 외야에는 폭포와 분수, 수영장을 설치했다. 담장까지의 거리도 다 다르다. 야구장이 선수의 운명을 가른다.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의 선수, 좌타자 베이브 루스의 운명도 그렇게 바뀌었다. 펜웨이 파크 오른쪽 담장 거리는 380피트였지만, 양키스타디움 오른쪽 담장 거리는 314피트(95m)밖에 되지 않았다. 베이브 루스가 사상 최고의 타자가 될 수 있었던 데는 트레이드가 ‘신의 한 수’ 역할을 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여기는 솔트] 2골로 자신감을 되찾은 손흥민, 월드컵 기대감도 UP
- [공식] ‘신인’ 아이딧 김민재, 일베 논란 확산…소속사 “사실 아냐” 부인
- 이영지, 빨강머리·빨강 상의…앗차! 색깔론 논란에 ‘빛삭’
- 이효리, 꾸미기만 하면 리즈시절 소환…♥이상순 또 반하겠네
- 박나래 매니저 신상 정보 무단 제공 전 남친 A씨 무혐의 처분
- ‘6월 결혼’ 문채원, 웨딩 촬영 공개…혹독한 ‘예신 관리’ 빛났다
- “솔직히 200억 기부 아깝다?” 김장훈에 거짓말탐지기 해봤더니…
- 맹승지, 돌연 은퇴 선언 “개그우먼 안 해···이제 인생 2막”
- ‘갑상선암 투병’ 지예은, 수술 후 3주 만에 ‘런닝맨’ 복귀…뒤늦게 재조명된 투혼
- 지드래곤, 김수현 게시물 ‘좋아요’…논란 일자 돌연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