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인터뷰上] '꽃미남 축구 아이돌' 정승원 "생긴대로 안뛴다는말, 기분 좋죠"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20. 2. 26.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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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남해=이재호 기자] 축구 만화나 영화에서 흔히들 꽃미남 선수는 멋지게 폼을 잡으며 화려한 슈팅과 패스를 한다. 그래서 ‘잘생긴 선수는 적게 뛰고 멋진 것만 하려고 한다’는 편견이 자리잡힌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꽃미남 축구 아이돌’ 정승원은 다르다. 그의 외모를 보러 갔다가 그의 왕성환 활동량과 거친 모습에 반한다는 반응이 속출한다. ‘생긴 것과 다르게 공 찬다’는 말이 뒤따른다.

“생긴대로 안 뛴다는 말이 가장 좋죠”라고 말하는 정승원을 대구 FC의 경남 남해 전지훈련지에서 만났다. 대구FC의 도약은 물론 2020 도쿄 올림픽을 기다리는 정승원의 축구인생에 대해 알아봤다.

-기사는 정승원 인터뷰 上下 두편에 걸쳐 게재됩니다.

▶박지성 보고 축구 꿈 키운 아이, 유치원보다 축구가 좋았다

정승원은 유치원 시절 본 2002 한일월드컵이 아직도 선명하다고 한다. 특히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과의 승부에서 박지성이 이영표의 크로스를 가슴으로 받은 후 왼발 슈팅으로 골을 넣은 장면에서 ‘축구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아버지가 생활체육심판을 하셔서 집안 자체가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죠. 월드컵을 본 이후로 ‘유치원 가자’고 하면 아침에 안 일어났는데 ‘축구 하러 가자’고 하면 새벽부터 일어났죠. 초등학교 때도 공부보다 축구만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죠.”

넉넉지 않은 형편의 집에서 정승원은 중학교 진학부터 학자금 면제를 받으며 축구하길 원했다. 매탄고, 현대고 등 축구 명문 고등학교 진학 욕심도 있었지만 자신을 강력히 원한 안동고로 진학을 택했다.

“아직도 고등학교 1학년때를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져요. 겨울에 매일같이 뒷산에 웃통을 벗고 산을 올랐거든요. 너무 추운데 옷을 정말 벗기 싫었죠. 겨울바다에 입수하기도 하고…. 다 옳진 않지만 그런 훈련이 도움이 되는 시기가 있어요. 그때의 제가 그랬죠.”

활동량을 강조하는 안동고에서 지금의 체력과 활동량을 키웠다는 정승원은 “많이 뛰어야 다른 선수들보다 더 필요를 받는다고 생각해요”라며 자신의 강점인 활동량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프로축구연맹

▶부상도 아랑곳 않는 악바리 근성, 정승원의 숨겨진 면모

외모는 곱상하고 현재 K리그 최고의 아이돌로 불리지만 그런 외모와 다르게 정승원의 악바리 근성은 엄청나다. 함께 뛰는 동료들까지 혀를 내두를 정도.

“고교시절에 무릎 슬개골 부상을 당했어요. 그런데도 계속 뛰다가 도저히 못 참겠어서 병원에 갔더니 ‘조금만 늦었다면 정말 위험할 뻔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수술을 받고 빨리 재활을 해서 4개월만에 복귀했죠. 복귀한 그날, 감독님께 강력하게 말해서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투입됐어요. 그리고 킥오프를 하자마자 그대로 슈팅을 때려서 거짓말처럼 골을 넣었죠. 그때 경기 보시던 학부모님들이 다 놀라셨어요. 하하.”

정승원의 열정은 프로입단이 확정된 후에도 다름없었다. 대구FC 입단이 확정된 상황에서도 강한 승부욕을 갖고 나간 대회에서 상대의 강한 태클에 정강이가 튀어나오는 끔찍한 부상을 당했다. “그때 경기장에서 닥터 분께서 ‘다리를 보지 말라’고 하셨는데 다리를 보니 정강이가 5cm정도 튀어나왔더라고요. 끔찍했죠. 서러움이 북받쳤어요”라고 회상한 정승원은 그럼에도 경기에 나가기 위해 잠시 밖으로 나갔을 때 점프를 하고 조깅을 했다고.

