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식량자급률 46.7%, 국경폐쇄가 부른 식량위기설

김훈남 기자 입력 2020. 4. 13. 04:31 수정 2020. 4. 13.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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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글로벌 식량전쟁(종합)

[편집자주] 코로나19(COVID-19)로 사람은 물론 식량까지 국경을 넘기가 어려워지면서 식량안보가 주요과제로 떠올랐다.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식량 전쟁 현주소를 짚어보고 대응방안을 점검한다.

담쌓고 식량막는 세계, 코로나 공포가 부른 식량 전쟁
코로나19(COVID-19)가 글로벌 먹거리 공급 사슬에도 그림자를 드리웠다. 글로벌 팬데믹(대유행) 이후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나라 간 이동이 제한되자 세계 곳곳에서 식량안보를 명분으로 한 곡물 수출 제한조치를 발동했다. 글로벌 식량 전쟁이 가시화한 것이다.

식량전쟁 여파로 자급도가 떨어지는 가공식품 원재료와 축산 사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우리 정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 재고 충분한데 식량안보가 웬 말…공포감이 부른 식량전쟁

12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등에 따르면 2019~2020 세계 곡물 생산량 전망치는 26억6700만톤이다. 같은 기간 소비량은 26억6800만톤으로, 소비와 생산이 균형을 이룰 전망이다. 곡물 재고율 역시 29.9%로 안정세다.

이처럼 곡물 생산량과 재고가 충분함에도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식량 수출 제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 3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이 지난달 24일 쌀 수출을 금지했고, 캄보디아가 이달 5일 쌀과 벼 수출을 중단했다. 베트남은 최근 쌀수출을 재개했지만 수출량 조절이라는 단서가 붙었다.

러시아는 지난달 20일 밀과 쌀, 보리 등 모든 곡물에 대한 수출을 막았고 세르비아와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등도 주요 작물의 수출을 금지했다.

글로벌 곡물 수출국들이 수출 제한 혹은 중단에 나선 것은 자국 내에서 벌어진 사재기와 곡물가격 상승 우려 때문이다.

코로나19가 글로벌 팬데믹 단계에 접어들면서 국가 간 물류 이동에 차질이 생겼다. 수출과 수입으로 물류를 주고받던 평소와 달리 각자 국경 안에서 자급자족해야한다는 위기감에 식료품과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1년 이상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며 식량 안보가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박성진 KREI 해외농업관측팀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불안 심리로 주요 곡물 수출국에 사재기현상이 일어난 것"이고 말했다.

◆ 코로나 식량 전쟁 단기 영향은 제한적, 장기화는 경계해야

이번 식량전쟁은 2007~2008년 세계를 덮친 애그플래이션(농업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농산물에서 시작한 식료품 가격 급등현상)과 차이가 있다.

과거 애그플레이션은 인구증가와 바이오에너지개발로 곡물 소비량이 급증하고, 주요 생산국 가뭄으로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발생했다. 수요-공급 균형이 무너진 결과 2006년 이후 2년 동안 곡물 가격이 3배 가까이 상승했고, 전체 물가상승으로 번졌다.

최근은 생산량과 소비량은균형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밀과 옥수수 대두 등 주요 곡물의 3월 선물가격은 전월 대비 적게는 4%에서 11%대까지 하락했다. 가격이 하향세에도 곡물 수출 제한조치가 나온 것은 향후 물류단절을 우려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주요 생산국의 과잉분이 부족국으로 흐르지 못할 경우 식량 부족국가를 중심으로 식량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 한국의 경우도 2018년 기준으로 식량자급률은 46.7%에 불과하다. 먹거리의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한다는 얘기다.

김종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부연구위원은 "주로 식용 쌀은 국내생산에 의존하고 가공식품과 사료용 곡물 대부분이 수입산 곡물을 사용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곡물 수출제한이 장기화되면 가공식품과 축산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김훈남 기자

식량자급률 47%…쌀은 넉넉한데 나머지 식량안보는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2018년을 기준으로 46.7%에 머문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식량이 국민 소비량의 절반 이하란 얘기다. 그럼에도 주식인 쌀의 자급률이 100%에 달한 덕분에 코로나19(COVID-19) 에따른 글로벌 식량전쟁에도 국내 위기감은 덜한 편이다.

식량자급률은 1970년대 80%대를 유지했지만 1980년 이후 50% 이하로 떨어졌다. 1990년대 농산물 시장 개방과 함께 34%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5년간은 50% 전후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주식인 쌀의 자급률은 2018년 97.3%로 추정된다. 2015년부터 3년 동안은 101~106%로 쌀이 과잉생산됐다.

