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의 반란 성공할까
이달에만 7조5000억 순매수, 삼성전자 등 대형주 사들여
너도나도 "저가 매수 기회".. 빚낸 투자 많아 떨어지면 위험
우한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 공포로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가운데,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연일 공격적으로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 코스피가 1700선 밑으로 주저 앉은 지금이 저가 매수의 기회일 수도 있지만, 증시 변동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버틸 여력'이 없는 개인 투자자는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4만원대? 개미들 '사자'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서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부터 이날까지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15조205억원어치 주식을 쓸어 담았다. 최근 세계 증시가 연일 폭락세를 보였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달 들어서만 7조4723억원을 순매수하며 지난달 세운 개인 역대 월간 최대 순매수 기록(4조8974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하지만 투자 성과는 아직까지 마이너스다. 1월 20일과 비교해 코스피 지수는 26.1% 하락했고, 이달 들어서는 15.9% 하락했다.

과거 글로벌 금융 위기나 전염병 사태 때 주가가 급락했다가 회복됐던 전례를 보고 학습한 개미들이 대형주 위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1월 20일 이후 개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6조1451억원), 삼성전자우(+1조2970억원), SK하이닉스(+6747억원) 등이었다. 투자자 이모(64)씨는 "1월에 6만2000원대까지 갔던 삼성전자 주식이 4만원대 후반까지 하락해 반드시 오른다고 생각하고 여윳돈을 투자했다"고 했다.
◇"조정 장기화 우려… 빚투는 금물"

개미들의 투자 성적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일각에선 개미들의 기대처럼 코스피가 저점에 거의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글로벌투자전략부장은 "코스피 저점은 1650포인트 내외"라며 "연내 2000포인트 회복 가능성이 있어 매수로 대응할 것으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타격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시 반등까지 생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제하기 어려운 글로벌 위험 요인에 직면한 한국 주식시장이 당분간 높은 변동성에 노출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특히 개미들의 빚투(빚내서 투자)인 '신용거래'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신용거래란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아 원금과 이자를 갚는 방식이다. 만약 증시 회복이 지체되거나 주가가 일정 비율 아래로 떨어진다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매매(반대매매)해 손실이 커질 위험이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말 9조2133억원이었던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2월 말 10조3726억원으로 두 달 만에 1조원 넘게 늘었다. 증시 하락이 장기화하면서 개인 투자자가 갚지 못한 미수금도 지난 1월 일평균 1958억원에서 이달 2237억원으로 증가했다. 박승안 센터장은 "여유 자금이 있어 긴 조정장을 버틸 수 있는 투자자들에 한해서만 대형주 위주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추천한다"며 "세계 증시가 '아무도 가보지 못한' 상황에 돌입한 만큼 개미들이 빚을 내 투자하는 것은 도박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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