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한국이 방역 모범됐다'는 등 자화자찬 너무 심하다"

김주영 2020. 3. 29. 08: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정부와 일부 언론의 '자화자찬'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날 진 전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지금 '한국이 코로나19 방역의 모범이 되었다'는 등 자화자찬이 너무 심한데, 그런 보도가 자칫 이미 코로나를 통제하는데 성공했다는 그릇된 인식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신속·과감한 테스트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나, 그것이 '완전한' 대책이라고는 누구도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NS 통해 우려 표명.. 젊은이들에 당부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정부와 일부 언론의 ‘자화자찬’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 같은 행태가 ‘우리가 이미 코로나19를 통제하는 데 성공했다’는 인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젊은이들을 향해서는 인파가 몰리는 곳에 가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과거 한 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이날 진 전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지금 ‘한국이 코로나19 방역의 모범이 되었다’는 등 자화자찬이 너무 심한데, 그런 보도가 자칫 이미 코로나를 통제하는데 성공했다는 그릇된 인식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신속·과감한 테스트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나, 그것이 ‘완전한’ 대책이라고는 누구도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국 각지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들이 속출하는 게 현실”이라며 “잠깐 주의를 게을리하면 일주일 새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오늘 (서울) 홍대에 갔더니, 젊은이들로 넘쳐나더라”며 “독일의 경우도 주요 확산자가 젊은이들인데, 젊고 건강하니 무증상 상태에서 여기저기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다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독일의 수도) 베를린은 슈퍼마켓과 드럭스토어(약국)를 뺀 모든 상점, 술집, 음식점이 문을 닫은 상태”라며 “우리도 이렇게 되지 말라는 법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축배를 너무 일찍 들어버린 느낌”이라며 “그저 우리가 신속한 대응으로 확산을 늦추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8일 SNS에 올린 글 일부. 페이스북 캡쳐
젊은이들을 향한 조언이 이어졌다. 진 전 교수는 “특히 젊은 세대 중에서 가족 중에 고령자나 병약자가 있는 분들은 특히 조심하고, 가능한 한 당분간 접촉을 끊으라”며 “안부는 스마트폰으로 전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도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외국 애들처럼 무분별한 짓은 안 하지만, 행여 ‘나는 젊고 건강하니까 내게 코로나19는 감기야’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역설했다. 진 전 교수는 “자기는 괜찮아도 자신의 부주의로 남들을 죽일 수 있다”며 “특히 주말에 클럽에 춤추러 가는 분들, 답답하더라도 당분간은 자제해 줬으면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진 전 교수는 “사람이 밀집한 곳, 사방이 밀폐된 공간, 다른 사람과의 밀접 접촉, 이 세 가지를 피하라”며 “바이러스는 스스로 퍼지는 게 아니라 인간이 퍼뜨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테스트(진단)가 만능이 아니다”라며 “그거 자랑만 하고 있다가 큰 덫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건 진단키트가 아니라 결국 인간의 주의와 노력”이라며 “정부나 언론이나 다들 승리감에 도취해 있는데, 아직 우리 이긴 거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우리의 영웅, 의료진에게 감사와 응원을 (보낸다)”는 말로 글을 끝맺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