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여력 작은 한은..금융위기 때 썼던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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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패닉에 빠지고 실물경제도 점차 위축되면서 한국은행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 썼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15일 한은 등에 따르면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금융위기가 터지자 한은은 여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5.25%에서 2.00%로 낮추는 한편 채권을 대거 사들이고 대출을 늘려 28조원에 달하는 돈을 풀었다.
다만 당장 한은이 금융위기 때처럼 수십조원을 풀 가능성은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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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정수연 기자 = 국내 증시가 패닉에 빠지고 실물경제도 점차 위축되면서 한국은행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 썼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15일 한은 등에 따르면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금융위기가 터지자 한은은 여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5.25%에서 2.00%로 낮추는 한편 채권을 대거 사들이고 대출을 늘려 28조원에 달하는 돈을 풀었다.
지금은 기준금리가 이미 1.25%로 낮아진 만큼 공격적인 금리인하보다는 곳간을 열고 유동성을 공급하는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크다.
금융기관을 상대로 돈을 푸는 대신 펀드를 조성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기업을 지원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개최 (PG) [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03/15/yonhap/20200315060348513mqoa.jpg)
한은은 이번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를 '빅 컷'하면 기준금리가 곧장 0%대에 진입하기 때문에 금리를 0.25%포인트가량 인하하면서 은행·증권사에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코로나19 피해 업종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0월 27일 한은은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5.00%에서 4.25%로 대폭 내렸다.
기업들이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는 신용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시장안정조치도 시작했다.
2008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한은은 단기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은행과 증권사의 환매조건부채권(RP)을 사들여 16조8천억원을 공급했다. 또 국고채를 매입하고 통화안정증권을 중도 환매해 1조7천억원을 투입했다.
여기에 중소기업대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총액한도대출(현 금융중개지원대출) 규모를 증액하는 방식으로 3조5천억원을 풀었다.
시장을 안정시키고 기업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2조1천억원), 은행자본확충펀드(3조3천억원)를 조성했다. 은행의 지급준비예치금에 대한 일시적 이자 지급(5천억원), 신용보증기금 출연(1천억원)으로도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렇게 5개월간 풀린 돈이 모두 28조원에 달한다.
현재 당시 한은이 쓴 정책 중에는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증액만 사용된 상태다. 한은이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RP 매입 테스트를 해 유동성이 필요할 때 광범위하게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만간 RP 매입에 나설 수도 있다.

다만 당장 한은이 금융위기 때처럼 수십조원을 풀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은 관계자는 "여러 가지 옵션을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리먼 사태 때와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한은이 그때처럼 거의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으나 아직 2008년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주가가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지만, 신용경색 수준으로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나빠지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감염병에 서비스업, 항공업에 속하는 기업과 종사자들이 큰 피해를 보는 등 현재 상황에 맞는 대책을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위기와 상황이 달라 당시 카드를 또 써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채권시장안정펀드처럼 특정 목적의 펀드를 조성해 코로나19 피해기업,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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