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 선방하는 줄 알았는데 왜 무너졌나

조동찬 기자 2020. 2. 2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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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첫 감염자가 나온 뒤 그 이후 열흘 동안 나온 환자들은 모두 중국에 다녀왔었던 사람들입니다. 그러다가 싱가포르나 일본처럼 다른 나라를 갔던 사람들 가운데서도 환자가 나오기 시작한 게 바로 이번 달 1일인데, 중국 후베이성에 갔던 외국인을 막기 시작한 건 그로부터 며칠이 더 지난 이번 달 4일부터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처음으로 퇴원한 사람도 나오고 좀 환자가 뜸해지면서 이제 코로나19가 소강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전망과 함께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는 경고도 나왔었는데 당시에는 이런 발언들도 있었습니다. 함께 들어보시죠.

[문재인 대통령 (지난 13일, 경제계 간담회) :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입니다.]

[정은경/질병관리본부장 (지난 13일) : 아직은 소강 국면이 아니고, 그렇게 판단할 수 있는 시점이 아니다…]

이러다가 상황이 달라진 건 어디서 감염된 건지 알 수 없는 환자가 나오면서부터였습니다. 그리고 지난주부터 대구 신천지교회, 경북 청도 대남병원을 중심으로 환자 수가 확 늘어나면서 오늘(26일) 전체 환자 수가 1,200명을 넘어섰습니다. 전체 환자의 80% 정도가 이렇게 대구·경북 지역에서 나오고 있는데데 이걸 전국으로 퍼진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없는지를 두고도 의견이 여전히 엇갈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쭉 지난달 첫 환자가 나온 이후부터 상황을 살펴봤는데 그렇다면 지금까지 정부 방역 대책은 적절했을지,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지난 2월 초 미국, 호주, 싱가포르는 중국 전역을, 일본과 우리나라는 우한이 속한 후베이성 방문자만 입국을 금지 시켰습니다.

코로나19가 중국 전 지역의 문제냐 후베이성만의 문제냐에 대해 판단이 달랐던 겁니다.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보건당국, 국내 의학계도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하지만 불확실할 때는 과도한 대응이 순리라는 감염병의 법칙은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아직까지 환자가 100명 이내인 미국, 호주, 싱가포르와 명암은 분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환자가 닷새째 발생하지 않자 성급하게 나온 '소강상태' '머지않아 종식'이라는 표현은 의학적으로 무리한 기대였습니다.

교류가 많은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었고 바이러스의 잠복기를 고려하면 유행 초기 일시적으로 환자 발생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점에서 마스크 없이 다중 시설을 이용하거나 모임 참석을 권유했던 분위기는 이번 사태의 가장 뼈아픈 실책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감염병의 가장 큰 적은 낙관론입니다.

대구·경북지역만의 확산이라는 보건당국의 현재 판단도 보다 엄중한 상황 판단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조동찬 기자dongchar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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