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사단' 실체 데이터 분석..요직에다 승승장구 확인
지난 1월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와 관련해 ‘정상적인 정기인사’라는 주장과 ‘윤석열 사단에 대한 좌천성, 보복성 인사’라는 주장이 동시에 나왔다. 뉴스타파는 이른바 ‘윤석열 사단’의 실체가 뭔지,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의 인사 이동 경로는 어떠했는지 분석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017년 5월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수사를 담당한 사건의 수사팀 또는 같은 부서에 소속된 검사 명단을 토대로 ‘윤석열 사단’을 추렸다. 검찰연감, 검찰 인사이동 내역, 검사배치표, 한국법조인대관, 언론 기사 등을 참고했다. 그 결과 윤석열 검사가 서울중앙지검 검사장과 검찰총장에 임명된 이후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이 대거 서울중앙지검과 대검 핵심 요직에 배치된 사실이 확인됐다.
윤석열은 1994년 3월 2일 대구지방검찰청 검사로 임관했다. 이후 춘천지검 강릉지청, 수원지검 성남지청, 서울지방검찰청에서 근무했다. 2002년 1월 9일 퇴직 후 1년 간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변호사로 지내기도 했다. 2003년 광주지방검찰청 검사로 복귀한 후로는 줄곧 특별수사를 담당했다.
윤석열 검사는 이명박 정부시절인 2010년과 2011년에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2 과장을 차례로 맡았다. 당시 C&그룹 비자금 사건과 저축은행 비리 사건 등을 수사했다. 또 각종 특별수사팀과 특별검사팀에 파견된 바 있다. 2003년 대선자금 수사팀,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수사팀과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수사팀, 2007년 삼성 비자금 특별수사팀, 2008년 이명박 BBK 특검,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등이 대표적이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에 19명, 삼성비자금 특별수사팀에서는 9명, 이명박BBK 특검에서 9명, 국정원 선거개입 수사팀에서는 7명 등 모두 74명의 검사가 윤석열 총장과 함께 수사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퇴직한 검사들을 제외하면 현재 41명의 검사가 현직에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동훈 현 부산고등검찰청 차장검사는 윤석열 총장이 참여한 주요 사건 8건 중 2003년 SK그룹 분식회계 사건과 대선 비자금 사건, 2006년 현대자동차 그룹 비리 사건, 2006년 외환은행 매각 사건,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등 총 4건을 함께 수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대진 현 사법연수원 부원장도 8건의 사건 중 3건을 윤 총장과 함께 수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3년 SK그룹 분식회계 사건, 대선 비자금 사건
대검 중수부 - 윤석열, 박찬호, 한동훈
2006년 현대자동차 그룹 비리 사건
대검 중수부 - 윤석열, 윤대진, 한동훈, 이복현
2006년 외환은행 매각 사건 수사
대검 중수부 - 박영수, 채동욱, 최재경, 윤석열, 이동열, 이두봉, 조상준, 한동훈, 오광수, 이복현
2007년 삼성그룹 비자금 및 로비의혹 사건 수사
특별수사팀 - 박한철, 김수남, 이원석, 윤석열, 이경훈, 이주형, 윤대진, 이원곤, 박찬호, 조재빈
2008년 BBK 특검 수사
특검수사팀 - 박정식, 유상범, 차맹기, 최경규, 윤석열, 김헌범, 조재빈, 신봉수, 조현호, 신현성
2011년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 수사
대검 중수부 - 김홍일, 우병우, 윤석열, 윤대진, 노승권
2013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
서울중앙지검 - 윤석열, 진재선, 김성훈, 이복현, 단성한, 박형철, 이상현, 이춘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
특검수사팀 - 윤석열, 한동훈, 신자용, 양석조, 고형곤, 김창진, 이복현, 박주성, 배문기, 김영철, 문지석, 김태은, 조상원, 이방현, 이지형, 강백신, 김해경, 최순호, 최재순, 호승진
뉴스타파는 윤석열 총장과 함께 수사팀을 이뤘던 검사들의 인사 이동 경로를 한눈에 확인하기 위해 검찰 정원표를 시각화했다. 2019년 발간된 검찰연감에 따르면, 2018년 12월 31일 기준으로 검찰청 소속 검사는 총 2252명으로 검사들이 맡는 보직은 모두 203개다. 검찰총장을 중심축으로 대검 차장과 고검 검사장, 대검 부장, 고검 차장, 지검 검사장, 고검 부장, 지검 차장, 지청장 순으로 퍼져나가는 모양이다. 직책은 다르지만 직급이 같은 고검 검사, 지검 부장, 지청 차장은 같은 라인에 위치한다. 소속된 검사의 인원이 많을수록 상대적으로 큰 원을 그린다.
