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증시인물]'동학개미운동'의 개인들은 성투할까

이슬기 2020. 3. 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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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파는데 개인은 한주 3.6조원 매수
'가히 동학개미운동' 자조도..아직 바닥은 알 수 없어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개미들은 폭락장을 이겨낼 수 있을까. 외국인과 기관의 무서운 매도세에도 개인들의 매수세가 거세면서 이들이 폭락장을 견뎌내고 ‘저점매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일각에선 개인들이 외국인·기관에 맞서 대규모의 매수를 하고 있다며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자조섞인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이번주 증시인물은 개인투자자를 통해 한주를 돌아본다.

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번주(9~13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13.17% 내린 1771.44에 장을 마쳤다. 역사상 처음으로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한날 한시에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암울한 한 주였다. 걷잡을 수 없는 코로나19 확산에 국제유가도 급락하고, 미국 에너지업체 채권값 폭락에 따른 비우량회사채 시장 불안 등 여러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생각보다 사태가 오래갈 수 있다는 공포가 시장을 지배한 탓이다. 미국 시장도 11년 간의 강세장을 접고 약세장에 들어섰다.

이런 시장에서도 꿋꿋한 주체가 있었으니 바로 개미로 일컬어지는 개인투자자들이다. 개미들은 코스피 시장이 13% 씩이나 하락하는 이번 한 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주식을 사들였다. 9일과 11일에는 각각 무려 1조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일 정도다. 요 한 주 동안에만 개미들이 사들이 주식이 총 3조 6600억원 규모다. 해당 기간 동안 외국인과 기관은 5조 1200억원의 매물을 내놓은 것과는 반대다. 최근 줄곧 매도세를 보이던 기관도 13일 연기금이 강한 매수세를 보이면서 이번주엔 1조원의 주식을 시장서 사들였다.

한 네티즌이 최근 한국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거세다는 것을 두고 시사상식사전을 딴 그래픽을 만들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가히 ‘동학개미운동’이나 다름없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어떤 이는 ‘대한민국 건국 101년(2020년)에 개인투자자가 중심이 되어 일으킨 반기관·반외인 운동으로, 2020년 1월 20일 이후 개인들이 총 9조 8270억원(11일 시점)을 매수한 운동을 뜻한다’라는 내용의 시사상식사전을 딴 그래픽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동학개미운동은 성공할까. 13일 장 막판에는 낙폭을 급격히 줄이면서 드디어 바닥이 나온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시장에 부풀었다. 장 중 8%대까지 하락했는데 오후 들어 연기금의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낙폭이 크게 줄어 결국 3%대 하락으로 장을 마쳤기 때문이다. 진바닥이 나온 것이라면 동학개미운동도 성공할 수 있다는 들뜬 목소리도 나왔다.

다만 이는 빚을 써서 투자하지 않았을 경우에 한정된다. 빚을 써서 시장에 진입했을 경우 이미 일정수준 이상 폭락이 나온 탓에 반대매매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신용융자잔고는 지난해 말에 대비해선 여전히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증시 폭락세가 이어지자 최근 들어 잔고가 급감하고 있다. 3월 이후 지난 11일까지 총 2381억원의 신용융자가 줄었고, 11일 하루에만 529억원의 신용융자가 정리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관이나 외국인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시장에는 무조건 던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개인의 경우 오래 버틸 수 있다면 상장지수펀드(ETF) 등 매수를 통해 수익을 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동학개미운동이 성공할 수 있을지 없을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시장의 공포감이 절정에 다다른 상황이라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들도 “예상 지수 하단은 묻지 말라”고 얘기할 정도니 말이다. 코스피 지수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경우 1100선까지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SK증권)도 나오는 형국이다.

일각에선 ‘동학농민운동은 녹두장군 전봉준이 체포돼 처형되면서 마무리됐다’며 자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시장을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은 이번 만큼은 개인들의 베팅이 장기투자를 통해 성공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슬기 (surug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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