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주의자의 미식여행>'탱글' 톡 터지는 굴.. '아삭' 톡 쏘는 갓 .. 여기는 '여수 맛바다'



■ ‘음식의 도시’ 전남 여수
- 유자가든 ‘굴구이’
압도적 크기의 팬·큼직한 굴
부글부글 끓는 물거품도 재미
- 로스터리 카페 ‘커피게로스’
‘엑스포 공원’ 해안도로 풍광
‘생딸기 우유 케이크’가 별미
- 쫑포 밤바다 포차 ‘여수 삼합’
돌문어·전복·버섯·삼겹살에
삭힌 갓김치·배추김치 조합
- 여수 별미 ‘갓김치’
해풍 맞은 돌산갓이 최고
홍갓, 주로 물김치 담그고
흔히 먹는 갓김치는 청갓
쌉쌀함에 발효 풍미 더해
전남 여수시는 음식의 도시라 할 만하다. 다양한 해산물이 풍성하며 갓김치 등 전통 음식도 맛볼 수 있다. 또 젊은이들이 몰려드는 바닷가 카페와 포장마차도 여수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떠나기가 어려워진 모두를 위해 밤바다가 아름다운 도시 여수의 맛집을 지상으로 전한다.
여수 하면 굴이다. 늘 연말이면 지인들과 어김없이 직송 생굴과 스파클링와인으로 한 해를 정리하곤 했었다. 지난해 겨울 모임은 모두 바쁜 일정으로 불발로 끝났지만 얼마 전 아쉬움을 만회할 기회가 있었다. 여수EXPO역에 도착하자마자 차를 빌려 타고 굴구이로 유명한 ‘유자가든’으로 향했다. 너무 일찍 도착했는지 식당은 아직 점심장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가게 앞 유자나무를 지나서 뒤돌아 방파제 쪽으로 걸어가 보니 식당에서 관리하는 수조에 어마어마한 양의 굴이 보관돼 있었다. 불경기라지만 이 식당에서 소비하고 있는 굴의 양을 가늠하지도 못할 정도였다. 수조 안에는 생굴이, 식당 출입문 앞과 식당 내부에는 온통 가는 곳마다 굴 껍질이 끝도 없이 보였다. 굴은 이 집의 정체성이자 식당을 장식하는 최고의 인테리어 소품이기도 했다. 이곳의 대표 메뉴 굴구이를 주문했다. 굴구이라고 소개했지만 굴찜과 비슷했다. 큰 사각 팬에 물을 넣고 굴을 통째로 껍질째 끓이면 속이 익으면서 껍질이 벌어지게 된다. 이때 굴의 알맹이를 꺼내 먹으면 된다. 압도적인 크기의 팬에 끓고 있는 큰 굴과 부글부글 끓어 솟아오르는 물거품 등을 보고 있자면 재미마저 느끼게 된다. 그뿐 아니다. 왼손에 비닐장갑, 목장갑을 차례로 낀 다음 잘 익은 굴 하나를 잡아든 후 오른손으로는 굴 알맹이를 꺼내먹는다. 굴구이는 체험형 음식이다. 쌓여가는 굴 껍질이 어느새 테이블 밑에 놓여 있던 큰 철제바구니를 가득 채워 넘칠 무렵 굴죽과 굴 라면은 굴과의 이별의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은은한 굴죽의 향과 맛, 굴 라면의 시원함까지, 지금도 잊히지 않는 여수의 맛으로 기억하고 있다.
여수 별미 중 어딜 가나 빠지지 않는 갓김치는 쌉쌀한 맛과 씹는 감촉이 일품이다. 갓김치에 대해 궁금해져 전문가를 만났다. 한국 슬로푸드 전남연합회 회장 겸 여수지부장이자 여수 향토요리 문화학원의 김명진 원장을 만나 여수 갓김치에 대해 질문했다. “해풍을 맞고 자란 여수의 갓 중 돌산 갓은 그중 최고로 칩니다. 홍갓, 청갓 두 가지 중 홍갓으로는 주로 물김치를 담그고 우리가 보통 즐기는 갓김치는 청갓으로 담급니다. 쉽게 무르지 않고 톡 쏘는 맛이 일품이거든요.” 김 원장은 이어 갓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방법도 소개했다. “황태, 대파, 양파, 다시마를 끓여 낸 육수를 사용합니다. 새우젓이나 까나리 젓갈을 주로 사용하는데 저는 갈치속젓도 함께 넣습니다. 추운 겨울에는 찹쌀풀을 사용하고 여름에는 밀가루 혹은 전분을 사용해 농도를 맞춥니다. 여기에 보통 고춧가루와 건고추를 30분 정도 물에 불려 갈아서 사용하면 곱고 화려한 색깔이 나오지요.” 그가 만든 갓김치를 맛보았다. 색도 모양도 고왔다. 매콤하고 칼칼한 맛은 또렷이 남아 있었지만 부드러웠고 갓 특유의 쌉쌀함 역시 김치가 발효하면서 생긴 풍미와 어우러져 깊고 풍성한 맛을 냈다. “갓은 열에 약해 물러지기 쉽고 이파리 색이 노랗게 변하기 쉬운데 모든 음식 만들기가 그렇듯 재료 준비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요즘 갓의 활용은 갓김치뿐만 아니라 다양한 피클로도 개발돼 맛과 풍미 역시 확장되고 다양화하고 있다. 얼마 전 바비큐 집에서 갓으로 만든 피클을 경험했는데 갓의 쌉쌀함과 피클 초의 산도가 만나 맛과 향이 증가하고 기름기 중화에 도움이 됐다. 이렇듯 앞으로 갓의 다양한 변신도 기대된다. 갓김치를 좋아한다면 여수는 최고의 도시다. 최대한 많이 즐기고 전통시장에서 구매해보는 것도 좋겠다.
