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익 산케이 신문 "아베, 한국 대응 방식 배워야" ['코로나19' 확산]

도쿄 | 김진우 특파원 2020. 2. 18.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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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극우 논설위원 이례적 칼럼
ㆍ문 정부 ‘총선 절박’ 언급도

일본 산케이신문이 18일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소개하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가 이를 배워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칼럼을 실었다. 친(親)아베·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으로선 이례적이다. 필자인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 서울 주재 객원논설위원은 30년 넘게 한국을 취재해오면서 위안부와 독도 등 한·일 문제에 대해 거침없는 극우 발언을 해왔다.

구로다 위원은 ‘모든 재난은 인재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은 지금까지 코로나19를 막는 데 성공하고 있다”면서 “2015년 다수의 사망자를 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서 얻은 교훈도 있어 한국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초기부터 대대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언론 매체들이 매일 보도의 절반 이상을 코로나19 경계에 할애하고, TV는 매 시간 예방책을 방송하며, 전동차나 버스에선 ‘예방행동수칙’을 안내한다고 소개했다. 거리의 현수막이나 아파트 엘리베이터 등 가는 곳마다 예방행동수칙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정부 당국자들이 모두 노란색 방재 점퍼를 입고 등장하는 것에 대해 “비상시 분위기”라면서 “북한 재침략에 대한 경계가 높아진 결과 거국적 분위기가 자주 있었는데 오랜만에 느꼈다”고 했다. “방역은 군사작전처럼 전력을 대량 투입하는 속전속결로 해야 한다. 일본은 병력을 조금씩 동원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실패하고 있다”는 한국군 출신 인사의 말도 소개했다. 구로다 위원은 한국이 집중도가 높은 사회라 사람들의 관심도가 순식간에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 점도 들었다.

문재인 정부의 절박함을 들기도 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안정시켜 지지를 얻는 것이 절대과제라는 것이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몰락에는 세월호 참사의 영향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대형재난은 정치적 책임에 연결된다고 했다. “한국인들은 ‘모든 재난이 인재’이고, 인재의 가장 큰 원인은 정치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에선 전통적으로 극심한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임금(지도자)의 덕’을 문제 삼는 일이 자주 있었다”고 했다.

구로다 위원은 “이것은 남의 일이 아니다. 일본 민주당 정권의 몰락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福島) 원전 폭발 사고가 계기가 됐다”면서 “아베 정부가 문재인 정부로부터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도쿄 | 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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