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 정우성 강동원 영화인 1300명, 영화산업 구조 개선 서명 동참

뉴스엔 입력 2020. 2. 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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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아름 기자]

과연 제2, 제3의 봉준호는 나올 것인가?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은 지난 2월 17일부터 2월 25일 정오까지 영화산업 구조 개선과 관련, 영화인들의 서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총 1,325명의 영화인으로부터 서명을 얻었다.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은 "이러한 영화인들의 바람을 각 당에 전달하여 당론 채택을 요청하고, 대표들과의 면담을 진행하는 등, 21대 국회에서 아래 세 가지 요구사항이 반드시 법제화될 수 있도록 서명에 참여한 영화인들과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다"고 2월26일 밝혔다.

먼저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은 대기업의 영화 배급업과 상영업 겸업 제한을 촉구했다.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은 CJ·롯데·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가 현재 한국 극장 입장료 매출의 97%를 차지하고 있으며 배급업을 겸하면서 한국영화 배급시장까지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심각한 문제는 극장과 결합된 배급사들이 부당하게 극장을 살찌우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극장은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부율을 조정하고, 무료초대권 남발해 영화의 매출을 갉아먹고, 상영관 내 상품광고수익을 독식하고, 자신이 부담해야 하는 광고홍보비를 배급사에 떠넘기는 등 그들의 불공정함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은 "1인치 자막의 장벽에 갇혀 있다고 비판받는 미국은 이미 1948년 배급·상영업 겸업을 금지(파라마운트 판례)했다. 당시 판례는 지금도 유효하여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겸업을 하지 않고 있다. 우리 헌법도 제119조 제2항(경제민주화)에서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 방지’를 규정하고 있다"며 배급업을 겸하는 극장체인은 일정 시장점유율 이상의 극장을 경영할 수 없도록 하는 겸업 제한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은 "‘겸업 제한’을 통해 ‘97% 독과점의 장벽’을 해체하면, 배급사는 배급사다워져 극장의 폭주를 바로잡을 수 있다. 그러면 극장도 극장다워져 개별극장을 찾는 관객의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은 특정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은 "극장들은 단기간에 관객이 몰리는 영화를 선호하기 마련이지만 대한민국의 스크린 독과점행태는 도를 지나쳤다. 지난해 한 인기 영화의 경우, 무려 81%의 상영점유율을 기록했다. 같은 날 상영작은 총 106편이었지만, 한 영화가 상영횟수의 81%를 독점한 것이다. 좋은 영화를 만들고도 스크린에 걸릴 기회조차 얻기 힘든 미래의 봉준호들은 씁쓸하고 허기진 반지하를 탈출할 길이 막막하기만 하다"고 꼬집은 뒤 프랑스를 예로 들었다. 프랑스에서는 영화영상법과 편성협약을 통해 8개 이상 스크린을 보유한 극장에서는 영화 한 편이 일일 상영횟수의 3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하고, 15~27개의 스크린을 보유한 대형 멀티플렉스에서는 한 영화에 일일 최다 4개 스크린만 배정할 수 있게 함으로써 다양한 영화가 다양한 기호의 관객들과 만나는 것을 보장하고 있다고.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은 "이러한 ‘스크린 상한제’를 통해 대형영화는 영화의 질에 비례하여 관객들의 선택을 받도록 하고, 소형영화에게는 기회의 평등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면 관객의 영화향유권은 더욱 확장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은 영화인의 모태인 독립·예술영화 및 전용관 지원을 제도화하자 했다.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은 "개봉된 독립·예술영화는 전체 개봉 편수의 9.5%에 달하지만, 관객점유율은 0.5%에 불과하다. 오늘과 같은 환경이었다면 2000년에 개봉했던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는 제작의 기회도 얻지 못했을 것이고, 따라서 지금의 봉준호는 없었을지도 모른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낸뒤 "이제 영화법 개정을 통해, 멀티플렉스에 독립·예술영화상영관을 지정해 해당 상영관에서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인정한 독립·예술영화를 연간 영화 상영일수의 60/100 이상 상영하도록 하고, 국가는 해당 상영관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해야 한다. 부귀와 영화(榮華)만을 추구하는 영화가 아니라, 사회의 아픔과 꿈을 담는 아름답고 의미 있는 실험 영화들이 활발히 만들어지고, 공유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다"고 밝혔다.

아울러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은 "이제는 영화산업구조개선 법제화을 통해 97% 독과점의 장벽을 넘어 모두에게 유익한 영화생태계를 창조하기 위해 우리가 함께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서명에는 강동원 기주봉 김규리 김민정 김상경 김수현 김의성 문소리 박성웅 변요한 설경구 송윤아 안성기 엄정화 정우성 정진영 이선균 등 배우들과 강우석, 김지운, 부지영, 이명세, 이장호, 이창동, 임권택, 장준환, 장항준, 정지영 등 감독들이 대거 참여했다.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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