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몰렸던 접전지, 이번엔 전국구 확대..승패 가른다 [선택 4·15]
[경향신문] ㆍ오차범위 내 박빙 최대 70곳…막판 판세 ‘대혼전’
ㆍ서울 광진을·동작을·송파을 박빙…역대 총선과 다른 양상
ㆍ경기 고양정·용인정, 부산 북구강서갑, 충남 보령·서천 등
ㆍ“실수 줄이는 게 중요…어느 쪽이 투표장 더 데려오냐 문제”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과반 의석을, 미래통합당은 여당의 과반 의석 저지를 앞세우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범여권 180석도 가능하다고, 야권 내부에선 표면적 주장 외에 ‘플러스알파’가 있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민주당은 최근까지 드러난 여론조사 결과에 ‘거품’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통합당은 열세 분위기가 확연하지만 상당수 접전지(5%포인트 이내 격차)가 초접전지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아지면서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 공히 접전지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20대 총선에서는 서울·경기·인천 등 주로 수도권 60여곳에서 득표율 5%포인트 안팎의 차이로 승패가 갈렸다.
이번 총선에서는 민주당과 통합당 자체 분석 결과, 오차범위 내 접전 지역구가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에 걸쳐 고르게 분포하면서 최대 70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20대 총선에서 서울은 민주당이 49석 중 35석을 차지하고 새누리당(현 통합당)은 12석에 그쳤다. 민주당은 코로나19 대응으로 ‘정부 지원론’이 힘을 얻고 있다며 40석까지 노리고 있다. 반면 통합당은 강남벨트 탈환 등으로 20석까지 바라보고 있다. 서울의 초박빙 지역구로는 광진을·동작을·송파을 등이 꼽힌다. 세 곳 모두 중량감과 상징성을 갖춘 후보가 나오면서 기존 공식으론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란 것이 두 당의 공통된 분석이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 민주당 고민정 후보와 서울시장을 지낸 통합당 오세훈 후보가 맞붙은 광진을은 선거 초반 고 후보가 앞서가다가 갈수록 격차가 좁혀지면서 접전을 거듭하고 있다. ‘여성판사 맞대결’이 펼쳐진 동작을에선 민주당 이수진 후보와 통합당 나경원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여당 4선 중진인 민주당 최재성 후보와 MBC 아나운서 출신의 통합당 배현진 후보가 맞붙는 송파을도 초박빙 지역으로 꼽힌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광진을과 동작을, 송파을의 선거 결과가 서울 판세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도에선 고양정·용인정 선거구에 관심이 집중된다. 고양정에선 카카오뱅크 대표를 지낸 민주당 이용우 후보와 비례대표 출신인 통합당 김현아 후보가 ‘경영 전문가’ 대 ‘부동산 전문가’로 박빙 대결을 벌이고 있다. 용인정은 박근혜 정부 사법농단을 폭로했던 판사 출신 민주당 이탄희 후보와 보수언론 발행인을 지낸 김범수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맞붙고 있다.
경기 성남 분당갑도 초박빙 지역이다. 게임회사 웹젠 대표 출신이자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김병관 후보와 이명박 정부 대변인 출신 김은혜 후보가 1%포인트 안팎 차이로 싸우고 있다. 분당갑은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었지만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처음으로 승리했다. 통합당은 분당 지역에서 승리할 경우 이 기세를 몰아 인근까지 승리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격전지도 치열하다. 대구 수성갑은 똑같이 4선 중진에 장관을 지낸 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통합당 주호영 후보가 여론조사 선두 자리를 주고받고 있다. 부산 부산진갑은 해양수산부 장관 출신 민주당 김영춘 후보와 부산시장을 지낸 통합당 서병수 후보가, 경남 양산을은 민주당 ‘잠룡’ 김두관 후보와 양산시장 출신 통합당 나동연 후보가 여론조사마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선거구에선 20대 총선에서 박빙 승부를 벌였던 민주당 허영 후보와 통합당 김진태 후보가 또다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충남 보령·서천에서도 민주당 나소열 후보와 통합당 김태흠 후보가 오차범위 내 승부를 전개하고 있다.
초접전지 승부는 결국 중도층과 숨은 표가 결정짓는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양한 선거 의제가 사라진 상황이어서 중도층을 움직일 특별한 변수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코로나19 경제대책으로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하위 70%에게만 준다고 했을 때 혜택 여부로 유권자가 갈라질 계기가 있었는데 통합당이 전 국민 지급을 주장하고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슈화되지 못했다”며 “결과적으로 야당이 여당을 도와주며 선거 쟁점을 희석시킨 셈”이라고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코로나19가 모든 쟁점을 집어삼킨 상황에서 결국 어느 쪽이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더 많이 데려올 수 있냐는 동원의 문제가 남았다. 선거 막판까지 막말 등 돌발 변수와 실수를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격전지 판세는 향후 정치 지형을 전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여당은 김부겸·김두관·김영춘 등 영남 3인방, 야당은 오세훈·나경원 등 수도권 후보들을 주목할 만하다”면서 “‘험지’에 출마한 이들이 생환할 경우 대권 가도에 힘이 실릴 것이고, 반대로 모두 낙선하면 향후 당을 이끌어갈 리더십 구축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규·김윤나영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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