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00명 일하던 곳에 10명 남아..기내식 공장엔 빈 카트만
"이대로 가면 2~3개월 내에 모두 도산할지도 모릅니다"
지난해 3월 하루 평균 약 8만식(개) 만들었던 기내식은 현재 고작 2900개 정도 생산 중이다. 가동률이 3.6%에 불과한 셈. 기내식을 납품하는 항공사도 30개에서 2개로 쪼그라들었다.
평소라면 한창 붐벼야 할 기내식 센터 내부는 정적이 감돌았다. 생산 설비는 대부분 가동을 멈춘 상태였고 자리를 비운 근로자도 많았다.
2월 중순까지 인천 기내식 센터에만 협력업체 지원 1300여명이 출근했다. 그러나 이번 주 출근 인원은 350여 명에 불과하다. 수요 감소로 생산량이 줄어 무급휴가, 권고사직 등을 통해 계속 구조조정을 하는 상황이다.
메인 디쉬와 샐러드를 만드는 주방엔 평소 근무자의 10%만 남았다. 평소 200여 명이 3교대로 심야 작업을 했던 디쉬업(Dish up, 완성된 기내식을 용기에 담는 공정) 작업장에는 10여 명만 있었다. 이들마저 금일은 오전 근무 스케줄만 잡혔다. 13개 디쉬업 라인 중 1~2개만 가동 중이다.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식사를 전달할 때 활용하는 밀 카트(Meal Cart) 1개엔 이코노미 클래스 기준 26인분을 담을 수 있다. 인천 기내식 센터에 있는 밀 카트 8000개 중 2000개만 활용되며 나머지 6000개는 공장 내부 곳곳에 쌓여있다.
빈 카트와 쓰지 않는 식기류를 보관할 장소를 찾지 못해 완성된 기내식을 보관하는 냉장고가 창고로 변했다.
밀 카트를 항공기로 옮기는 푸드 트럭은 56대 중 11대만 쓰인다. 나머지 45대는 시동이 꺼진채 세워져 있다. 건너편 공항 주기장에 줄지어 세워진 비행기와 같은 처지였다.
센터 내부 상황을 설명하던 김 수석은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생산량이 전례 없이 급감한 데 따른 충격과 당분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는 걱정이 뒤섞인 표정이었다.
항공사들은 자구책으로 급여반납, 휴직을 시행 중이나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항공업계가 무너지면 양질의 일자리 16만개 이상이 사라지고, 국내총생산(GDP) 11조원이 감소한다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분석도 있다.
이날 대한항공이 기내식 센터를 공개한 이유는 업계가 처한 위기 실상을 전해 정부 추가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금 해외 각국은 항공산업을 살리기 위해 세금 완화, 재정금융 등 파격적 지원책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항공산업은 특성상 한번 무너지면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천문학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항공업계는 정부의 직접 자금지원 규모를 확대와 지원조건(신용등급, 부채비율) 기준 완화, 채권 발생시 국책은행 지급 보증 등을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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