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회원 닉네임 15,000개 확보.."신원 확인해 소환"
[앵커]
"나는 사람이 아니라 짐승을 죽였습니다"
1991년 세상을 충격에 빠뜨렸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홉 살에 성폭행을 당한 뒤 20년 넘게 고통받았지만 가해자를 처벌할 방법을 찾지 못했던 여성이 가해자를 직접 살해한 뒤 법정에서 진술한 말이었죠.
이후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가 커지자 1994년, 뒤늦게 성폭력 특별법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26년이 지난 오늘(30일).
디지털 성범죄와 집단성착취에 대해 합당한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는 요구가 거셉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한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잔인하고도 반인륜적인 범죄"라고 강조하면서 철저한 수사와 피해자 지원을 당부했죠.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하고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는 간절한 지적들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텔레그램에서 성착취물을 유포한 박사방 회원 닉네임 만 5천여 개를 확보해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또 증거 확보를 위해 조주빈이 최근까지 사용한 휴대전화 2대의 암호도 풀고 있습니다.
양민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텔레그램 '박사방'에는 최소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이 참여했습니다.
폭파했다가, 새로 만들기를 반복했습니다.
경찰이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박사방에 한 번이라도 이름을 올렸던 회원들의 닉네임, 만 5천여 개를 가려냈습니다.
중복된 닉네임을 빼고 유료, 무료 회원을 모두 합친 숫자로, 대략적인 가담자 수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경찰은 앞으로 박사방에 참여했던 이들의 신원을 모두 확인해 소환하고 강제 수사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구매대행업체를 통해 조주빈 일당에게 암호화폐를 보낸 회원부터 먼저 확인하고 있습니다.
[구매대행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이번에 자료 제공한거는 2천 건 정도 되는데, 박사쪽이랑 그쪽으로 이제 코인을 보낸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할 거에요."]
경찰은 또 조주빈이 최근까지 쓴 휴대전화 2대의 암호도 풀고 있습니다.
한 대는 조 씨가 들고 다녔던 아이폰이고, 다른 한 대는 조 씨의 자택 소파 옆에서 찾아낸 갤럭시 스마트폰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나머지 휴대전화 7대와 PC, USB 등에선 별다른 범죄 혐의점이 안 나왔고 노트북은 확인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과 별개로 검찰은 오늘(30일) 조 씨를 3번째로 소환해 박사방 운영 과정과 추가 범죄 여부를 집중 조사했습니다.
이와함께 조주빈의 공범인 사회복무요원 두 명 중 한 명은 7년 동안 자신의 전 담임교사를 스토킹했고, 또 다른 한 명은 서울 송파구청에 근무하면서, 손석희 JTBC 사장의 차량 번호를 조회해 조주빈에게 넘긴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양민철 기자 (manofstee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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