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증명사진과 허바허바

사진관의 존재감은 예전만 못하다. 그래도 제대로 된 증명사진이 필요할 때면 사진관을 찾는다. 증명사진 찍는 일은 늘 부담스럽다. 머리를 매만지고 눈을 크게 떠도 사진이 나오면 영 어색하다. 그래서인지 최근엔 포토샵이 기본이다. 어느 연구자의 수년 전 설문 조사를 보니, 기업 인사 담당자의 80%가 채용 면접 때 실물과 사진의 차이를 경험했다고 한다.
최근 한 사진학자와 통화할 일이 있었다. 말미에 2016년 세상을 떠난 최인진 선생 얘기가 나왔다. 최 선생은 한국 근대 사진사 연구에 두드러진 족적을 남긴 사진학자 겸 사진 저널리스트였다. 국내 최초 사진관 연구, 고종의 초상 사진 연구, 정약용의 칠실파려안(일종의 카메라오브스쿠라) 재현 연구 등 그의 관심사는 언제나 흥미로웠다. 최 선생이 세상을 뜨기 한 해 전 이런 말을 했다. "허바허바사장을 연구해야 하는데, 우리 함께 하지요."
오랜 세월 허바허바라는 이름은 사진관의 대명사였다. 양장점으로 치면 노라노, 극장으로 치면 아카데미라고 할까. 지금도 허바허바는 곳곳에 있다. 최 선생이 얘기한 허바허바는 서울에 있는 허바허바사진관이다. 을지로 입구에서 허바허바사장이란 이름으로 문을 열었고 현재 서울시 미래유산이다. 그런데 의아한 게 있다. 서울시 미래유산 홈페이지에는 개업 시기를 두고 1943년과 1959년이 뒤섞여 있다. 사진관 홈페이지에는 1959년으로 돼 있다. 1990년대 신문 광고를 보니 'since 1946' 문구가 선명하다. 1980년대 신문 기사를 보면 1943년 개업 가능성이 크다. 1954년 글씨가 드러난 옛 사진도 있다.

알쏭달쏭하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그게 뭐 대수냐"고 말하는 이도 있을지 모른다. 국내에서 증명사진이 등장한 건 1910년 전후였다. 광복 이후 대중화됐으니 허바허바는 한국 증명사진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정확한 추적과 기록이 필요한 대목이다. 최 선생이 왜 허바허바를 얘기했는지, 이제 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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