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구조조정' 롯데마트 점포별 분위기 '극과 극'

이민주 입력 2020. 2. 20.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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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의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점포별 매출 차이에 따른 내부 분위기가 크게 엇갈리는 분위기다. /더팩트 DB

"하루하루 불안합니다" vs "우리 점포는 장사가 잘 돼서요"

[더팩트|이민주 기자] 롯데쇼핑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하면서 전국에 100여 개 매장을 둔 롯데마트 역시 점포 정리 및 인력 조정 '칼바람'을 피할 수 없게됐다.

아직 조정 대상 점포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매출 성과 차이에 따라 점포별 내부 분위기는 극과 극이다. 매출이 잘 나는 점포 내부는 평온하게 업무를 이어가는 반면 부진 점포는 자칫 폐점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 속에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경기 소재 롯데마트 점포 10여 곳을 방문해 구조조정 발표와 관련, 점포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롯데쇼핑은 지난 13일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롯데쇼핑이 보유한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롭스 매장 700여 개 중 200여 개(30%)를 폐점할 예정이다.

유통업계에서는 롯데마트의 폐점 예상 규모를 50개 이상으로 보고 있다. 롯데마트는 현재 전국에 124개가 있다. 롯데마트(할인점)는 지난해 24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 4분기 영업손실은 227억 원 수준이다.

◆ "모였다 하면 불안감 호소"…심리 악용하는 관리자도

경기도 소재 한 롯데마트 매장. 평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직원들은 각자 자리에서 물건을 정리하고 계산을 하는 등 분주했지만, '구조조정'이라는 단어에 일을 잠시 내려놓고 불만을 토로했다.

18일 롯데마트에서 만난 한 직원은 "내부 직원들끼리 모여 구조조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말했다. 사진은 위 기사 내용과 무관함. /이민주 기자

18일 해당 매장에서 만난 한 캐셔(계산대 직원)는 "직원들끼리 눈만 마주쳐도 그(구조조정) 이야기를 한다. 모였다 하면 '배신감이 든다'는 등의 이야기를 나눈다"며 "해마다 점포 한두 개가 폐점하기는 했으나 이번에는 삼 분의 일을 줄인다 하니 걱정이 크다. '작년에는 어디가 폐점했다더라', '이번에는 여기가 아니겠냐'는 등의 이야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어린 자녀가 있는 직원들은 '우리 막내 학원 보내야 하는데 어쩌냐'는 이야기도 하더라"며 "일부 직원 중에는 웃음으로 승화하는 이들도 있다. '우리 짤리는거야'?, '문 닫으면 뭐할래'라는 식으로 묻는 이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직원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하는 관리자가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관리자 대신 오히려 고객들이 직원들을 위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매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관리자들이 직원들의 불안감 부추기는 분위기를 만들기도 한다. 한 파트장은 '우리 축산(가칭)파트 매출 안 나오면 우리 점포 닫는 거 아시죠'라는 식으로 말을 한다"며 "관리자가 직원들을 안심시키고 걱정해줘야 하는데 우습게도 손님들이 해준다. 고객들이 와서 '(롯데마트) 문 닫는다던데 여기도 닫냐'라는 식으로 물어보신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스스로 사직·퇴직하겠다는 직원은 없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일단 닫더라도 버틸 수 있을 만큼 버틴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 "우리 매장은 잘 돼서요"…내부 동요 없다는 직원도

일부 점포에서는 "내부적으로 큰 동요가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다수 매장에서 구조조정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지만, 매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일부 점포 직원들은 "우리는 괜찮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매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일부 점포 직원들은 " 내부적으로 큰 동요가 없다"며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은 위 기사 내용과 무관함. /이민주 기자

19일 서울 소재 롯데마트 내부에서 만난 상담 직원은 "롯데쇼핑이 구조조정을 진행한다는 사실은 가장 먼저 뉴스를 통해 접했고 이후에 내부 메일로 마트 측으로부터도 안내를 받았다"며 "개인적으로도 큰 우려는 없고 발표 직후 내부에서도 큰 동요는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점포 문구 코너에서 만난 한 여성 직원도 "구조조정 이야기는 들었다. 불안해하는 직원은 없다. 각자 자기 일을 하고 있다"며 "우리 점포는 좀 잘 되는 편이어서"라며 말을 줄였다.

일부는 마트가 아닌 다른 브랜드를 없애는 식의 구조조정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의류 코너 앞 매대에서 만난 직원은 "우리는 아닐 거다. 아무래도 서울보다는 지방이 (폐점) 위험하지 않겠냐"며 "그리고 마트보다는 슈퍼나 마트 내부에 있는(숍인숍) 하이마트를 없애고 다른 브랜드를 넣을 가능성도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실제 하이마트의 경우 전체 467개 매장 가운데 110개가 롯데마트 내에 입점해 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11개 점포 감축 계획이 있다"며 "이와 별개로 롯데쇼핑이 발표한 구조조정안이 실행되면 그(마트) 안에 들어가 있는 하이마트 매장도 운영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 측은 구체적인 매장 및 인력 감축에 대한 부분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는 견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오프라인 매장 30%를 줄인다는 게 큰 그림인 거고 그 안에서 백화점, 마트 등 점포를 얼마나 어떻게 줄일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구조조정 관련)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방향은 '재배치'다. 다만 직원 본인의 의사에 따른 희망퇴직 등 여러가지 발생가능한 상황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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