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보며 검사님들이 '조국 폴더다' 말해" 동양대 조교 증언
[경향신문] · 정경심 교수 재판서 검찰의 위법한 증거 수집 부각 · 변호인 “정 교수 컴퓨터인 것 알았다면 본인에게 동의 얻었어야”
“저는 수사관님이랑 소파 쪽에 있었거든요. 그래서 (자세히) 볼 수는 없었지만 유리창으로 보여서 봤는데 (컴퓨터가) 구동이 되는 것처럼 색이 비쳐서 나오더라고요. 구동이 되나보다 (생각을 했고). 그러다가 검사님들이 ‘어!’ 하시더라고요. ‘뭐지?’ 했는데 ‘조국 폴더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아, 그럼 이게(컴퓨터가) 정경심 교수님 것인가?’라고 저는 생각을 했었죠.”(동양대 조교 김모씨)
“(컴퓨터가) 구동이 되다가 뻑 났다(꺼졌다)고 했는데 그 전에 조국 폴더가 보였다는 말이죠?”(정경심 교수 측 변호인)
“네. 그래서 그 안을 확인했는데 ‘형법’, ‘민법’ 이런 게 있었다고….”(김씨)
“결국 (검찰이 컴퓨터를 가져가기 전에) 조국 폴더가 나왔고, 증인이 정경심의 컴퓨터인 것을 알 수 있었던 상황이 분명합니까?”(정 교수 측 변호인)
“네.”(김씨)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재판장 임정엽) 심리로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 공판에 동양대 조교 김모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김씨는 지난해 9월10일 검찰이 동양대 내 강사휴게실에서 정 교수 컴퓨터 본체 두 대를 가져갈 때 현장에 있었던 당사자다.
정 교수 측은 검찰이 강사휴게실에 비치돼있던 컴퓨터가 정 교수 것인줄 알면서도 정 교수 동의 없이 ‘임의제출’ 방식으로 가져간 게 위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의제출이란 강제수사 방식인 압수수색과 달리 소유자·보관자가 자발적으로 범위를 정해 검찰에 자료를 주는 것이다. 만약 소유자 등이 임의제출을 거부하면 수사기관은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해야 한다. 검찰은 김씨와 행정지원처장 정모씨에게만 임의제출에 동의한다는 서명을 받은 뒤 본체를 가져갔다. 수사기관이 위법하게 수집한 자료는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김씨는 당시 현장에서 검찰과 자신 둘 다 해당 컴퓨터가 정 교수 컴퓨터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조국 폴더’ 이야기를 듣고 정 교수가 쓰던 것이라고 “추측했다”는 것이다.
임의제출 동의서를 작성한 경위에 관해 김씨는 “검찰이 (컴퓨터) 자료를 봐야 하는데 전원이 안들어오니까 가져가야 한다면서 (임의제출 동의서를) 써달라고 했다”며 “행정지원처장(정씨)에게 물어보니 써야 한다고 해서 썼다”고 말했다. 당시 해당 컴퓨터가 정 교수 것이라고 추측했다면 동의서에 그런 내용을 기재할 생각은 해보지 않았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김씨는 “행정지원처장이 (현장에) 같이 있었고, 제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갔다”고 했다.

이에 검찰은 김씨가 ‘조국 폴더’ 이야기를 들었더라도 정 교수 컴퓨터인지 정확히 알기 어려웠다고 했다. 당시 김씨가 컴퓨터는 퇴직한 교수의 것이라고 설명했고, 학교 비품으로 처분권자가 학교 측에 있다고 봤기 때문에 행정지원처장의 승인 하에 가져가 적법하다고 했다.
“(검찰이) 본체만 있는 컴퓨터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증인이 퇴직한 전임 교수님들이 쓴 것이라고 설명한 게 맞지요?”(검사)
“네.”(김씨)
“본체 두 대는 증인이 조교로 근무한 순간부터 검찰에 제출할 때까지 찾는 사람이 없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그 컴퓨터가 누구의 것인지 확정할 수 없지 않나요?”(검사)
“저는 그 말을 명확히 들었거든요. ‘조국 폴더다’라는 말이요.”(김씨)
검사가 재차 “그렇다고 누구 컴퓨터인지 알 수 없지 않느냐”고 묻자, 재판부는 “재판부가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증인으로 나온 행정지원처장 정씨는 “제가 관리하는 입장에서 총괄자로 지정돼 있다”며 “수사가 빨리 이뤄져야 (학교가) 안정된다는 생각에 (임의제출에) 동의하고 사인을 한 것”이라고 했다. 정씨는 또 ‘학교 보관 물건이라서 행정지원처장으로서 검찰의 임의제출 요청을 받고 자진해서 제출했느냐’는 검사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정 교수 측은 “학교 비품 스티커가 부착돼 정식으로 관리되는 컴퓨터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 측 김칠준 변호사는 재판 후 취재진에 “조국 폴더가 나왔으면 (검찰은) 이 컴퓨터가 정 교수와 관련된 컴퓨터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며 “그 순간부터라도 형사소송법의 가장 일반적인 절차인 압수수색을 정식으로 밟든지, 정 교수에게 정식으로 동의를 얻어서 (임의제출을) 진행했어야 한다”고 했다.
행정지원처장 정씨는 위조됐다는 의심을 받는 정 교수 자녀의 표창장의 형태가 일반적인 표창장과 다르다면서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발급된 게 아니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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