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적 재판개입 판사 '무죄' 파장..판사 양심만 믿어야 하나
[앵커]
어제(14일) 이른바 '사법농단' 일부 사건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나왔죠.
법원의 이런 판결에, 헌법을 어겼는데도 처벌 못하느냐, 이런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판사가 다른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해도 형사처벌할 수 없다는 얘긴데, 시민들은 판사의 양심만 믿어야 하는 걸까요.
이번 판결의 파장, 김채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법원행정처 측의 요청을 받고 일선 재판에 관여한 임성근 판사.
1심 재판부는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면서도, 직권남용죄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최고법인 헌법을 위반한 사람이 도리어 면죄부를 받게 된 꼴입니다.
위헌을 얘기하면서도 무죄로 끝난 판결문에, 검찰은 거듭 반박 입장을 냈습니다.
이 논리대로라면 법원 고위층이 재판에 관여해 소송당사자인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더라도 전혀 처벌할 수 없는 "기이하고도 위험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법조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랐습니다.
'사법농단'을 처음 알린 이탄희 전 판사는, "지위는 이용했지만 권한은 이용하지 않았다"는 판결 논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한 현직 판사도 앞으로 대법원장이나 법원장이 인사권이나 권위를 무기로 재판 개입 지시를 내려도 처벌할 방법이 없다, 사법농단 관여 판사들이 무죄 판결에 아무 반성을 안 하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형사처벌이 어렵다면 대한변호사협회 차원에서 재판 거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법관 탄핵 필요성도 다시 제기되고 있습니다.
[임지봉/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법원이 재판 개입 행위가 위헌이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 만큼, 이제 국회는 법원의 재판을 기다려보자는 식으로 탄핵 소추를 미룰 그럴 명분이 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밝혀내기도, 책임을 묻기도 어려운 판사의 '재판 개입'.
시민들은 판사의 양심만 믿은 채, 오염된 재판을 받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노출돼 있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김채린 기자 (di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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