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시청률→역대급 엔딩, 씁쓸함만 남은 미스터트롯의 맛[TV와치]


[뉴스엔 이하나 기자]
방송 내내 역대급 인기, 역대급 화제성을 자랑하던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이 엔딩 역시 역대급으로 맞았다. 경연 프로그램에서 1등이 발표되지 않은 채 종영을 맞은 초유의 사태다.
TV조선 ‘미스터트롯’은 3월 12일 결승전 경연을 펼쳤다. 이날 방송에서는 1라운드 작곡가 미션, 2라운드 인생곡 미션 등 총 2번의 무대를 통해 참가자들을 평가했다.
많은 관심을 모았던 평가는 1, 2라운드 마스터점수 50%(각 1000점씩, 총 2000점), 대국민 응원투표 점수 20%(총 800점), 실시간 국민 투표 점수 30%(1200점)로 비율로 이뤄졌다.
참가자들은 준결승 순위 역순으로 번호를 배정받았다. 1번 장민호를 시작으로 김희재, 김호중, 정동원, 영탁, 이찬원, 임영웅 순으로 무대를 선보였다. 7명의 참가자 모두 큰 실수 없이 자신의 기량을 모두 쏟아냈고, 2라운드 인생곡 미션에서는 먼저 세상을 떠난 아버지, 비행청소년이었던 자신을 바로 잡아준 은사, 돌아가신 할아버지 등을 위한 노래를 부르며 감동까지 선사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무관객 녹화를 진행하게 되면서 ‘미스터트롯’은 사전 녹화한 결승전에서 집계된 마스터 점수와 대국민 응원 투표 점수에 이날 실시간 문자 투표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순위 발표만을 남겨둔 순간, 화면도 생방송으로 전환됐다.
이미 결승전을 치른 후에 생방송 문자 투표를 받는다는 점을 지적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제작진의 편집이 들어간 방송을 보고 이뤄지는 문자 투표가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
‘미스터트롯’ 제작진도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참가자 전원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마지막 결승전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트롯맨 탄생의 최대 변수는 다름 아닌 대국민 문자투표다”고 문자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 드디어 결과 발표만을 남겨둔 순간, 무대 위에 오른 7명의 참가자들 뿐 아니라 마스터들, 현장을 찾은 이전 탈락자들까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렸다. 마스터 점수와 대국민 투표 점수 합산 결과 1등 이찬원과 2등 임영웅의 표 차이가 단 17표 밖에 나지 않아 문자 투표에 따라 순위가 충분히 바뀔 수 있어 긴장감은 더했다. 그러나 결과 발표는 계속해 늦춰졌고, 급기야 결과 발표를 일주일 뒤로 미루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문자 투표 마감 후 약 30여 분이 지나고서야 MC 김성주는 773만여 건이라는 폭발적인 문자 수 때문에 서버 문제가 생겼다고 공지했다. 김성주는 “새벽까지 집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투명한 집계를 위해 모든 투표의 결과가 확인될 때까지 최종 결과 발표를 보류하기로 했다. 최종 결과는 일주일 뒤인 3월 19일 목요일 밤 10시 '미스터트롯의 맛' 토크 콘서트에서 공개된다”며 황급하게 방송을 마무리 했다.
결과를 기다리던 7명은 넋이 나간 표정을 지었고, 마스터들 역시 황당함에 입을 다물지 못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773만여 건이라는 투표는 분명 엄청난 숫자다. 그러나 이 사태의 원인을 오롯이 전 국민의 폭발적인 관심으로 돌리기엔 ‘미스터트롯’의 대응도 미흡했다.
문자 투표 마감 시간부터 발표 보류를 공지하기까지 약 30여 분의 시간이 흘렀다. 바로 집계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판단이 됐다면 불필요하게 시간을 끌기 전에 결단을 내리는 것이 나았다.
10번의 방송을 진행하는 동안 기록적인 시청률, 영상 조회 수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국민 예능’이라는 타이틀만 강조하는 데만 그칠 것이 아니라 이를 토대로 결승전에는 몇 수 앞을 내다보는 준비가 필요했다. 이런 대비도 없이 ‘미스터트롯’은 자신감 넘치게 1인 1 투표도 아닌 중복 투표까지 허용했던 걸까.
방송이 끝난 직후 시청자들의 항의도 쏟아졌다.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새벽까지 마음 졸이며 기다렸던 결과가 고작 발표 보류라는 어처구니없는 사태라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여기에 당장 다음날도 아닌 다음 주 발표도 오해를 낳을 소지가 있음을 지적했다.
시청자들은 프로그램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집계가 너무 많아서 오늘 안 될 것 같으면 공지를 미리 하든가”, “문자가 이렇게 많이 올 줄 예상하고 생방을 진행 했어야죠‘, ”내일도 아니고 다음 주 방송시간에 알려준다고요? 이건 시청자 농락하는 행위입니다“, ”시스템 구축도 제대로 안하고 무책임하게 생방송을 마치나요“ 등의 의견을 냈다.
앞서 ‘미스터트롯’의 전 시즌 격인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 방송 당시 제작진은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 경험이 없던 TV조선에서 프로그램을 만들다보니 노하우와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많은 우려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프로그램을 론칭해 트로트의 전성기를 연 제작진은 기세를 몰아 ‘미스터트롯’을 론칭했고, 시즌 1 이상의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미스터트롯’이라는 그릇을 감당하기에는 아직 시스템이 역부족인 걸까. 전무후무한 발표 보류 사태를 맞으며, 유종의 미 대신 시청자들에 씁쓸함만 남겼다. (사진=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 방송 캡처)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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