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집 보러 가기 찜찜해요"..중개업소도 '썰렁'

코로나19 확산 급격히 늘자, 감염 우려로 현장 방문 줄어
장기화할 경우 이사철 영향 불가피..온라인서 대안 찾기도

자료사진.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정부의 부동산 단속이 강화된 데다,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혹시라도 바이러스에 노출될까 봐 중개업소 방문이나 집을 보러 가는 활동 등을 다들 꺼리는 분위기예요."(서울 강남구 A공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부동산 중개업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6일 지역 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중개업소를 찾는 방문객이 크게 줄었다.

강남권의 경우 정부의 부동산 규제 여파로 매수세가 끊긴 상황에서 전염병 우려까지 더해져 중개업소들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강화된 대출 규제를 피해 '풍선효과'를 누리던 강북권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현장을 찾는 수요자의 발길이 뜸해졌다.

중개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중개업소는 공간도 넓지 않은 데다,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하다 보니 전염병 리스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가뜩이나 정부 단속이 강화한 상황에서 전염병 공포까지 커지면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는 지난 21일부터 부동산 실거래 집중 조사와 각종 불법행위를 전담 수사하는 '부동산 시장이 불법행위 대응반'을 출범시키며 대대적인 단속을 예고했다.

특히 주택 매매·전세 거래의 경우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임장 활동'이 중요한데, 전염병 우려가 커지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에게 불편한 상황이 됐다.

송파구 B공인 관계자는 "집주인으로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될까 봐 집을 함부로 개방하기 어렵고, 매수자들도 집을 보러 가기 꺼리는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방문을 삼가 달라는 요청들도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에서는 25일 오후 기준으로 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 개강이 일제히 미뤄지면서 대학가 원룸·하숙 시장에도 일부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장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계약이 급한 전·월세, 청약 등의 경우 온라인 중개·분양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현장 사진이나 동영상을 이용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대우건설과 SK건설이 컨소시엄으로 경기 수원에 공급하는 '매교역 푸르지오SK뷰' 아파트는 현장 견본주택(모델하우스)가 감염에 취약하다는 판단에 온라인 모델하우스를 운영했다. GS건설이 과천 지식정보타운에 분양하는 '과천 제이드자이'는 유튜브를 통해 모델하우스 영상을 제공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부동산 현장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임시방편의 대안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봄 이사 철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이 활동에 제약을 받는 상황이 장기화하면 문제가 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jhk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