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3분의2가 신천지.. 대구 한마음아파트 배경엔 주거취약계층 소외 있다
[경향신문]

대구지역 유일의 ‘여성근로자 임대아파트’인 한마음아파트 주민 대다수는 왜 신천지 교인일까. 코로나19 확진자 46명이 나오면서 국내 아파트 최초로 ‘코호트 격리’(감염자가 발생한 곳을 통째로 봉쇄하는 조치)에 들어간 한마음아파트 주민 142명 중 94명이 신천지 교인으로 확인됐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대구시가 신천지 교인에게 특혜를 준 것인지, 신천지가 저소득 여성 노동자들을 파고들었는지를 두고 논쟁이 일었다.
대구시는 저소득 여성 노동자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자립 기반을 마련하려는 취지로 이 아파트를 직접 운영한다. 입주 자격은 대구지역 사업장에 3개월 이상 재직하고, 35세 이하의 결혼하지 않은 여성으로 제한했다. 취지에 맞게 임대료도 저렴한 편이다. 월세는 2만2000원~5만4000원 수준이고, 보증금은 월세의 4배 수준이다. 계약 기간은 2년으로 1회 연장이 가능하다.
한마음아파트는 1980년대 ‘근로청소년 임대아파트’ 건립 사업의 일환으로 지어졌다. 전두환 정권은 고향을 떠나 공단에 취직한 노동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전국 18개 지역에 임대아파트를 대대적으로 공급했다. 근로청소년 임대아파트의 일부는 ‘여성근로자 임대아파트’라는 이름으로 여성 노동자들에게 공급됐다. 최근 10년간 공단 노동력 감소 등을 이유로 매각을 추진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지만 창원이나 익산 등 일부 지역에선 지금도 운영 중이다. 입주자 대부분은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는 저소득층이다.
2013년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작성한 서울시립근로청소년복지관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입대아파트 입주 기준은 월 소득 150만원 이하였다. 총 898명의 입주자 중 77%가 월 101만~150만원, 23%가 51만~100만원을 벌었다. ‘저소득층 주거지’라는 낙인 때문에 입주자들이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현상도 발견됐다. 보고서는 입주민들이 외부에서 이 아파트를 ‘여자기숙사’ ‘복지아파트’로 바라본다고 느꼈다고 기록했다. 입주자 간 유대감이나 소속감, 연대의식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일각에서는 대구시 운영 임대아파트에 신천지 교인들이 다수 입주한 점을 들어 대구시 책임론을 주장한다.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은 지난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애초부터 최근 4년간 지원자의 대다수가 신천지 교인이거나, 아니면 대구시가 입주자 선발과정에서 신천지 교인들에게 특혜를 준 것”이라고 썼다.
주민 3분의 2가 신천지 교인인 배경엔 경제·사회적으로 소외된 주거취약계층의 현실이 깔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저소득층이 신천지 같은 종교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먼저 살펴야 한다는 취지의 목소리다.
2014년 강제퇴거 위기의 구로구 여성근로자 임대아파트 입주민을 지원한 최창우 집걱정없는세상 대표는 “삶에 희망을 느끼지 못하던 저소득층에게 신천지가 파고들었다는 말이 더 정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여성근로자 임대아파트가 없다면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이지만 이들을 위한 주거복지정책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대구시가 신천지 교인들을 위해 시 예산을 배정했다는 의혹 제기가 공공임대아파트 정책 축소 방향으로 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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