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도움 돌려주려고" 102살 실향민의 기부
[앵커]
코로나19로 국가적 위기 상황을 맞으면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있으실 텐데요.
100살 넘은 한 6.25 참전 용사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한 푼 한 푼 모아뒀던 기초생활수급비와 국가유공자 수당 2천 만원을 기부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6.25전쟁 참전 용사인 102살 주관섭 할아버지.
북에 있는 부모님과 아내, 두 아들을 그리워하며 해마다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했지만 번번이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인생의 새 반려자와 제주의 자그마한 영구임대아파트에서 30년을 산 주 할아버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써달라며 선뜻 2천만원을 기부했습니다.
그동안 받은 국가유공자 수당과 기초생활수급비를 차곡차곡 모은 돈이기에 더욱 빛나 보입니다.
[주관섭/성금 기부자 : "국가의 지금 현실이 상당히 난감하고 있는데 말이야. 우리가 조그만 힘이라도 좀 보태주고 싶었습니다."]
기부를 도운 복지관은 기초생활수급자가 이렇게 큰 액수를 기부하는 건 이례적이라며 고개를 숙입니다.
[윤흥기/서귀포종합사회복지관 관장 : "그 전에 나도 어떻게 도울 방법이 없을까 그런 얘기들을 하셨는데 선뜻 이렇게 결정을 하신 게 참."]
노부부는 전 재산 3천5백만 원의 절반 이상을 뚝 떼어 주면서도 국가로부터 받은 도움을 위기 때 돌려주는 것일 뿐이라며, 되려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백영순/부인 : "우리 할아버지 호강하고 저도 호강합니다. 이런 호강을 언제 해봅니까 못해보죠."]
주 할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은 텔레비전에 나와 먼 친척들에게라도 안부를 전하는 것.
그리움이 사무쳤을 실향민의 따뜻한 마음이 코로나19로 팍팍해진 세상에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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