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진보 대법관 2명에 "내 사건에 손떼" 비난..'블랙리스트'도 사실상 인정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탄핵 보복인사’와 ‘측근 사면정치’로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진보성향의 연방대법원 대법관 2명을 겨냥해 자신이나 현 행정부와 관련된 사건에서 손을 떼라고 비난했다. 또 “우리나라에 충성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 일하기를 원한다며 사실상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인정했다.
인도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뉴델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현 행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견해를 보여온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과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을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토마요르 대법관이 현 정부의 새로운 생활보호 대상자 정책이 저소득 이민자에 불이익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긴즈버그 대법관에 대해서도 2016년 대선 자신에 대해 ‘사기꾼’이라 부른 것을 언급하면서 “편파적으로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나와 관련된 사안에서 스스로 피해야 한다”고 했다.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임명됐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진보적 대법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소토마요르 대법관이 편향됐다고 비난하고, 긴즈버그 대법관이 2년 전 넘어져 갈비뼈가 부러졌다는 기사를 올려 건강 문제를 공격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현직 판사를 지목해 공격한 것은 정치를 사법영역에 개입시켰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진보 성향 판사들에 대한 요구는 대법원이 수개월 안에 대통령의 재무기록에 대한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분식회계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재무기록 확보를 추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측이 이를 막아달라고 소송을 제기해 현재 대법원에 올라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기자회견에서 존 매켄티 백악관 인사국장이 ‘트럼프에 반하는 인사’들을 숙청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큰 문제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매우 많은 숫자의 사람들은 아니다”라면서 “백악관은 나라를 위해 좋은 사람들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을 두고 ‘친(親) 트럼프 인사’와 ‘반(反) 트럼프 인사’ 즉, 화이트리스트와 블랙리스트가 있음을 시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 워싱턴포스트, CNN방송 등은 매켄디 인사국장이 부처별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메켄디 국장에게 충성심이 부족한 이들을 색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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