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는 왜 전 직원에게 '코로나 보너스'를 줬나

김미리 기자 2020. 3. 2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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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위기 대처 CEO 리더십 주목

지난 17일(현지 시각) 페이스북 사내 게시판에 CEO 마크 저커버그가 쓴 글이 올라왔다. 함께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자는 의미에서 전 세계 직원 4만5000여명에게 1인당 보너스 1000달러(약 122만원)를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또 하나 메시지가 있었다. 직원 모두에게 고과를 ‘Exceed Expectation(익시드 익스펙테이션·아주 잘함)’으로 줄 테니 불안해하지 말라는 것. 당장 허리띠 졸라매자고 할 법한 위기 상황에서 ‘보너스 카드’를 내민 역발상 리더십은 당장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 사태 여파로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요즘 전 직원에게 파격적으로 보너스를 지급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급작스러운 바이러스 침공에 글로벌 경기가 휘청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 필요한 리더십은 뭘까. 정동일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회사가 힘들어지면 리더와 직원은 같은 배를 타고 있지만 전혀 딴생각을 할 가능성이 크다. 위기 초입 단계에 리더가 상징적 액션으로 조직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정 교수는 다국적 컨설팅회사 윌리스타워스왓슨이 지난 2008년 한 설문 조사를 예로 들었다. "리더들에게 위기가 찾아왔을 때 18개월 동안 무엇에 역점을 두겠느냐고 묻자 구조조정, 원가 절감을 1, 2위로 꼽았다. 반면 직원들에게 같은 기간 이직할 확률이 높은 직원 유형을 묻자 시장에서 원하는 역량을 가진 직원, 고(高)성과자 순이었다." 정 교수는 "위기 상황에서 리더는 구조조정으로 우수 인력만 남기려 하는데 막상 그들은 배를 갈아탈 생각부터 하고 있다"며 "흔들리는 직원들 마음부터 잡는 게 위기 경영의 핵심"이라고 했다.

여기에 비춰볼 때 페이스북의 1000달러는 페이스북 직원 평균 연봉(2018년 기준 24만430달러)에 비하면 미미한 금액이지만 '우리는 위기에 직원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제스처인 셈이다. 페이스북의 코로나 보너스 이후 미국에선 비슷한 사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씨티그룹은 연봉 6만달러 이하인 미국 내 직원들에게 1000달러를 주기로 했고, JP모건은 재택근무를 하지 못하는 직원과 저연봉자에게 보너스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선 엔씨소프트가 코로나 확산을 막겠다는 취지로 7일간 전 직원 유급 휴가를 줘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사례를 모든 기업에 적용하기는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리더십 전문가인 최철규 'HSG 휴먼 솔루션 그룹' 대표는 "코로나 보너스는 사실 돈 잘 버는 일부 기업의 얘기로 현재 수익이 급감한 대다수 기업엔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다. 기업이 죽느냐 사느냐가 관건인 상황에서 직원에게 사탕 한두 개를 주느냐는 본질적인 해결법이 아니다"라고 했다. 대신 '투명한 공개'를 핵심으로 꼽았다. "사람은 깜깜할 때 불안하다. 직원들에게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을 주는 핵심은 현재 회사 상황을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다."

최 대표는 “지금 회사의 매출은 어떻고, 이런 추이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으며, 얼마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얘기해야 한다”며 “특히 무급휴가 등 직원들의 생계와 관련된 나쁜 소식일수록 사전에 예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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