국내 연간 쌀소비량은 400만톤 전후다. WTO(세계무역기구) 협약상 의무 수입분인 40만4800톤을 제외하면 전부 국내생산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정부의 쌀 비축창고가 늘 가득 차있다는 소식도 이 때문이다. 뿌리식물 역시 자급률이 105.6%다.

쌀과 뿌리식물을 제외한 나머지 곡물의 자급률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2018년 기준 보리쌀이 32.6%로 쌀을 제외한 곡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콩 25.4% △옥수수 3.3% △밀 1.2% 등이 뒤를 이었다. 사료용을 더한 곡물 자급률은 밀과 옥수수가 각각 0.7%에 불과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료용을 더할 경우 콩의 곡물자급률 역시 6.3%에 그친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식량전쟁 영향은 주식보다는 수입 곡물을 이용한 가공식품에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각국의 항구 자체가 닫히면 수입 곡물로 만드는 라면과 과자 등 가공품의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일부 제품은 소비자 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동향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부연구위원은 “나라 사이 곡물이 이동하지 않는,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며 “쌀 자급률 걱정은 없지만 밀이나 콩 등 다른 작물의 자급률을 일정수준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김훈남 기자

사람은 끊겨도 물류는 끊겨선 안된다
인천 송월동 인천 내항 TBT 부두에서 팬오션이 임차한 피오렐라호의 남미산 옥수수 하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제공=팬오션

코로나19(COVID-19) 이후 세계가 식량 전쟁 조짐을 보이는 것은 수요-공급 불균형보다는 감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공포 때문이다.

물류가 막히고 각국이 고립될 것이란 불안감이 자국 물가상승을 부르고 그에 대응하기 위해 식량 수출을 막았다는 것. 이 때문에 물자를 실어나르는 물류만큼은 지켜내야 글로벌 식량 전쟁을 막을 수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달 말 곡물수출제한 조치에 대해 밝힌 입장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FAO는 지난달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곡물 공급망 혼란에 대해 경고했다. 코로나19 이후 각국이 문을 걸어닫으며 극빈국,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식량 위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식량의 부족보단 잉여 생산국에서 부족국가로 이동하는 물류망이 식량전쟁의 원인이라는 얘기다. FAO는 최근 아르헨티나 등 남미 지역에서 지방자치정부의 폐쇄조치로 대두 수출이 막힌 일과 브라질 산토스 항의 물류장애를 예로 들었다.

고병욱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빅데이터연구 센터장은 "상품교역 가운데 99.7%를 해운에 의존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해운에 문제가 생기면 경제가 크게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고 말했다.

고 센터장은 이어 "수출 인프라로서 해운에 대한 주기적인 진단과 대응이 필요하다"며 "해운물류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차원에서 외항 해운선사의 유동성 위기를 예방할 수 있는 선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각국의 인적교류를 끊기지만 항만과 선박 등 필수인력의 이동과 물자 운송은 보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각국이 고립주의를 택하는 상황인 만큼 공급망 유지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박성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해외농업관측팀장은 "아르헨티나의 지방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중앙정부의 항만 필수인력 출입국 허용 지시를 거부 중"이라며 "남미 쪽의 불안한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팀장은 "정부 역시 선제대응이 제일 중요하다"며 "코로나19 진단키트를 활용한 외교적 노력 등으로 곡물 이동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고 했다.

세종=김훈남 기자

출렁이는 곡물가… 식량위기설에 라면·과자 값 오르나

러시아, 베트남 등 곡물수출국들이 수출을 제한하고 곡물 수입국들은 재고를 확충하는 움직임이 늘면서 식량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수출 의존도가 높은 밀, 원당 가격이 출렁이면서 국내 가공업체들도 긴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주로 수입하는 국가들이 수출을 제한한 상황은 아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가격 인상 가능성은 물론 수급자체가 어려워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12일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소맥선물(2020년5월물) 종가는 558.2달러/부셀로 코로나19가 글로벌확산되기 전인 2월 말 대비 5.5% 올랐다.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가 수출을 제한하다는 발표를 한 3월 하순경엔 580달러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주요 곡물 수출국들이 수출을 제한하고 코로나19로 글로벌 물류가 차질을 빚으면서 밀가루 등 곡물가격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00% 가까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밀(원맥), 원당을 취급하는 식품업계도 비상에 걸렸다.

CJ제일제당,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등 국내 밀가루업체들은 대부분 미국, 호주, 캐나다에서 밀가루 원료를 수입하고 있다. 일부 국가가 2주 입항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고는 있지만 다소 일정이 지연될 뿐 공급에 문제가 생기고 있지는 않다. 아울러 업체별로 2~3개월 가량 원재료 재고를 유지하고 있어 당장 수급에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밀가루 가격도 안정적인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환율이 급등하면서 가격 부담이 생겼지만 글로벌 물동량이 줄어들고 유가가 급락하면서 운임지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원가 부담이 낮아진 부분이 반영돼서다.