2017년 5월 19일 윤석열 검사가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에 임명된 후 첫번째로 있었던 2017년 8월 10일 검찰 정기 인사에서 ‘윤석열 사단’ 검사 41명 중 14명이 서울중앙지검의 핵심보직을 맡았다. 1차장은 윤대진, 2차장은 박찬호, 3 차장은 한동훈 검사가 맡았다. 특수1부장은 신자용, 특수3부장은 양석조, 4 부장은 김창진, 첨단범죄 수사1부장은 신봉수 검사가 맡았다. 특수2부 부부장은 이복현, 특수4부 부부장은 배문기, 공안2부장은 진재선, 공공형사수사부장은 김성훈 검사가 맡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윤석열 검사와 함께 일했던 검사들로 대부분 채워진 사실이 확인됐다.
2018년에도 서울중앙지검의 핵심 보직을 이른바 ‘윤석열 사단' 검사들이 맡았다. 1월 26일 4차장을 맡았던 이두봉 검사는 7월 13일 법무부 검찰국장이 된 윤대진 검사에 이어 1차장 자리를 이어 받았다. 같은 날 공안2부장에 김성훈, 특수1부장에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에 김태은, 공안2부 부부장에 이상현 검사가 배치됐다. 2019년 1월 30일 검찰 인사 때는 김영철 부산지검 부부장검사가 특수2부 부부장이 됐다.
윤석열 검사가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에서 검찰총장이 된 이후에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됐다. 2019년 7월 26일 검찰고위간부 인사이동 내역을 보면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이원석, 반부패강력부장 한동훈, 형사부장 조상준, 공안부장 박찬호, 과학수사부장 이두봉 등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이 핵심 자리에 올랐다. 이밖에 윤석열 총장과 함께 수사한 이력은 없지만 윤 총장과 연수원 동기인 강남일 검사가 대검 차장검사, 대학 1년 후배이며 사법고시를 함께 준비한 배성범 검사가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자리에 올랐다.
2019년 7월 31일 인사에선 법무부 검찰과장에 진재선, 법무부 형사기획과장에 김창진 검사 배치됐다. 대검찰청 공안1과장에는 김성훈, 선임 검찰연구관에는 양석조 검사가 배치됐다. 이들이 대검찰청 부장 자리로 이동하면서 공백이 생긴 서울중앙지검 요직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될 수 있는 또 다른 검사들로 채워졌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에 신자용, 2차장에 신봉수, 공안2부장에 김태은, 특수2부장에 고형곤, 특수3부장에 이복현, 특수2부 부부장에 이광석, 특수2부 부부장에 강백신, 특수3부 부부장에 김민아, 특수4부 부부장에 김해경 검사가 배치됐다.
이처럼 윤석열 검찰총장과 수사를 함께 하거나 같은 팀 또는 부서에 소속됐던 41명의 검사 가운데 24명이 윤석열 검사가 서울중앙지검 검사장과 검찰총장이 됐을 때 각각 승진하며 요직을 차지한 사실이 확인됐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가 ‘검찰보고서’를 통해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부실 수사가 이뤄졌거나 부적절하게 처리된 것으로 평가한 검찰 수사 155건 중 31건이 윤석열 총장과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이 진행한 사건으로 나타났다. BBK특검,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수사,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수사 등이 대표적이다.
뉴스타파 최윤원 soulabe@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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