로스터리 카페로 유명한 ‘커피게로스’에 방문하기 위해 소라면 죽림리로 향했다. 여수 엑스포 공원에서부터 해안도로를 통해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며 갈 수 있다. 커피게로스 죽림점에 다다르니 입구에서 바로 보이는 로스팅 룸과 넓은 실내 공간 그리고 대형 더치커피 추출장치가 눈에 띄었다. 커피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 가루는 건조시켜 손님들에게 필요한 만큼 모종 삽으로 떠 가져갈 수 있도록 매장 한 편에 비치해 놓았다. 테이블은 넉넉한 간격으로 배치돼 편안하게 대화를 즐길 수 있었다. 계절 디저트뿐만 아니라 케이크, 쿠키, 생과일주스 등도 함께 판매하는데 요즘은 딸기를 활용해 직접 만든 ‘생딸기 우유 케이크’가 별미다. 이곳에서 직접 만드는 대표 계절 디저트로 은박 포장 용기에 생크림을 사이에 바른 2단 케이크 빵 위로 크림치즈를 두툼하게 바른 후 생딸기를 통으로 가득 올려 만들었다. 커피와 잘 어울릴 뿐 아니라 계절 디저트로 손색이 없다.
해는 점점 길어지고 있지만 아직 일몰은 빠른 계절이다. 해가 떨어지자 주변의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고대했던 여수의 밤이 찾아왔다. 항구를 곁에 두고 이순신 광장로를 따라 산책하기 좋았다. 이곳은 낭만포차거리로 유명했던 곳이다. 교통체증을 없애고 시민들의 쾌적한 환경조성을 위해 포장마차들은 지난해 말 모두 이전해 가고 한적하고 조용한 곳으로 변화됐다. 여수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이 거리를 ‘여수 삼합’ 거리로 지정해 음식 특화거리를 만들었다. 점차 화려한 조명도 경쟁처럼 빛나고 있었다.
여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여수 삼합이다. 여수 삼합은 돌문어, 전복, 새우, 관자 등의 해산물과 새송이버섯, 팽이버섯, 단호박, 시금치, 콩나물 등의 야채와 삼겹살, 그리고 삭힌 갓김치, 배추김치 등에 매콤한 양념을 하고 두툼한 무쇠 팬에 기름을 둘러 볶아서 즐기는 음식이다. 맛도 눈도 즐거운 이 음식은 여수 바다를 앞에 두고 즐기기에 딱 좋은 여수의 별미다. ‘쫑포 밤바다 포차’로 향했다. 쫑포란 여수 사람들이 발음하는 ‘종화동’의 애칭이다. 이곳의 김영숙 사장을 만났다. “여수에서 한정식집을 15년 넘게 운영해 왔어요. 장이며 갓김치, 배추김치 모두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고 삼합에 사용되는 양념장도 사과, 배, 양파 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 모두 직접 만들고 있어요.” 이곳의 대표메뉴 ‘돌문어 해물삼합’을 주문했다. 돌문어를 비롯해 새우, 관자, 전복, 새송이버섯, 팽이버섯, 그리고 단호박 등의 신선한 재료가 풍성했다. 삼겹살이 구워지며 고소한 기름을 발산하면 재료들은 자연스레 익으며 볶아졌다. 여기에 매콤한 양념장과 삭힌 김치 등에서 나오는 감칠맛이 어우러지니 이것은 또 다른 산해진미였다. 무엇보다 재료 자체가 신선하니 양념은 그저 거들뿐이었다. 굳이 양념장의 매콤함이 절실하지 않다면 처음에는 양념장 없이 즐기다 조금씩 더하며 점점 맵게 즐겨봐도 좋겠다. 팬에 볶아낸 재료가 거의 다 없어져 갈 때쯤 날치알 볶음밥 혹은 다양한 해물을 넣어 끓인 돌문어 해물라면으로 마무리하면 완벽하다.
강태안 미식여행가
■ 미식가이드
굴구이로 유명한 ‘유자가든’(061-654-5100)은 여수시 만흥동 97-6, 방파제 옆에 위치해 있다. 굴구이(대) 5만 원·(중) 4만5000원, 게장백반 1만2000원, 굴라면 5000원, 굴죽 2000원. 길 건너 새로 지은 빌딩에 있는 ‘유자식당’은 백반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곳이다.
여수의 향토요리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여수 향토요리 문화학원’(061-692-4327)은 신기동 71-2, 3층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는 남도 김치뿐 아니라 생활요리, 상업요리, 창업요리, 제과·제빵 등 요리와 관련한 모든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여수 삼합을 잘하는 ‘쫑포 밤바다 포차’(061-664-7372)는 이순신광장로 159번지 골든비치펜션 1층 106호에 위치해 있다. 돌문어해물삼합 4만5000원, 돌문어꽃게해물탕 5만 원, 여수서대회무침 3만 원, 키조개, 전복 등이 들어간 돌문어해물라면 1만5000원.
로스터리 카페 ‘커피게로스’(061-666-7300)는 소라면 죽림리 1198-1에 위치해 있다. 카페 아메리카노 4000원, 카페라테 4500원, 생딸기 우유 케이크 6500원. 여수 돌산 갓김치를 구매하고 싶다면 ‘전통시장 서시장’(061-641-7599)을 추천한다. 서교동 534-23에 위치해 있다. 갓김치뿐 아니라 젓갈, 반찬,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고 있는 음식 골목에 집중적으로 모여 있다. ‘친정김치’(061-043-0448), ‘돌고래 갓김치’(061-642-9935)가 유명하며 즉석에서 만드는 모습도 구경할 수 있고 김치맛도 보며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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