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에 뒤덮인 지구, '바이오플라스틱' 대안될까

황민규 기자 2020. 2. 2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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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TALK]
플라스틱은 우수한 가공성, 물성 우수, 낮은 비중, 저렴한 가격 등으로 풍요로운 일상생활에 큰 공헌을 해 왔다. 반면 대량의 폐비닐, 스티로폼, 플라스틱 용기 등의 사용 후 발생되는 폐기물의 소각이나 매립에 따른 환경부하, 다이옥신 등 환경호르몬 배출, 폐기물의 불완전 연소에 의한 대기오염 발생 등과 같은 심각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연일 문제가 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소각 및 폐기가 어려운 고분자 폐기물은 2016년에 이미 전체 쓰레기의 13%를 상회했으며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매년 800만 톤 이상이 해상에 흘러 들어가고 있어 2050년까지 해양에 서식하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이 존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한국의 플라스틱 폐기물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월등히 많은 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은 98.2kg으로 세계 1위다.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에 따르면 세계에서 미세플라스틱으로 가장 많이 오염된 지역 2위와 3위가 각각 인천 및 낙동강 하류로 밝혀져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해안들을 가지고 있는 심각한 상황을 맞이했다.

이가운데 플라스틱을 천연소재와 결합한 방식으로 생산해 환경친화적으로 분해될 수 있는 바이오 플라스틱이 신소재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일부 소재의 경우 이미 시장에서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으로 옥수수계 플라스틱으로 불리는 PLA가 있다. 스타벅스 등 대형 기업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PLA는 옥수수 추출 성분으로 합성된 플라스틱으로, 땅에 묻으면 완전히 생분해가 되고 유해성분이 남지 않는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기술은 셀룰로오스와 키틴(키토산 전구체)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 플라스틱이다. 이 성분은 매년 약 100억~1000억톤 가량을 자연에서 생산할 수 있다. 인류가 매년 생산하는 플라스틱이 3억톤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양이다. 셀룰로오스는 식물을 구성하고 있는 주요 성분이고, 키틴은 육상에서 곤충과 버섯, 해양에서 게나 가재와 같은 갑각류의 표피를 구성하는 성분이다.

셀룰로오스와 키틴은 모두 탄수화물이며 인류가 오랫동안 직간접적으로 섭취했던 만큼 안전성이 검증돼 있다. 두 소재는 유사한 구조를 가진다. 200~500nm 길이와 2~30nm 두께를 갖는 막대기 모양의 결정들이 비결정질에 의해서 기차처럼 이어져 섬유상을 이룬다. 결정 내부에는 분자들 간의 수소 결합이 매우 치밀하게 발달해 높은 탄성계수, 낮은 기체 투과율, 낮은 열팽창 계수를 가져 복합소재의 보강제로서 매력적이다.

기존의 바이오 플라스틱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기존의 석유계 플라스틱과 비교하면 부족한 기계적 물성이었다. 물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무기 나노입자들이 도입됐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 무기 입자는 바이오 플라스틱에 분산시키면 계면 에너지가 높아 응집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고 또 분해되지 않는 무기 입자는 바이오 플라스틱의 친환경 가치를 해치기도 한다.

반면 셀룰로오스와 키틴은 바이오 플라스틱의 보강제로서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다. 우선 셀룰로오스와 키틴은 유기 입자로서 고분자 소재와의 계면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낮을 뿐 아니라, 셀룰로오스 및 키틴 사슬에 있는 에테르(ether), 히드록시 그룹은 바이오 플라스틱과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셀룰로오스와 키틴은 바이오 플라스틱과 혼화성(混和性⋅두 가지 이상의 액체가 임의의 비율로 섞여 균일한 혼합물이 되는 성질)이 상대적으로 높다. 혼화성이 높다는 의미는 기계적 보강 효과가 높다는 의미다. 또 셀룰로오스와 키틴은 자연적으로 분해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유영선 가톨릭대학교 생명공학전공 부교수는 "바이오 플라스틱은 과거 일회용품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지만 바이오베이스 플라스틱, 산화생분해 플라스틱을 중심으로 한 기술이 발전되면서 적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 급속히 늘고 있다"며 "또 그 적용 분야가 식품 포장재, 농업 및 원예 용품 분야, 건축 토목 분야, 조경 분야, 산업용 포장재, 문구 파일 분야, 산업용품, 소가전, 자동차 내장품 등으로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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