밀가루 수요가 많은 라면, 제과업체들도 아직은 원재료 가격 부담이 큰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일부 국가에서 수출을 제한한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아직 2차산업에서의 원가 부담이 늘어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설탕의 원료인 원당 가격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작황이 좋은데다 바이오원료로 이용되는 수요가 줄어서다. 국제 원당 가격은 최근 한달간 25% 하락했다. 국내설탕업체들은 주로 호주, 과테말라, 태국 등에서 원당을 수입한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긴장 속에서 주시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당장은 수급에 문제가 없고 글로벌 가격도 작년말 수준이어서 국내 밀가루 가격을 조정하거나 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가격 등락 폭이 크고 상황이 유동적이어서 사태를 주시하며 시세 예측, 재고 관리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령 기자

장바구니물가 '들썩'…코로나발 '애그플레이션' 공포
코로나19로 인해 전국 봉쇄령을 내린 인도에서는 정부가 직접 쌀을 배급한다. 세계 쌀 수출 1위국인 인도는 농가에 일손이 부족하고, 국민에 쌀 배급도 버거운 나머지 당분간 신규 수출은 안하겠다고 밝혔다. /AFPBBNews=뉴스1

쌀 선물가격은 1년새 40% 폭등하고, 밀은 2주새 15% 오르고. 밀 선물 가격은 2주새 15% 폭등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국제 식량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전세계적인 봉쇄조치에 집에 머무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수요는 증가하는데, 역시 같은 이유로 식량을 공급할 물류망이 마비되면서다. 자칫 농산물 가격이 물가 상승을 주도해 경기침체를 가져왔던 2006~2008년의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 닥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 슈퍼마켓 '빈 선반'이 사재기 패닉 일으켜

지난 8일 장을 보러 나온 미국 뉴욕 시민들. /AFPBBNews=뉴스1

지난 8일 76일만에 봉쇄가 풀린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는 여전히 일부 시민들이 쌀 사재기를 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정부의 쌀 비축량은 1년간 소비해도 충분할 정도이니 사재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슈퍼마켓에서 빈 선반을 보더라도 패닉할 필요가 없다. 미국의 식품공급은 매우 안전하다”며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FDA의 프랭크 이야나스는 워싱턴포스트(WP)에 “미국 식품시장이 가장 바쁜 추수감사절 연휴를 떠올리면 된다. 특정 식품 수요가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품절 사태를 빚지만 공급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미국인들은 1~2주에 한번씩 장을 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패닉은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다. 정부나 전문가의 말 보다는 슈퍼마켓의 빈 선반이 소비자들에겐 가장 쉽고 빠르게 체감하는 공포이기 때문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현재 식량이 모자른 건 아니지만, 코로나19 위기가 식량 공급망을 빠르게 붕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농가부터 가공업체, 소매업체까지 모두 코로나19로 연쇄 마비되면서 소비자에게 제때 전달되지 못하고 있고, 이 때문에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 농장-공장-소매업체...바이러스가 끊은 사슬

/AFPBBNews=뉴스1

유럽과 미국 농가는 코로나19로 수확을 돕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라져 고심하고 있다. 프랑스는 인력난에 파리 시민들에게 농촌으로 가 수확을 도와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앞으로 3개월간 20만명의 일손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중간 가공업체도 봉쇄조치에선 예외지만 확진자가 나오면서 점점 문을 닫고 있다.

지난 8일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최대 육가공업체인 타이슨푸드에서 코로나19로 직원 3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에 미국 식품 공급망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카길, 샌더슨 팜스, 퍼듀 팜스 등 곡물 메이저 업체들도 코로나19에 직원들이 감염됐다고 보고하면서 미국내 공장 일부를 한시적으로 폐쇄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농축산업은 필수 업종으로 지정돼 봉쇄조치에도 여전히 공장이 돌아가지만 확진자가 속출하기 시작하면 전체 공장이 멈출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소매업체들은 물량을 받아도 이를 매장으로 옮길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미국의 알디 슈퍼마켓은 5000명의 임시계약직과 4000명의 정규직 직원을 모집하고 있고, 앨버스톤즈도 3만명을 긴급 구인하고 나섰다.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크로거는 배달 인력을 구하기가 힘들자 점포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직원들에게 더 많은 휴식시간을 주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CNN은 세계 주요 식량 수출국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수출 제한에 나선 데다가, 수출을 해야 하는 국가들도 항공, 선박이 멈춰 그대로 썩히는 불균형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먼저 세계 최대의 밀 수출국인 러시아는 지난달 25일 모든 종류의 곡물 수출을 제한했다.

