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 나왔다더라".. 전세계 증시 벌떡
임상시험 환자 퇴원했단 보도에 S&P선물 3%·日 증시 3% 뛰어
코스피도 외국인 3226억 순매수
전문가 "안전성·효능 확신 일러"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바이러스 치료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세계 증시가 들썩였다. 길리어드의 주식 가격이 급등했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해방될 것이란 기대감에 세계 주식 시장은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17일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서며 전일보다 3.09%(57.46포인트) 오른 1914.5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종가가 1900선 위로 올라간 건 지난달 11일(1908.27)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원래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
미국 의학전문지 '스탯'은 16일(현지 시각) 현재 미국 시카고 대학병원에서 진행 중인 임상 시험에서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환자 125명 중 대부분이 일주일 내에 고열과 호흡기 증상에서 회복해 퇴원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125명 중 113명은 병세가 위독한 중증 환자였다"면서 "이 중 (렘데시비르 투여를 받았으나) 사망한 사람은 2명이었다"고 전했다.
렘데시비르는 길리어드가 본래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하던 물질이다. 바이러스의 유전체인 리보핵산(RNA) 사슬에 결합, 바이러스의 복제를 막는다. 에볼라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디옥시리보핵산(DNA)이 아닌 RNA를 유전체로 이용하는 유사성이 있다. 이 때문에 에볼라용으로 개발한 이 약이 코로나에도 효능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현재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환자 4000명에게 시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길리어드는 렘데시비르를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동물 실험(전임상)과 1차 임상 시험(임상1상)을 이미 수행해,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로 목적을 바꾼 다음엔 바로 3차 시험(임상 3상)에 돌입했다. 제약업계는 이번 임상 시험에서 렘데시비르의 안전성과 약효가 인정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보건 당국이 절차를 서두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임상 시험 이후에도 보건 당국의 허가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급한 만큼 만약 효과가 입증된다면 시간이 덜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 "공식 결과 나와 봐야"
다만 의료 전문가들은 "섣불리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위약(僞藥)을 투여한 대조군 환자들이 없어 정확한 결과 해석이 어렵고, 환자 수도 적어 데이터가 충분한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조군과 비교해야 렘데시비르의 효과인지, 자연 회복인지를 알 수 있다.
길리어드의 대변인도 미국 폭스뉴스에 "임상 시험의 결론을 도출하려면 자료 전체를 분석할 필요가 있지만, 현재 결과로는 렘데시비르의 안전성과 효능을 밝히는 데 필요한 통계적 검증력이 없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중증 코로나 환자에 대한 임상 3상 결과는 이달 말, 추가 연구 자료는 5월에나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시는 기대감에 들썩
렘데시비르의 임상 시험 소식은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길리어드의 주가는 16일(현지 시각) 미국 나스닥 시간외 거래에서 16% 이상 뛰어올랐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뉴욕 증시 S&P500선물(先物)도 3%대 오름세를 보였고, 17일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3.15%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0.66% 올랐다. 한국 증시는 30일 연속 15조원을 순매도한 외국인이 3226억원 순매수로 돌아서며 상승을 주도했다.
☞렘데시비르(Remdesivir)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서아프리카에서 유행한 에볼라 바이러스의 치료를 위해 개발했다. 사람 대상 임상 시험에서 에볼라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개발이 중단됐다가,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에 사용해 본 결과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새삼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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