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건 안 무서워" 보수단체 광화문 집회 강행.. 시민들은 '싸늘' [밀착취재]

조성민 2020. 2. 2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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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서울시의 집회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집회를 강행했다.

앞서 서울시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광화문광장, 서울광장,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여는 것을 당분간 금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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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우려에도 / 범투본, 22일 예정대로 집회 강행 / 마스크 쓴 채 수백 명 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서울시의 집회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집회를 강행했다. 시민들은 이미 서울 종로구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나온 상황에서 집회를 강행한 이들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22일 오후 빗방울이 떨어지는 궂은 날씨에도 마스크를 쓴 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모인 수백 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양손에 들고 찬 바닥에 앉아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는 대형 스크린 속 인물이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서울시는 트럭을 동원해 집회금지 방송을 내보냈지만, 이내 집회 스피커 소리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다.

이날 정오쯤 범투본 관계자가 “우리는 예정된 집회를 할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집회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과 인근 4개 차로 위에 자리를 잡았다. 집회 참가자 김모(55)씨는 “죽는 게 뭐가 무섭냐”며 “대통령을 끌어내리는게 더 중요하지 죽는 건 안 무섭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모(63)씨는 “우리라도 (집회 참가) 숫자를 채워줘야 한다”며 “코로나19가 심각한 건 알지만 그래도 안나올수야 있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의 여파 때문에 평소 주말집회보다는 참가자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대규모 지역사회 전파 우려에도 집회를 밀어붙인 이들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만난 김모(53)씨는 “저기서 한명이라도 확진자가 있으면 난리나는 건데, 저런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모(33)씨도 “종로쪽에서도 확진자 나왔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감염될까봐 겁나고 무섭다”며 “적어도 이번주만이라도 집회는 안해야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광화문광장, 서울광장,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여는 것을 당분간 금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법 제49조 제1항의 ‘감염병 예방을 위해 도심 내 집회를 제한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른 것으로, 이를 위반할 시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긴급브리핑에서 “특히 일부 단체는 여전히 집회를 강행할 계획이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시는 오늘 이후 대규모 집회 예정 단체에 집회금지를 통보하고, 서울경찰청에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일부 단체가 집회를 강행할 경우 주최자와 참가자를 사법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집시법에 따라 집회가 금지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경찰이 직접 해산 절차를 밟을 수는 없지만, 서울시가 집회를 강행한 단체를 감염병 예방 및 관리법 위반으로 고발할 경우 이후 사법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집회 현장에서 행정지도를 하는 공무원과 집회 참가자들의 충돌 등을 막기 위해 45개 중대 2200여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글·사진=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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