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진료라도 해달라"던 60대..결국 중환자실로
[뉴스데스크] ◀ 앵커 ▶
병실을 기다리던 70대 확진 환자가 상태가 나빠져서 병원으로 이송한 직후 숨졌다는 안타까운 소식, 어제 전해드렸죠.
이 소식에 하루 앞서 저희는 보건소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확진 환자인데 담당 공무원하고 전화 진료라도 하고 싶다"는 메모를 써붙인 어느 노부부 얘기를 보도해 드렸습니다.
이 분들 안부가 궁금해서 저희가 확인해 봤더니 병실을 기다리다 상태가 나빠져서 결국 중환자실로 이송됐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이틀전 대구의 한 보건소 앞에 차량 한 대가 서있습니다.
앞 유리에는, 전화 진료라도 받게 해달라는 애타는 사연이 붙어있습니다.
차 주인은 이 날 아내와 함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씨.
확진 전부터 38도의 고열과 근육통에 시달렸지만, 병실을 받지 못했습니다.
[A씨/자가격리 확진환자 (지난 26일)] "호흡이 가빠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괜찮더니 호흡이 가빠요. 서열이(진료 순서가) 밀렸는지 (진료 예약도) 안 되네요. 지금 열이 38.8도까지 가고..."
A씨는 결국 자가격리 도중 호흡 곤란 증세가 심해져 어제 대학병원 중환자실로 실려갔습니다.
[A씨 가족] "(보건소에서는) 아무 연락이 없었고, 어떤 약도 처방받지 못했었고, 그런 상태에서 그냥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하다가 119로...아빠는 지금 굉장히 상황이 (안 좋아요). 인공호흡기를 단다, 만다 뭐 이런 상황..."
경증 환자로 분류됐다 어제 자가격리 중에 숨진 13번째 사망자 역시 마찬가집니다.
의학적 지식이 없는 일반 공무원이 환자를 관리하다 보니, 중증으로 발전할 수 있는 환자를 제대로 가려내지 못한 겁니다.
논란이 일자, 대구시는 지역 첫 환자가 나온지 열흘 만에, 의료진을 투입해 자가격리 환자를 관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권영진/대구시장] "대구시의사회 소속 의사 70여 명이 1인당 환자 10~30명 정도를 직접 관리하면서.. 환자들과 담당 의사 간 24시간 핫라인을 구축하였습니다."
그렇지만 환자의 중증도를 어떻게 구분할 지 등, 아직 기준조차 없습니다.
[권준욱/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환자를 경증부터 최고로 위중한 경우까지 4단계로 나눠서 각 환자의 상태에 맞는 입원·격리·관찰 등 구분을 하는 안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상이 없어 집에 있는 환자는 대구에만 790명.
어제 하루 사이 200명 넘게 늘었습니다.
대구시는 모든 환자가 병원에서 치료받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병상도 의료진도 태부족인 상황에서 자가격리 중 악화되는 환자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대구))
손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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