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토크②] 쿠드롱 "나도 PBA 부부선수"..아내·한국·당구 스토리

정명의 기자 2020. 2. 2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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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출범한 프로당구(PBA-LPBA)에는 부부 선수들이 꽤 있다.

'PBA의 간판' 프레드릭 쿠드롱(52·벨기에·웰컴저축은행)도 그중 한 명이다.

김치빌리어드는 당구용품 브랜드로 쿠드롱의 스폰서 중 하나다.

그에게 아내, 당구, 그리고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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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쿠드롱이 부인 아말 나자리과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김치빌디어드 본사 스튜디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2.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지난해 6월 출범한 프로당구(PBA-LPBA)에는 부부 선수들이 꽤 있다. 'PBA의 간판' 프레드릭 쿠드롱(52·벨기에·웰컴저축은행)도 그중 한 명이다.

쿠드롱을 만난 것은 지난 26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김치빌리어드 본사 스튜디오에서였다. 김치빌리어드는 당구용품 브랜드로 쿠드롱의 스폰서 중 하나다. 쿠드롱은 예정보다 앞당겨진 출국을 하루 앞두고 인터뷰에 응했다.

'푸근한 인상의 옆집 아저씨'같은 인상으로 등장한 쿠드롱은 사진 촬영을 위해 큐를 잡고 10여분 간 가볍게 몸을 풀었다. 아내 아말 나자리(39·스페인)가 지켜보는 가운데 연습이었음에도 감탄사가 터져나오게 하는 멋진 샷을 연발했다.

나자리는 LPBA에 등록돼 있는 선수다. 지난해 10월 쿠드롱과 결혼해 부부 선수로 뛰고 있다. 쿠드롱이 사진 촬영 중 이따금 익살스러운 표정과 동작을 보여주면 나자리도 웃음으로 화답했다. 인터뷰는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PBA 진출 전 세계캐롬당구연맹(UMB) 등록 선수로 활약하며 토브욘 브롬달(58·스웨덴), 다니엘 산체스(46·스페인), 딕 야스퍼스(54·네덜란드)와 함께 '3쿠션 4대천왕'으로 불린 쿠드롱. 그에게 아내, 당구, 그리고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프레드릭 쿠드롱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김치빌디어드 본사 스튜디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2.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당구를 시작한 계기가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보다, 벨기에에서 당구를 많이 치는지 궁금하다.

▶당구대를 사용할 수 있는 키가 됐던 8살 때부터 당구를 시작했다. 아버지가 3쿠션 선수였다. 예전부터 벨기에에선 당구가 굉장히 인기 스포츠다. 한국과 분위기는 좀 다르다. 한국은 당구만을 위해 당구장을 찾지만, 벨기에에서는 바(BAR) 한가운데 당구대가 있어 친구들과 술을 한 잔 마시러 가서 담배를 피우면서 당구를 치는 그런 분위기다.

-술·담배를 전혀 안한다고 들었는데. 그럼 벨기에 당구 문화와는 잘 맞지 않았겠다.

▶(웃음) 그렇긴 하다. 난 담배를 싫어한다. 담배 피는 다른 사람들 옆에 있는 것도 싫고, 술 마시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4대천왕이라는 별명을 알고 있나.

▶알고 있다. 마음에 든다.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했고 다른 종목 대회에도 출전해 우승을 했기 때문에 유명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3쿠션과 다른 종목 대회에서 모두 다 우승해본 선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4대천왕 중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선수가 있나.

▶UMB 등록 선수로 뛰고 있는 선수들이라 언급하기 조심스럽다.

-그럼 PBA에서 라이벌을 꼽는다면.

▶라이벌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모두 상대하기 어려운 선수들이다. 라이벌을 만들면 괜히 의식해서 긴장하게 된다. 굳이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내도 당구선수다. 서로 경기력에도 도움을 주고받는 부분이 있나.

▶당연하다. 내가 아내에게 가르쳐주기는 하는데, 아내는 집에서 해야 할 일이 더 많기 때문에… 농담이다. (웃음) 아내는 프로 선수로서 야망보다는 경기를 좋아해서 재미를 위해 친다. 지금 당장은 당구로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경기마다 관중석에 나자리의 응원하는 모습이 보인다. 힘이 나겠다.

