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모교'안용중 축구부 해체 위기..축구인들"아이들 꿈★지켜달라!"

전영지 2020. 3. 3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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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박지성의 모교' 안용중 축구부가 또다시 해체 위기에 처했다.

경기도 화성 지역 유일의 엘리트 축구팀인 안용중 축구부에는 현재 1~3학년 학생 48명(1학년 20명, 2학년 13명, 3학년 15명)이 소속돼 있다. 특히 1학년 신입생들은 학교 운동장 잔디 한번 제대로 밟아보지 못한 채 해체 통보부터 받아들게 됐다.

1969년 창단돼 박지성(JS파운데이션 이사장), 김대의(전 수원FC 감독), 김영삼(수원FC 코치)등 수많은 축구스타들을 배출한 안용중 축구부는 최근 몇 년새 수차례 내홍을 겪었다. 2017년 이후 학교측과 학부모 사이에 지속적으로 발생해온 감독 재계약, 공개채용 건에 대한 이견이 해체의 빌미가 됐다.

학교측이 학부모, 선수들이 신임하는 현 코칭스태프 대신 공개채용을 추진했고, 이로 인한 불신과 갈등이 심화되던 올해 2월 익명의 민원까지 관할 화성오산교육지원청으로 날아들었다. 2019년 축구부 송년회에서 축구부 코치 3명이 식사대접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교육청은 "학생 10명, 학부모 16명의 송년간담회에서 총 74만4300원이 나왔다. 1인당 식사대금은 2만5630원, 자리의 성격으로 볼 때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이나 접대 및 향응을 받았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축구부 코치 3명이 식사대금을 내지 않아 민원을 유발한 사실은 인정되므로 학교가 자체 처분을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코치 3명이 3개월 감봉 징계를 받았다. 이후 학교측이 새 감독 공채를 추진하면서 또다시 학부모들의 반발에 부딪쳤다.

학교측은 25일 긴급 운영위원회를 통해 축구부의 단계적 해체를 결의했다. 해체 사유는 '축구부 운영 폐해에 대한 교직원 다수의 문제 제기, 축구부 관리운영 능력의 한계'. "수년간 감독 공개채용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의 집단행동과 민원을 감당하기 힘들다"며 "현 재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만 축구부를 운영하고, 2021년부터는 신입생 선발을 중단해 2023년 완전 해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코로나19로 개학도 미뤄지고, 모든 것이 멈춰선 상황. 학교측은 현 운영위원들의 임기가 끝나는 3월31일까지 축구부 해체 절차를 급마무리하려는 모양새다. 일요일인 지난 29일 오후 8시, 코로나19 창궐속 정부의 외출 및 이동제한, 모임제한 권고에도 학부모 100여 명을 불러모아 간담회를 강행했다. 학교측은 30일 오후 소위원회를 열고 학부모들의 반대 의사에도 불구하고 31일 오후 3시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열기로 했다.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해체를 결의하면, 학교장이 이를 결재하고, 관할 교육지원청에 해체를 보고하면 축구부 해체는 확정된다.

입학식도 하지 못한 안용중 1학년 선수의 학부모는 "학교와 학부모 사이의 사소한 문제로 인해 불거진 갈등으로 여기까지 오게 된 것같다"며 "어른들의 그릇된 판단으로 축구를 사랑하고 '제2의 박지성'을 꿈꾸며 운동해온 아이들에게 감당하기 힘든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되는 것 같아 부모로서 너무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는 마음을 전했다.

안용중 축구부 해체설에 지역 사회와 축구계 선후배들의 관심도 쏟아지고 있다. 안용중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해온 황대호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해단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 "경기도교육청의 학교체육 업무 매뉴얼에 따르면 운동부 해단사유 발생시 교육공동체(관리자, 학부모, 담당교사, 학생선수, 지도자 등)와 협의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돼 있다. 경기도에는 학생인권 조례도 있다. 학생선수의 인권 조항이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학교측이 교육주체인 학생선수들과는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학생선수의 인권을 무시한 채 선수, 학부모 누구도 동의하지 않는 해체를 강행하고 있다"고 봤다. 황 의원은 "최근 5년새 경기도에서만 300개의 운동부가 해체됐다"면서 "학교운동부가 스포츠클럽으로 바뀌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문제는 준비가 안됐다는 점, 아직 예산도, 정책도, 인프라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결국 학생선수와 운동부 주체들이 이 부담을 모두 감당해야 한다. 교육부, 문체부, 경기도교육청 등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코로나 정국에 개학도 못하는 상황에서 학교측이 교육부 권고를 무시한 채 학부모 간담회를 강행한 것 역시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4월20일 경기도 의회 학교체육비리감사 소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포함한 안용중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안용중 레전드' 김영삼 수원FC 코치는 모교 축구부 해체 소식에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박)지성이형같은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선수를 배출한 학교를 이렇게 없애야 하나"라며 한숨 지었다. 울산 유소년 현대중고 스카우트로 일했던 김 코치는 "정부에서 스포츠클럽 중심의 학교체육 정책을 추진중이지만 지금 당장은 학원축구와 클럽을 병행해야 하는 과도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울산 스카우트로 일할 때 모교 안용중 후배들 중 눈에 띄는 아이들이 제법 있었다. 학교 축구부와 클럽 선수들은 성향이 다르다. 한국축구의 끈끈한 정신력, 팀을 위해 희생하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능력에 있어선 축구부 아이들이 앞선다. 학원축구를 너무 쉽게 버리는 것같아 안타깝다"며 진한 아쉬움을 전했다.

김훈기 프로축구선수협회 사무총장 역시 프로축구의 근간인 학교체육의 안타까운 현실에 목소리를 높였다. "나도 언남중 2학년때 축구부가 해체된 경험이 있다. 친구들과 어느날 갑자기 뿔뿔이 흩어져 전학을 갔는데 너무 힘들었다. 큰 상처가 됐다"고 경험담을 털어놨다. "아이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 왜 어른들의 이기심에 아이들이 상처 받아야 하나. 아이들의 인생을 담보로 해선 안된다. 코로나 때문에 가뜩이나 힘든 때, 어른들의 대안없는 일방적 해체 결정은 무책임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화성오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학부모간 감독 공개채용건으로 갈등이 있었지만 안용중 축구부는 재정 문제나 다른 문제 사유 없이 비교적 잘 운영돼온 학교다. 학교측 주장을 들어본 후 중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안용중의 해체 여부는 31일 오후 3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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