“제가 프로에 입단했다고 열심히 안 뛴다는 인식을 주기 싫었어요. 그래서 더 이 악물고 뛰려고 했죠.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때 십자인대가 파열됐더라고요. 그것도 모르고 부상 이후에 한 달이나 더 훈련했었죠.”

인터넷에서 큰 화제를 모은 정승원 사진. 보그, 1boon

▶외모대로 공 안찬다는 말이 좋아… 잘생겼다는 말, 들을때마다 좋다

악바리 근성이 가득한 학창시절을 보낸 후 프로에 와 정승원은 ‘꽃미남 축구 아이돌’로 K리그 최고 인기를 구가 중이다. 그러나 직접 경기를 보면 그의 왕성한 활동량과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은 외모와는 딴판이다.

정승원은 “저도 ‘외모와는 다르게 공을 찬다’고 말해주시는게 기분 좋아요. 제가 열심히 뛴다는걸 알아주신다는거니까요”라며 웃었다.

잘생긴 외모에 늘 인기가 많았을 것 같은 정승원은 “학창시절 때는 완전히 빡빡이 머리였어요. 그래서 아예 인기가 없었죠”라고 말하며 “성인이 되고 머리를 기르다보니 조금씩 관심을 받더라고요”라며 수줍어했다.

그 인기는 엄청나다.

지난해 10월경 SNS 팔로워 숫자가 5만명을 넘은 정승원은 지난 1월 열린 AFC U-23 챔피언십을 통해 아시아의 아이돌로 거듭났다.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의 언론을 통해 소개되자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4개월여만에 SNS 팔로워 숫자는 28만명을 넘어섰다.

“요즘 외국인 분들의 메시지가 많아요. 그런데 무슨 말인지를 몰라요. 그리고 성적인 사진도 오는데 놀라서 바로 바로 지워요. 솔직히 너무 많은 메시지가 와서 다 볼 수가 없을 정도라 팬들에게 죄송해요.”

'잘생겼다'는 말은 언제 들어도 좋다는 정승원은 “일각에서는 너무 외모로 주목 받는게 부담스럽지 않냐고 하시는데 전 전혀 그렇지 않아요. 관심을 주시는 만큼 제가 더 축구를 열심히 하면 되죠. 좋은 일로 머리 아파할 성격은 아니예요. 좋아해주시면 저도 더 힘이나죠”라며 웃었다.

많은 선물을 받아봤겠지만 그 중에서 아직 받아보지 못한 선물이 있는지 물었다. 정승원은 조심스레 “이번에 U-23 챔피언십을 가니 선수들 대부분이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개인용 신가드(정강이 보호대)가 있더라고요. 룸메이트 이동경, 김대원, 조규성 등 많은 선수들이 있는데 정말 실용적이면서 부럽더라고요”라며 “골 넣고 신가드를 꺼내서 세리머니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죠. 선수로써 필요하면서도 의미있는 물건이니까요”라며 정말 부럽다는 얼굴로 다른 선수들의 신가드 모양을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K리그 최고 팬덤을 보유한 선수로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부탁하자 정승원은 “늘 느끼지만 팀이 발전해야 저도 발전할 수 있어요. 올시즌은 반드시 더 좋은 성적을 낼거고 지난해 대팍(대구 DGB대구은행파크)이 개장하면서 매번 매진을 만들어주는 팬들이 정말 감사해요. 항상 경기장에서 시간이 모자라 사인을 다 못해드리는데 올시즌은 더 많은 사인을 해드릴게요. 그러니 더 많이 대팍을 찾아주세요.”

ⓒ프로축구연맹

'[정승원 인터뷰下] 에서 계속'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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