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이면 뭐합니까, 팔리지 않는데.." 딸기농가, 수확·판매 부진 '이중고'
[경향신문] ㆍ청주 딸기농장들 ‘시름’
ㆍ포근한 겨울에 병충해 많아 올해 생산량 30% 이상 줄고
ㆍ코로나19로 소비마저 위축…“저장 힘들어 헐값에 넘겨요”

“코로나19 때문에 농산물 택배가 인기라는데 딸기는 턱도 없습니다.”
제철 과일인 딸기 생산농가들이 판매 부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허모씨(45)의 딸기농장. 제철을 맞아 딸기 수확과 출하에 한창 분주해야 할 농장은 한산하기만 했다. 826㎡ 크기의 시설하우스에서는 초록색 줄기에 매달린 딸기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를 수확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제철이면 뭐합니까? 팔리질 않는데….” 흰색 마스크를 쓴 허씨가 수확을 앞둔 딸기를 착잡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최근 딸기 농가들은 수확량 감소와 판매 부진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유난히 포근한 겨울 날씨에 흰가루병 등 병충해를 입으면서 생산량이 30%나 줄어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도 고민거리다. 대면 접촉을 기피해 딸기 직판장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여기에 초·중·고 개학이 미뤄지면서 학교 급식업체에도 딸기 납품을 못하게 됐다. 이전에 허씨는 일주일에 평균 400~500㎏의 딸기를 납품했다.
다른 농가들은 온라인 마켓 등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부진을 타개하고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11번가와 G마켓 등을 통한 지역 농산물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배 늘었다. 또 지난 1~4일 출하된 물량은 지난해 3월 한 달간 판매된 양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딸기는 예외다. 수확 후 4~5일이 지나면 상품성이 떨어져 폐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딸기는 배송 과정에서 손상될 가능성이 커 소비자들 불만이 많이 접수돼 택배가 어렵다”고 말했다.
허씨는 “다른 과일은 저장해 놨다가 판매하면 되지만 딸기는 저장성이 떨어져 이마저도 힘들다”며 “어쩔 수 없이 수확했다가 판매할 곳이 없어 헐값에 유통업체에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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