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부침과 논란으로 물들여진 현주엽 감독과 LG의 지난 3년

민준구 2020. 4. 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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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현주엽 감독과 함께한 송골매 군단의 지난 3년은 시끌시끌했다.

김진 감독 체제가 마무리된 2016-2017시즌 이후 창원 LG는 대대적인 변화를 드러냈다. 지도자 경력이 없는 현주엽 감독을 제7대 사령탑으로 선임하면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현주엽 감독과 함께 김영만, 박재헌, 강혁 코치가 합류한 LG는 어느 때보다 많은 기대를 받았다. 그동안 KBL 해설위원, 수많은 예능에서 인지도를 쌓은 현주엽 감독인 만큼 그동안 농구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팬들의 시선도 사로잡았다.

첫 출발이 너무도 좋았던 탓일까. 현주엽 감독의 2017-2018시즌은 아픔으로 가득했다. ‘초짜’ 감독들의 첫 실수라고 할 수 있는 외국선수 선발에서 다른 팀에 완패하고 말았다. 조쉬 파월은 이름값에 비해 제 실력을 과시하지 못했고 프랭크 로빈슨, 조나단 블락, 제임스 켈리, 에릭 와이즈 등 어느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다.

전술, 전략 면에서도 특별함을 느낄 수는 없었다. LG는 끝내 17승 37패를 기록하며 2004-2005시즌에 기록한 최저 승리 타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때만 하더라도 현주엽 감독에 대한 평가가 바닥을 찍은 것은 아니었다. 그저 지도자 경력이 없는 신임 감독의 호된 신고식 정도가 가장 어울렸다.

첫 시즌에 비해 비교적 성공을 거둔 2018-2019시즌도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김시래와 김종규를 주축으로 한 국내선수 전력은 탄탄했고 제임스 메이스, 조쉬 그레이의 쌍포도 위력적으로 느껴졌다.

시즌 전부터 우승후보로 평가된 LG는 정규경기 3위,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현주엽 감독에 대한 재평가도 충분히 있을 수 있었던 성적이었다.

하지만 메이스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도 높았고 그레이는 마지막까지 적응하지 못한 채 비시즌 연습경기 때 보여준 위력의 반도 드러내지 못했다. 김시래와 김종규의 대체 자원은 없었고 주전, 비주전의 전력차를 극복해내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았다. 4강 진출이라는 성과에도 현주엽 감독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한 이유다.



물론 긍정적인 이슈로 KBL에 이로움을 가져다 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KBS2에서 방영되고 있는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선수단 전체가 출연해 많은 인기를 얻었다. 특히 현주엽 감독의 ‘먹방’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될 정도로 이슈가 된 것도 사실이다.

한 농구 관계자는 "현주엽 감독에게 특별상을 줘야 할 것 같다"라는 농담을 할 정도로 현주엽 감독과 LG의 인기 상승을 직접적으로 느낀 바 있다.

문제는 비시즌 기간에 벌어진 ‘김종규 FA 사태’로 인해 심각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는 점. LG는 사전접촉 이의제기를 KBL에 할 정도로 신뢰가 무너진 것을 노출했고 이는 부정적인 시선을 더욱 짙게 했다. 이 과정에서 현주엽 감독과 김종규의 통화가 불법 녹취됐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문제는 심각해졌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2019-2020시즌은 LG 역사에 있어 치명적인 오점으로 남았다. 단 한 번도 상위권 경쟁에 참여하지 못한 채 하위권을 전전했고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 이탈로 인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로 유입된 팬들의 사랑은 대단했고 정희재, 김동량이 KBL 올스타로 선정되는 등 특급 파워를 과시하기도 했다. 다만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만큼 큰 아쉬움만 남기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현주엽 감독과 LG의 지난 3년간 동행은 그리 아름답지 못했다. 2019-2020시즌을 끝으로 계약 기간이 만료된 현주엽 감독의 재계약 불발 소문이 세간에 도는 것 역시 크게 이상한 문제도 아니다.

LG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4월 중으로 소식이 전해질 예정인 만큼 현주엽 감독의 거취 문제는 곧 알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잦은 부침과 논란으로 가득 찼던 현주엽 감독과 LG의 동행. 과연 재신임과 이별 중 어떤 엔딩 시나리오가 쓰일까.

# 사진_점프볼 DB(홍기웅, 한명석 기자)
  2020-04-02   민준구(minjungu@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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