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제3 여인' 김용호가 근거로 제시한 '가르마·까르띠에·뉴저지' 살펴보니 영∼
SK 측 "제3의 여성 아닌 동거녀. 법적 대응 통해 사실 바로잡고 책임 끝까지 물을 것" 반격/ "사생활 관련 '아니면 말고'식 무책임하고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 묵과할 수준 넘어"
신문사 연예부장 출신 유튜버 김용호씨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제3의 여인‘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제시한 키워드는 사진 속 가르마 방향과 프랑스 명품 까르띠에 시계, 미국 뉴저지였다.
최 회장은 동거녀 김희영 티앤씨 재단 이사장이 뉴저지에 있는 동안 다른 여인과 식사를 했으며, 사진에 찍힌 이 여성의 가르마는 김 이사장과 달랐다는 얘기다. 또 사진 속 이 여성은 까르디에 손목시계를 찬 것으로 보이는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 시계를 착용한 사진이 올라온 A씨가 최 회장과 식사를 함께한 게 맞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영상을 올린 김씨에게 최 회장 측은 허위 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사진 속 여성은 김 이사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용호의 연예부장’에 ‘회장님의 그녀는 누구일까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김씨는 영상에서 최 회장과 A씨가 지난 7일 서울 한남동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하는 장면을 찍은 파파라치컷(사진)을 제보자로부터 받았다고 소개한 뒤 공개했다.
방이 아닌 홀에서 식사했는데, 이를 의식한 듯 최 회장과 A씨의 테이블에서는 나중에 최 회장의 수행 비서로 보이는 남성이 등장해 세 사람이 함께했다는 게 제보를 근거로 한 김씨의 전언이다. ‘안전 장치’로 동석을 연출해 ‘알리바이를 만든 것’이라고 봤다.
김씨는 이어 최 회장과 김 이사장이 함께 식사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제시하면서 제보 받은 파파라치컷과 비교했다.
김씨는 “A씨와 김 이사장은 가르마가 반대 방향으로 측면 얼굴이 보이는 정도가 다르다”며 ”A씨는 사진에서 최 회장과 더불어 긴장한 분위기로 보이는데, 김 이사장은 사진에선 당당한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A씨는 사진에서 (최 회장) 옆에 앉았으나, 김 이사장과는 마주 보며 앉았다”며 ”김 이사장은 사진이 찍힌 당시 미국 뉴저지에 체류 중이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이 사진의 제보자의 말을 인용, “김 이사장은 분명 아녔고, A씨가 분명했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들 주장 역시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먼저 가르마의 방향은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 관련해 1심 재판부는 성 접대를 받았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 증거로 제시된 사진 속 가르마 방향이 김 전 차관의 그것과 다르다는 피고 측 주장에 여러 차례 옮겨 저장되는 과정에서 좌우 반전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었다.
김씨는 당시 방송에서 A씨의 정체를 알고 있다며 파라라치컷 속 여성의 손목시계에 집중했다.
이는 까르띠에 시계로 보이는데, 공교롭게도 A씨의 SNS에도 이를 착용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다만 사진 속 시계가 까르띠에 제품이 아닐 수도 있단 가능성도 열어놨다.
김씨 본인도 까르띠에 시계라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재력이 있다면 누구든 구매할 수 있는 이 손목시계를 근거로 파파라치컷 속 여성이 A씨라고 주장하는 것은 신빙성이 매우 떨어져 보인다.
미 시민권자인 김 이사장은 과거 뉴저지에서 오래 거주했고 교민들 사이에서 꽤 유명했다는 사실은 앞서 알려진 바 있다.
김 이사장이 파파라치컷 촬영 당시 뉴저지에 체류하고 있었다는 김씨의 주장은 최 회장 측에서 당시 김 이사장과 식사했다고 반박함에 따라 설득력을 잃어버렸다.
한편 김씨는 A씨와 최 회장 간 연결고리로 서울 청담동 고급 중식당 사장을 지목하면서 이 사장이 두 사람을 소개해 줬으며, 이들과 매우 가까운 이에게 관련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건너 건너 식으로 전해들었다는 얘기인데, 역시 주장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대목으로 보인다.
김씨는 더불어 A씨의 평소 행실을 문제 삼아 ‘나쁜 여자’라고 지칭했다. 또한 지금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방송 전 SK 측 관계자와 연락했다고 했다.
김씨는 “SK 측은 A씨에 대해 ’제보자가 지목한 그 여자는 절대 아니다’라고 하니까 믿어주겠다”며 ”김 이사장이 맞다고 밝혀주면 영상을 삭제하겠다”고 제안까지 했다.
더불어 ”향후 대응을 보겠다”고도 했다.
근거가 빈약해 보이는 김씨의 의혹 제기는 최 회장 측의 강경 대응을 불렀다.
최 회장 측은 지난 18일 김씨에 대한 법정 대응을 예고한 입장문을 내고 “당일 최 회장이 식사를 함께한 사람은 김 이사장”이라며 “타인의 사생활과 관련하여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하고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가 묵과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또 ”심각한 사생활 침해와 허위사실 유포가 반복되고 있으며, 불순한 목적마저 의심된다”며 ”가능한 법적 대응을 다 하여, 사실을 바로 잡고 그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강경한 방침을 밝혔다.
김씨는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통해 “재계 서열 2위까지 넘보는 대기업의 총수가 개인 유튜버 방송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큰 관심을 보여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이와 함께 “방송을 다시 한 번 봐 달라”며 ”무엇이 허위고 명예훼손인가”라고 반문했다.
계속해서 “전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았다”며 ”혹시 사진 속 인물이 김 이사장이 맞다면 그 증거만 보여주면 된다”고 요구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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