▶아내가 나보다 더 긴장하는 것 같다. 플레이하는 것 보다 보면서 응원하는 편이 더 긴장될 것 같긴 하다.

프레드릭 쿠드롱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김치빌디어드 본사 스튜디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2.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쿠드롱은 어떻게 훈련을 하는지 궁금해 하는 동호인들도 많을 것 같다. 비결같은 것이 있나.

▶비결이라고 할 것은 없다. 한 가지를 얘기한다면, 내가 좋아하지 않는 포지션, 내가 성공률이 낮은 샷 위주로 연습한다. 특별한 게 아니다.

-인터벌이 짧아서 보는 맛이 있다는 평가도 있다.

▶공이 서면 뭘 쳐야 할지 직감적으로 딱 보인다. 시스템(계산법)을 사용하지 않고 그냥 내 느낌대로 친다. 100% 확신을 갖고 친다.

-당구를 위해 웨이트트레이닝 등 다른 운동을 하는 게 있다면.

▶난 꽤나 게으른 편이다. (웃음) 다른 운동은 하지 않는다. 그냥 산책 정도다.

-당구를 잘 치기 위해서는 근력도 필요한 것 아닌가.

▶딱히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그렇게 힘이 센 편이 아니다. 당구에서 중요한 것은 침착함과 훈련, 집중력이다.

-하루에 연습은 얼마나 하나.

▶때에 따라 다르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하려고 한다. 어렸을 때는 연습을 더 많이 했다. 이제는 금방 피로해지기 때문에 휴식이 더 필요하다. 이젠 내 능력과 지식에 의존한다. 그리고 피곤한 상태에서 오랫동안 하는 것 보단 집중해서 짧은 시간을 하는 편이 낫다.

-PBA는 경기 방식이 다르다. 특히 서바이벌 방식(동호인들 사이에 널리 퍼진 이른바 죽방)은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서바이벌은 정말 어렵다. 서바이벌을 뚫고 세트제로 올라가면 좀 더 편안한 느낌을 받는다. 서바이벌 방식에서는 30초 안에 샷을 해야 하는데, 그 뒤로 5~6분 동안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자주 온다.

또한 서바이벌은 아무리 잘해도 상대방을 컨트롤하기 어렵다. 4명이 함께 치르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1대1은 공격에 집중할 수도, 방어에 치중할 수도 있어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세트제 역시 UMB의 40점제랑 차이가 있을텐데.

▶원래 월드컵은 세트제로 열렸다. UMB가 경기 시간을 늘리기 위해 방식을 바꾼 것이다. 내 당구 인생 대부분은 세트제였다. 나는 세트제를 좋아한다.

프레드릭 쿠드롱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김치빌디어드 본사 스튜디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2.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한국에 팬들이 많다.

▶기분 좋다. 벨기에에서뿐만 아니라 한국 길거리나 공항에서도 날 알아보고 사진을 함께 찍자는 팬들이 많다. 어디를 가든 알아보는 사람들이 꽤 있다.

-한국 음식과 잘 안맞는다던데. 할 줄 아는 한국말도 있는지.

▶음식은 어렵다. 한국의 치킨, 양념 소갈비는 좋아한다. 그렇다고 다른 음식들을 아예 못 먹는 것은 아니다. 치킨과 밥을 함께 먹으면 정말 맛있다. 한국말은 조금 알아듣는다. 할 수 있는 말은 "피곤해" 정도다. (웃음)

-현재 한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왕중왕전 성격의 PBA 파이널도 잠정 연기된 상황. 이에 쿠드롱도 예정보다 빠른 지난 27일 벨기에로 돌아갔다) 한국팬들에게 응원 메시지 부탁한다.

▶모두들 조심하고, 건강하길 바란다. 밖에 많이 나가지 말고 마스크를 꼭 쓰고 다녀야 할 것 같다. 상황이 금방 나아져서 다시 돌아와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doctor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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