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 겪는 위스키, 免 전용 제품 강화하는 이유는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위스키 업체들이 잇따라 면세점 전용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최근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족'이 늘어나면서 면세점을 통해 고급 주류를 구입하는 이들이 점차 증가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2일 위스키업계에 따르면 디아지오, 페르노리카, 맥캘란 등 위스키 업체들은 주 52시간 근무제, 김영란법, 경기 침체 등으로 위축되고 있는 업소용 시장 대신, 홈술족 덕분에 시장이 커지고 있는 면세 주류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국내 증류식 소주, 위스키, 브랜디 등 국내 고도주 시장 규모는 2006년 8천억 원에서 2018년 4천억 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2018년 위스키 수입량은 1만9천966t으로 2016년과 비교하면 5%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10월까지의 수입량은 1만6천196t으로 역시 전년대비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유흥주점에서 접대용으로 위스키 제품들이 주로 소비가 됐다"며 "최근 몇 년간 주 52시간 근무제, 김영란법 등으로 관련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데다, 올해부터 '리베이트 쌍벌제'까지 시행되면서 매출 확대는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발렌타인 23년, 맥캘란 컨셉 넘버 투, 카발란 솔리스트 ex-버번 [사진=각 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03/02/inews24/20200302151700287dhuu.jpg)
이처럼 '윈저', '임페리얼' 등 업소에서 많이 소비되던 로컬 위스키 인기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반면, '가심비'와 '스몰 럭셔리'를 추구하는 홈술족을 중심으로 '조니워커', '발렌타인' 등 인터내셔널 브랜드들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국주류수입협회에 따르면 국내 인터내셔널 스카치 위스키 시장은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연 평균 7%대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수입 스카치 위스키 시장에서 점유율 1위(28%)인 발렌타인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연평균 9.2%씩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와 가심비를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홈술용으로 위스키를 구입할 때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제품이나, 아예 연산이 높고 비싼 제품을 고르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들이 고가의 인터내셔널 브랜드를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하고자 면세점을 주로 이용하고 있어 각 업체들이 이를 공략하기 위해 면세점 전용 제품을 더욱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선 곳은 페르노리카다. 페르노리카는 지난 한 해 동안만 7월 '발렌타인 30년 캐스크 에디션 한정판', 9월 '발렌타인 23년', 11월 '발렌타인 21년 골든 제스트 한정판', 12월 '로얄살루트 25년 트레저드 블렌드' 등 4개 제품을 연달아 내놨다.
면세 채널 강화에 먼저 나선 곳도 페르노리카다. 페르노리카는 지난 2015년부터 '로얄 살루트 이터널 리저브', '시바스 리갈 얼티미트 캐스크 컬렉션', '발렌타인 21년 아메리칸 오크', '발렌타인 30년 캐스크 에디션' 등을 매년 면세점 전용으로 선보여 왔다.
디아지오는 2016년 '조니워커 아일랜드 그린'을 비롯해 '싱글톤 글렌듈란', '고든스 핑크', '텐커레이 세빌라 앤 말라카' 등을 면세점에서 판매 중이며, 맥캘란은 지난해 3월 '맥캘란 컨셉 넘버원(No.1)'을 선보인 데 이어 이달부터 '맥캘란 컨셉 넘버투(No.2)'도 국내 공항에서 판매키로 했다.
수지 스미스 에드링턴 글로벌 면세점 총책임자는 "컨셉 넘버1의 호평에 힘입어 넘버2도 연이어 출시하게 됐다"며 "이번 컨셉 시리즈 제품은 면세점 전용 제품에 대한 맥캘란의 혁신적인 마케팅 방법으로, 앞으로도 면세점에 더 나은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골든블루가 수입·유통하며 유명해진 대만 위스키 '카발란'도 국내서 판매되고 있는 '솔리스트 쉐리', '솔리스트 포트' 2종 외에도 면세용으로 '솔리스트 ex-버번', '솔리스트 비노 바리끄'를 지난달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는 면세점 시장에서 싱글몰트 위스키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전략으로, 앞으로 커지고 있는 가정용 주류 시장 공략을 위해 면세채널을 적극 활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 채널은 국내 지사가 아닌 위스키 업체 본사에서 직접 면세 전용 상품으로 납품하고 있다"며 "면세 제품들은 본사 전략에 맞춰 움직이기 때문에 국내 지사에선 자세히 알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면세점 전용 제품의 경우 기존 일반 제품들과의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출시해 일반 제품과의 차별성을 높이고 있다"며 "해외 여행이 일반화되고 면세점에서의 제품 구매도 늘어나 앞으로 면세점 전용 제품들의 출시가 이어질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인천공항 제2터미널점 주류 매장 전경 [사진=롯데면세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03/02/inews24/20200302151701343mjxr.jpg)
이에 맞춰 면세점들도 홈술족을 끌어들이기 위해 주류 매장을 차별화 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점에 주류·담배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면세점은 국내 업계 최초로 발렌타인과 로얄살루트, 헤네시, 조니워커 등 일부 브랜드들을 고급 단독 매장(부티크) 형태의 '플래그십 매장'으로 조성해 눈길을 끌었다. 이곳에서는 주류 매장 전체가 '바(BAR)'로 형성돼 프리미엄 주류 제품을 시향·시음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신세계면세점도 세계 면세업계 최초로 루이비통 모엣헤네시(LVMH)의 대표 위스키 브랜드인 '글렌모린지 시그넷' 부띠끄를 작년 9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탑승동에 오픈했다. 이곳에서는 면세 한정인 테인, 두탁, 캐드볼, 프리스티지 라인의 19년산과 시그넷, 그랑빈티지 1993 등 다양한 라인을 구비하고 있으며 시향, 시음도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여행객이 증가하고 면세점에서 판매 상위에 오르는 제품이 술이라는 점을 고려해 주류 제조사에서 고품질의 제품을 면세점에서 먼저 출시한 후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로컬에서 운영 가능한 제품 수가 제한적이다 보니 위험도가 비교적 낮은 면세채널에서 먼저 론칭해 소비자 반응을 테스트한 후 성공하면 로컬에도 론칭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홍성택과 함께하는 희망찾기 등산·트레킹 교실▶아이뉴스24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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