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선착순 판매의 난점..줄을 설 수 없는 사람들

유호윤 2020. 3. 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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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일) 오전 10시 40분 대구 중구 대구우체국 앞에 있는 경상감영공원 모습입니다.

어제 대구 우체국 앞에서 판매 시작 33분 만에 마스크가 동나자 아쉬움에 발길을 떠나지 못한 한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국무회의에서 "(마스크)공급이 부족하면 그 부족함도 공평하게 분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면서 "어떤 사람은 많이 구입하고 어떤 사람은 여러 차례 줄 서도 못 구하는 등 불평등한 상황을 개선해 달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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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일) 오전 10시 40분 대구 중구 대구우체국 앞에 있는 경상감영공원 모습입니다. 오전 11시부터 판매 시작인데 이미 공원 안엔 인파로 긴 띠가 만들어졌습니다. 11시가 임박하자 줄은 더 길어졌습니다.

1등으로 와 있는 사람은 대체 언제 온 걸까? 물어보니 '아침 8시'라고 합니다. 아침 7시 40분에 나와 3시간을 밖에서 기다린 겁니다. 이렇게 노력해도 손에 쥔 마스크는 딱 5장.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다 보니 벌어지는 모습입니다.

선착순 마스크 판매의 함정


정부는 전국 주요 우체국과 농협 하나로마트 등을 통해 공적 마스크를 풀고 있습니다.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 물량은 제한돼 있으니 현재는 '선착순'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선착순, 얼핏 보면 가장 합리적인 방법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감염 우려가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조하는 지금, 마스크를 사려면 역설적으로 인파에 섞여 긴 줄을 서야 하는 겁니다. 어제 KBS 취재진이 마스크를 사러 나온 확진자를 만난 것 같은 예상 못 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시민들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이면 혹시라도 감염될까 겁난다. 그런데 여기 아니면 마스크 구하기 힘드니까 어쩔 수 없이 왔다"고 말합니다.

줄을 설 수 없는 사람들


무엇보다 개인 사정으로 줄을 설 수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제 대구 우체국 앞에서 판매 시작 33분 만에 마스크가 동나자 아쉬움에 발길을 떠나지 못한 한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홀로 사는 탓에 마스크를 대신 구해다 줄 가족도 없어 직접 걸음을 하셨다는 한 할머니. "다리가 아파 오래 서 있을 수가 없어서 줄이 줄어들까? 옆에서 기다렸는데 결국 못 구했다"며 탄식을 내뱉으셨습니다. 통장에게 지급 받은 건 지금까지 딱 1장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취재진이 가진 마스크를 몇 장 드렸지만 이마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떨어질 겁니다.


길가에서 노점을 하는 또 다른 할머니는 장사 때문에 아예 우체국 앞에 가지 못하셨습니다. 할머니 얼굴엔 일회용 마스크가 아닌 방한용 면 마스크가 씌어 있었습니다. "장사하려면 불안하니까 마스크는 써야 할 거 같은데, 일회용 마스크는 살 수가 없어서 면 마스크 2장을 번갈아 쓰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불평등한 마스크 분배 … 신속히 바꿔야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국무회의에서 "(마스크)공급이 부족하면 그 부족함도 공평하게 분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면서 "어떤 사람은 많이 구입하고 어떤 사람은 여러 차례 줄 서도 못 구하는 등 불평등한 상황을 개선해 달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선착순 방식'은 안전하지도 공평하지도 않습니다. 이미 관련 기사 댓글엔 주민센터에서 각 세대주를 확인해 공급해 달라는 합리적인 제안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마스크 한 장이 소중한 지금 공평한 마스크 배분을 위한 변화가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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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윤 기자 (liv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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