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 갈 길 먼데..공소시효 1년밖에 안 남아 [세월호 6주기]

심윤지 기자 2020. 4. 1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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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21대 국회의 해결 과제

밝혀지지 않은 ‘박근혜 7시간 행적’…“국회 결의로 공개를” 유족, 조사 기한 연장 요구…잠수사·기간제 교사 지원 필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유가족의 구호는 참사 이후 6년이 지나도록 달라지지 않았다. 이들은 다시는 세월호 같은 참사가 반복돼서는 안된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이제 그만 잊으라’는 비수 같은 말들을 견디며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가 21대 총선을 앞둔 지난달 30일 차기 국회에 요구한 ‘약속운동 5대 과제’를 통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여전히 남아있는 과제를 짚어봤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해서는 여전히 뚜렷하게 밝혀진 게 없다. 2017년 5월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 참사 당일 청와대에서 생산한 문건을 모두 대통령지정기록물로 국가기록원에 ‘봉인’했기 때문이다.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거나 대통령 개인의 사생활에 관한 기록물’은 대통령기록물법에 따라 최장 30년간 비공개된다. 송기호 변호사는 대통령기록물을 공개할 수 없다면 문건의 ‘목록’만이라도 공개하라는 취지로 정보공개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 승소, 2심 패소했다. 이 소송은 현재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세월호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세월호 관련 대통령기록물은 박근혜 정부의 구조·구난 직무수행의 적정성을 검증할 중요한 자료”라며 “국회 결의로 기록물 공개를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진상규명을 위해 남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도 과제다. 2018년 출범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활동 기한은 올해 12월10일까지다. 사참위는 고 임경빈군 헬기 이송 지연 의혹이나 해경의 폐쇄회로(CC)TV 조작 의혹을 새롭게 제기하며 검찰 재수사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사고 당시 정치인, 공무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업무상과실치사상죄나 직권남용죄 공소시효는 1년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사참위 진상규명 특별법의 조사기간 1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잠수사나 기간제 교사 등 기존 세월호피해지원법에서 소외된 이들에 대한 지원도 문제다. 피해지원법상 피해자 범위를 민간 잠수사와 자원봉사자, 참사 당시 단원고 재학생과 교직원까지 넓히는 이른바 ‘김관홍법’이 발의됐지만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의 반대로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못한 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2년째 계류 중이다.

기간제 교사 유가족들도 법정 싸움을 하고 있다. 이들은 1·2심 모두 패소했다. 현재 대법원 심리가 진행 중이다.

유가족들은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등 다른 재난 피해 유가족들과 함께 ‘생명안전기본법’ 제정도 요구하고 있다. ‘재난으로부터 안전할 권리(안전권)’를 모든 사람의 기본권으로 법률에 반영하고 재난 및 중대안전사고 발생 시 국가 책임을 명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생명안전기본법에는 중대안전사고가 발생하면 독립적인 조사기구를 설치하고 각종 정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개별 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법을 만드는 상황을 막자는 취지다.

매년 4월 피해자를 향한 반인륜적 혐오표현을 막을 방안도 필요하다. 차명진 통합당 국회의원 후보자는 최근 방송토론회에서 세월호 혐오발언을 했고, 세월호 참사를 ‘해상 교통사고’라고 빗댄 보수 유튜버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사참위가 최근 펴낸 연구용역 보고서 ‘재난 피해자 명예훼손 등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을 보면 2014년 이후 5년 동안 형사입건돼 수사로 이어진 혐오표현은 총 210건이다.

유가족을 보호해야 할 국가는 오히려 혐오표현을 생산하고 확산하는 주체가 됐다. 청와대가 보수단체들을 동원해 세월호 반대집회를 개최하고, 옛 국군기무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세월호 유가족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부정적인 여론 형성에 이용하려 한 정황도 수사기록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들을 처벌할 법률적 근거는 마땅치 않다.

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혐오·모독 언행이 반복돼 피해자에게 심각한 상처를 주고 있으나 이에 대한 처벌이 경미하다”며 정보 수집기관이 민감정보 처리 제한 규정을 위반하는 경우 처벌하는 규정을 명시하는 방향으로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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