세계 1위 쌀 수출국인 인도도 국가봉쇄령 때문에 수출하려던 쌀 60만톤의 발이 묶여있다. 인도 쌀 수출협회는 당분간 신규 수출 계약을 맺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 3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도 지난달 24일 수출을 중단했다. 베트남은 지난 8일에서야 일부 수출을 재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수출량은 예년보다 40% 줄어들 예정이다. 캄보디아도 지난 5일부터 쌀 수출을 중단했다.

◆ 가장 위기가 큰 지역은?

소말리아의 한 해변에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나온 남성.

2008년이나 2010년 애그플레이션 공포를 몰고왔을 때도 이에 불을 지핀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밀 수출을 막으면서 였다. 2011년엔 이 때문에 아프리카의 소말리아에서만 26만명이 아사하는 등 식량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줬다.

WSJ는 이번에도 소말리아를 포함한 아프리카 북동부가 가장 큰 위험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공중보건 위기, 기아, 경제 위기까지 삼박자가 겹치면 농산물 자급도, 수입도 모두 붕괴될 수 있다는 얘기다.

CNN은 홍콩과 싱가포르 등 농산물 수입 비중이 90%가 넘는 지역도 식량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당장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으로 통가, 키리바시나 미크로네시아 등 저소득 태평양 섬나라들을 꼽았다.

데이비드 다위 FAO 수석연구원은 "태평양 섬들은 국토가 너무 작아 농작이 어렵다"면서 "다른 국가들과 상대적으로 떨어져있는 국가들은 식량 위기가 극심하다"고 전했다. 이들의 농산물 수입 의존도는 30~40%에 달한다.

반대로 수출을 못해 위기에 처한 국가도 있다. 호주는 전체 농산물 생산량의 65%를 수출하는데, 이중 3분의 2를 아시아로 보낸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항공과 선박 등 물류 마비 사태로 농산물의 발이 묶여 그대로 썩힐 처지다. 호주 수출의 14.5%는 농산물이 차지한다.

강기준 기자

中식탁서 돼지고기 사라진다…코로나발 사료수급 불안

코로나19 전세계 확산으로 대두가격 불안정…돼지고기값에 영향 우려도

중국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여파로 돼지고기 값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중국에서 돼지고기발 물가급등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0일 3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동월보다 4.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CPI 상승 폭은 2월의 5.2%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3월 중국 CPI 상승은 주로 돼지고기를 비롯한 일부 식품 가격 급등 때문이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전체 CPI상승분의 4.1%포인트가 식품주류 물가인상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3월 식료품 가격은 전년대비 18.3% 올랐다. 비식품류 가격은 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 2월 코로나19로 인한 사재기 등으로 급등했던 중국 소비자 물가는 3월 조업이 재개되고 교통이 회복됐음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돼지고기 가격이 작년 같은 달보다 116.4% 오르는 등 고기류 가격이 78.0% 오르면서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국가통계국은 고기류 가격이 CPI 상승률 중 3.44%포인트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는데. 이중 돼지고기 가격은 CPI가 2.79%포인트 상승하는데 영향을 줬다.

CPI내 식품비중은 30%로, 이 중 돼지고기 가격 편입비중이 9%에 달한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은 중국 돼지고기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돼지고기와 돼지고기 사료인 대두의 수입가격은 식품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중국은 1년에 1억톤(2018년 기준)의 대두(콩)를 돼지 사료로 쓰는데 이중 8500만톤을 수입했다. 브라질 미국 아르헨티나 등이 가장 큰 대두 수입원인데 코로나19로 이들 국가의 대두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도 있다.

이로인해 대두값이 상승할 경우 중국의 물가 상승의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대두 가격이 오르면 돼지고기 값이 오르기 때문이다. 현지 리서치업체에 따르면 중국 지방도시인 헤이룽장(黑龍江)성의 대두 가격은 3월 중순 1톤당 4200위안(약 71만원)에서 3월말 4700위안으로 보름만에 12% 가량 상승했다.

미국산 대두를 수입하기로 합의했지만 코로나19가 미국에서 확산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미국은 4월말 대두를 파종해 10월경 수확을 한다. 코로나19로 파종이 어려워지면 중국에서 대두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단 얘기다.

코로나19가 종식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중국 당국이 강력한 검역조치를 취하고 있어 이에 따른 영향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불안 심리가 퍼져 일부 소비자들의 사재기 현상이 제한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여기에 옥수수·쌀 등 농작물의 가격상승 우려도 크다. 정상적인 농업활동이 제한되면서 올해 중국의 병충해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이같은 상황은 전세계 식량공급을 왜곡시킬 우려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이 자국내 식품값 안정을 위해 외국 농산물의 수입을 갑작스레 늘리려 할 경우 식품값 급등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중국)=김명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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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남 기자 hoo13@mt.co.kr,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drag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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