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K] "학교 지어드립니다"..정말 믿어도 될까요?
[기자]
이번 총선, 후보 천 백 명이 넘습니다.
한 표 한 표 유권자들에게 표를 호소하는데요, 뭐라고 하는 걸까요?
아, 지하철을 놓겠다고요?
이렇게 지하철, 철도를 건설하겠다는 공약 무려 290여 건.
공항과 항만을 유치하겠다는 후보들도 있네요.
우리 동네에 좋은 학교 만들겠다는 공약도 60건이 넘습니다.
그런데 이 공약들 다 지켜질까요?
돈이 없어 지킬 수도 없는 약속을, 일단 다 해주겠다며 급하게 공약을 만들었네요.
안되면 나중에 말을 바꾸고 진행 중인 정책을 자기 걸로 만들기도 합니다.
유권자 여러분, 이런 후보, 계속 뽑으실 겁니까?
[리포트]
여기는 중앙선관위 서고입니다.
4년 전, 유권자들에게 배달됐던 이런 총선 공보물들이 보관된 곳인데요.
여기 담긴 공약들 살펴봤더니 학교 짓겠다는 공약 참 많았습니다.
20대 총선 지역구 당선자 253명, 이 중 58명이 학교 유치 공약 모두 150건 냈습니다.
과연 얼마나 지켜졌을까요?
지킨 건 고작 29건, 20% 가 안 됩니다.
그중에서도 이행률 0%, 특목고, 국제학교 공약입니다.
의원 12명이 약속했는데 단 한 건도 안 지켜졌습니다.
[설훈/민주당 경기 부천을 후보 : "부천 내에 있는 학교들을 과학을 특성화시키는 게 훨씬 낫겠다. 그렇게 정책 변화를 꾀했습니다."]
정부가 특목고 폐지하겠다며 아예 법까지 바꿨는데 이번에도 이 공약, 내놓은 분 계십니다.
어떻게 지키겠다는 걸까요?
[이학재/통합당 인천 서구갑 후보 : "특목고나 자사고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폐지를 저지하기 위한 그런 상임위 활동을 하겠습니다."]
유권자들은 이런 사정, 알고 있을까요?
[박미애/인천 서구 : "(특목고 새로 생기는 것 어떻게 보세요?) 아주 좋게 보고 있습니다. (법을 바꿔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혹시 들어보셨어요?) 아, 그거는 모르겠어요."]
대학 세우겠다, 의대 유치하겠다, 이런 공약도 25건 있었는데 일부라도 지켜진 건 단 3건입니다.
수도권 규제로 애초에 대학 유치가 불가능했거나,
[송석준/통합당 경기 이천 후보 : "(왜 안됐어요? 제일 큰 이유가?) 규제 때문에, 규제, 규제.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안 발의했습니다. 이미 그러니까 공약은 어느 정도는 한 겁니다."]
떡 줄 사람, 생각도 안 하고 있는데 일방적인 구애도 있습니다.
[김병욱/민주당 경기 성남분당을 후보 관계자/음성변조 : "계속 얘기는 하고 있고, 그 부분은 조금 더 장기적으로 봐야 될 것 같고요."]
가장 많은 약속, 역시 초중고교 유치하겠다죠,
그런데 이것도 3건 중 2건은 진척이 안 됐습니다.
[서영교/민주당 서울 중랑갑 후보 : "중학교가 필요한데, 중학교를 만들 땅이 없습니다."]
[주광덕/통합당 경기 남양주병 후보 : "학생 수가 좀 감소해서 학교 신설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번 총선에도 학교 공약은 계속됩니다.
[정일영/민주당 인천 연수을 후보 : "최소한 6개 정도는 지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민경욱/통합당 인천 연수을 후보 : "국제화 학교를 우리가 세울 수 있도록..."]
[이정미/정의당 인천 연수을 후보 : "고등학교도 2개 더 짓고, 초등학교 하나 더 지어야 된다…"]
공개된 67건 공약 중 예산이 공개된 21건, 필요한 돈 1조 원입니다.
국회감시 프로젝트 K 신지혜입니다.
신지혜 기자 (new@kbs.co.kr)
은준수 기자 (eun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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