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마스크' 왜 우체국에서 팔까
코로나19(COVID-19)가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자 정부가 긴급 대책을 꺼내 들었다. 하루 생산되는 마스크의 절반을 수급, 우체국·농협 하나로마트·약국 등 공적 판매처에서 판매하겠다는 것.
우체국을 총괄하는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27일 오후 대구·청도 우체국부터 다음날 오후 전국 읍·면 지역 우체국에서 마스크 판매를 시작했다. 다음 주부터는 전국 1400여개 읍·면 우체국에서 매일 50만장의 마스크를 공급한다.
하나로마트나 약국에서 마스크 파는 건 이해가 되지만, 우체국에선 왜 마스크를 팔게 됐을까.
전국에 퍼져 있는 우체국 수는 총 3462개다. 제주도에만 해도 47개국, 강원도에도 205개국이 있다. 정부가 이번에 공적 물량 수급을 결정한 읍·면 지역 우체국은 약 1400곳으로 전국 우체국의 40% 정도다.
여타 시설과 비교해도 우체국은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편의점이나 약국, 대형마트 등은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찾기 힘들다.
농어촌·산간 지역민과 도시민간 정보 격차도 현격하다. 가뜩이나 수급난으로 마스크 구입이 어려운데 판매 정보마저 뒤처진다. 우정사업본부가 읍·면 지역 우체국을 마스크 우선공급처로 꼽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취약·소외 계층을 중심으로 마스크를 공급할 최적의 사업자로 꼽은 것.
당시 6만~8만개에 달하는 매트리스를 수거하는데 3만명의 집배원과 우체국 행정직원이 동원됐다. 작업은 주말에 진행됐다. 우체국은 정부의 가계 통신비 저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알뜰폰 판매도 대행한다.
국난 상황에서 최일선에 투입되고 보편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경영 여건은 녹록치 않다. 각종 고지서와 우편물이 이메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대체되며 해마더 적자를 보고 있다. 우편사업부문 적자 규모는 2018년 1450억원에서 지난해 2000억원을 넘겼다.
설상가상으로 집배원들의 초과 근무, 과로사 문제 등으로 노사 내홍까지 이어져왔다. 구조적 문제다. 우정사업본부는 일반회계가 아닌 자체 특별회계로 운영된다. 세금이 아니라 우체국이 직접 번 돈으로 운영하고 인건비를 충당하는 구조다. 적자가 이어지다 보니 예산이 늘 빠듯하다. 집배원 인력 증원을 통한 근무 여건 개선이 쉽지 않은 이유다. 급기야 지난해 노사갈등으로 사상 초유의 우정총파업 직전 상황까지 갔다가 극적 합의가 이뤄지면서 철회됐다. 그러나 근본적인 경영구조의 문제이기 때문에 불씨는 여전하다.
우본이 제공하는 보편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정부의 재정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미 올 상반기에만 우체국 171개소가 문을 닫게 돼 지역사회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우본은 자구책의 일환으로 2023년까지 전국 직영 우체국의 절반가량인 677개 우체국을 닫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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