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대응 부실, 배상해야"..'마지막 메르스 환자' 유족 승소
[앵커]
국내 메르스 마지막 환자로 알려진 여든번째 환자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했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국가의 감염병 대응이 부실했다며 유족 측에 2천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했지만 병원들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최유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내 마지막 메르스 환자였던 30대 남성, 김 모 씨.
평소 지병으로 '악성 림프종'을 앓던 김 씨는 지난 2015년 5월 치료차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가 이른바 '슈퍼 전파자'로 불린 14번째 환자로부터 감염됐습니다.
14번째 환자와 사흘간 같은 응급실에 있었던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이후 반년 만에 김 씨는 숨졌는데 사망원인은 메르스 감염과 지병인 악성 림프종이었습니다.
김 씨의 아내는 남편의 죽음에 국가와 병원의 책임이 있다며 3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4년간의 재판 끝에 1심 법원은 국가의 과실을 인정하고, 유족 측에 2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중동 지역을 방문했던 메르스 첫 환자에 대한 진단검사가 거절·지연됐고, 접촉자 조사마저 부실하게 이뤄져, 그로부터 14번째 환자를 거쳐 김 씨 감염으로까지 이어졌다고 판단한 겁니다.
재판부는 당시 국가 대응이 "합리적인 재량 범위를 일탈한 것으로 현저하게 불합리했다"고 꼬집었습니다.
다만 병원들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유족 측은 국가 책임이 일부만 인정된 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배○○/숨진 메르스 환자 아내 : "어쩌면 2015년에 받았어야 했던 사과를 2020년이 되어도, 이런 결과로 제가 받을 수밖에 없는 이 사회에서 또 절망적인…."]
앞서 지난 7일 또 다른 메르스 환자 유족들이 낸 소송에선 유족들이 패소했습니다.
제때 진단이 이뤄졌더라도 메르스 감염을 막을 수 있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재판부마다 결론이 엇갈리면서, 감염병 사망 시 국가 책임 범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최유경 기자 (6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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