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있는데도 오시면"..해외 입국자 방문에 비상걸린 호텔들

유승목 기자 2020. 3. 3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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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입국 확진자 호텔업계 변수로 떠올라..자가격리 권고 어기고 투숙·확진으로 임시휴업
지난 26일 오전 제주 여행 후 서울 강남구 보건소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유학생 A씨가 묵은 제주시 회천동 한화리조트에 일시 폐쇄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A씨는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이 리조트에 묵으며, 숙소 내 활어 판매장과 편의점에 방문한 것으로 역학조사 결과 확인됐다. /사진=뉴스1

해외에서 들어온 내국인 코로나19(COVID-19) 확진사례가 늘며 호텔·리조트가 연일 노심초사다. 여행심리 악화와 감염우려에 따른 다중밀집시설 방문 기피로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자가격리를 하지 않고 호텔을 찾은 일부 확진자로 인해 문을 닫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어서다.

30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확산과 진정의 기로에 선 국내 코로나 사태의 향방이 해외 입국자들의 자가격리와 전방위적으로 실시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여부에 달렸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단계에 접어들면서 오히려 한국이 안전지역으로 급부상, 해외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이 속속 입국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코로나 확진자 중 해외유입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5일 하루에만 51명의 해외유입 확진자가 나왔고, 전날(29일)에도 신규 확진자 105명 중 해외유입 사례가 41명으로 39%를 차지했다. 특히 이들 중 대다수가 한국인인데, 해외에서 생활하는 유학생 등 장기체류자들이 코로나19 확산세 역전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한국으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
증상 있는데도 호텔行
결과는 '휴업'
(인천공항=뉴스1) 안은나 기자 =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온 입국자가 2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검역확인증을 들고 별도 교통편을 이용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유럽과 미국 입국자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이 없어 숙소로 가는 이들에게 승용차를 이용한 귀가를 적극 권장하고 승용차 이용이 어려울 경우 전용 버스와 열차 등 교통편을 지원한다. 2020.3.28/뉴스1
해외입국 확진자 증가 악재는 국내 호텔업계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다. 해외에서 돌아온 후 자가격리 대신 여행 등의 이유로 호텔과 리조트를 찾는 경우가 눈에 띄고 있어서다. 이들 중 일부가 실제 확진자로 판명나며 업장 폐쇄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이 생기자 호텔마다 비상이 걸리고 있다.

켄싱턴호텔 여의도는 지난 21일 미국에서 들어온 한국인 입국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며 3일 간 휴업을 단행했다. 여의도에 거주하는 해당 확진자가 입국 후 자택 대신 곧장 호텔에다 짐을 풀면서 벌어진 일이다. 최근 서울 시내 특급호텔들의 객실점유율(OCC)이 10% 안팎인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비즈니스 고객이 많은 켄싱턴 여의도는 30%대의 OCC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3일의 휴업으로 인한 손실이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해당 확진자는 귀국 중 기내에서부터 발열과 인후통 등 의심증상이 있었고 인천공항검역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진행했다. 확진자가 돌아올 당시는 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의무 지침이 내려지기 전이긴 했지만, 이미 증상을 보였고 검사까지 받았다는 점에서 외출을 삼가고 호텔 등 불특정 다수가 마주칠 수 있는 공간을 피하는 등 적극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은 처신이 부적절했단 지적이 나온다.
제주 발칵 뒤집은 유학생 여행
잠깐 트였던 호텔·리조트 숨통 옥죄
지난 26일 오전 제주 여행 후 서울 강남구 보건소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유학생 A씨가 묵은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호텔앤리조트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스1
최근 제주 지역사회를 발칵 뒤집으며 지자체 간 갈등으로까지 불거졌던 미국 유학생 확진 사례도 마찬가지다. 지난 15일 미국에서 귀국한 유학생과 어머니가 지난 20일부터 4박5일 동안 제주를 여행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감염증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강행했는데, 결국 확진 판정을 받으며 이들이 머물렀던 해비치리조트호텔과 제주 한화리조트가 모두 문을 닫게 됐다.

국내 특급호텔과 주요 리조트들은 코로나 사태 시작 당시부터 열감지기 등으로 발열·체온 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업장을 드나드는 모든 사람을 검사하기 쉽지 않단 설명이다. 이번 제주 사례에선 해당 리조트들이 프런트에서 체온계나 발열카메라를 통해 증상 여부를 관찰하고 있지만 체크인·아웃 과정에서 증상이 있었던 유학생이 차에 있거나 프런트로 오지 않아 발열 검사를 피했다.

이번 사건으로 확진자가 머물렀던 두 리조트 뿐 아니라 제주 지역 호텔·리조트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감소로 피해가 막심한 상황에서 '언택트(Untact·비대면)' 트렌드에 따른 장기투숙, 국내 신혼여행객 등이 조금씩 늘어나며 숨통이 트이나 싶었는데, 확진자 방문으로 제주 관광수요가 다시 급감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정부, 해외 입국자 전원 2주 의무 자가격리
호텔 등 숙박시설 이용은 자가격리 위반
정세균 국무총리가 29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코로나19 대응 중대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해외 유입 확진자가 지속 증가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자 정부는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를 강화키로 결정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다음달 1일 0시부터 지역과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입국자에 대해 2주 간 의무적 결리를 확대 시행한다"며 "단기체류 외국인에 대해서도 의무적 격리를 확대적용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기존 입국자 중 2주가 지나지 않은 이들은 대상으로도 자가격리를 권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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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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